경전/나의 수행일지

2017년 9월 30일 산행

敎當 2017. 10. 4. 14:17

벌써 9월의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이번에 인터넷을 통해서 알게된 채선생님의 권유로 속리산 위빠사나 수련원에 

열흘 예정으로 가려했으나 제반여건이 맞지않아서 포기를 하고 말았습니다. 

요즘 한창 잘 되고 있는 기수련을 위해 주변사람으로부터 단절되어 아무런 방해도 받지않고

오롯이 수련에만 전념 할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하고 있었는데 마땅한 곳이 템플스테이 뿐이라...... 

하지만 여기도 하루 머무는데 보통 4~5만원이어서 경비도 많이 들어가지만

체험일정이 있어서 그냥 수련에 전념하겠다는 내 생각과 동떨어진 느낌이 들어 고민하고 있었다.

하루 12시간 위빠사나 수련을 한다는 속리산수련원은 수련시간은 별 문제가 없었지만

일정표에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조건이 걸려 결국 번잡한 연휴를 피해서

혼자 지방산행을 통한 수련을 하기로 하고 오늘은 집근처 남한산성 산행을 하기로 했다. 


이날은 마침 세계불꽃축제가 여의도에서 오후 7시쯤 열리는 관계로

남한산성에서 구경하고자 시간을 맞추다 보니 오후 2시쯤 집을 나서게되었다.

보통 집에서 출발해서 수어장대를 올라 마천동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면 정상까지는 4시간쯤 걸린다. 

그래서 조금 여유있게 2시쯤 출발을 했다.

밤에 쌀쌀한 날씨를 대비해서 바람막이 옷도 하나 준비를 해 두었다.

가을길을 걷다보니 여기저기에 많은 꽃이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ㅎㅎㅎ

순백의 말아쥔듯한 꽃망을이 금방이라도 터질듯 합니다.


같은 종류의 꽃인것 같은데 위 사진과 그 위의 사진의 꽃의 색이 다르다.

저 순백의 꽃이 색이 변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각각 다른 멋을 풍기고 있다.


코스모스 꽃말이 <소녀의 순정>이라고 합니다. 

여리여리하면서 하늘거리며 피어있는 코스모스는 소녀의 순정을 나타내는 마음처럼

보는이의 마음도 순수하게 합니다.


마치 흰나비가 무리지어 꽃을 이루고 있는듯 합니다...^^


작은 꽃이지만 이처럼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올망졸망하지만 있을건 다 있더라고요.

금방이라도 녹아 내릴듯한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러운 느낌이 폴~폴~ 납니다.

예전에는 흔하게 볼 수 있었던 나팔꽃이지만 지금은 자주 볼 수 없는 꽃입니다.

나팔꽃 가운데에서 밝은빛이 쏟아져 나오는듯 합니다.

무리지어 피어있는 소국이 가을임을 알리는데 방점을 찍습니다.

가을냄새가 솔~ 솔 나는듯 합니다...ㅎㅎㅎ

수어장대 옆 암문으로 나가 거여동까지 내려갔다가 서문으로 올라오니 아직도 해는 남아 있었습니다.

얼마만에 보는 저녁노을인지.....황금빛으로 물든 석양을 보니 황홀하기까지 합니다.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노을을 모아 모아서 마음에 담아봅니다.

날씨가 선선해서인지 거여동에서 서문을 거쳐 수어장대로 와보니 아직도 시간은 5시 40분입니다.

세계 불꽃놀이 소식에 남한산성에서 보려고 연인끼리 가족끼리 많은 사람이 왔습니다.

옆에 계신분은 불꽃놀이 사진을 찍으려고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망원랜즈가 달린 사진기를 설치했는데 랜즈길이만 해도 한 30cm는 넘어보입니다.

한참을 기다리다 보니 어둠이 깔리고 서울시내 전경이 야경으로 꾸며집니다.

저기 사진가운데 우뚝 솟아있는 건물이 제2롯데월드입니다.

그 좌측이 여의도니까 아마 여기에서 불꽃이 밤하늘을 수 놓을 예정입니다....^^


나도 나름 망원경까지 준비를 해 갔는데 오래전에 산 것이라 크기에 비해 성능이....ㅠㅠㅠ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죠...ㅎㅎㅎ

너무 멀어서 불꽃이 아기주먹만하게 보입니다. 

망원경으로 봐도 별로 신통치가 않아서 그만 중간에 하산을 했습니다.

그냥오신 분들은 이미 실망을 하고 하산을 했고요...ㅎㅎㅎ

세계불꽃축제를 계기로 아주 오랜만에 야간 산행을 하게되었습니다.

7~8년 전에 야간산행을 하다가 귀신에게 혼난적(?)이 있었는데 그동안 많이 바뀌었네요.


그때는 가로등도 없었고 인적도 드물었지만 무섭지는 않았는데 내 의지와 상관없이

일정구간(약 100m 정도)에서만 아주 격렬한 반응이 있었거든요. 

그걸 이기려고 밤마다 6일을 산행을 했는데 딱 그 구간에서만 반응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점점 반응의 강도는 약해지면서 마지막날 그곳이라고 의심이 드는 곳에 술 한병 뿌리고 경을 읽어주었습니다.

그래도 경전을 매일 100일 동안 읽으면서 그 기운 빼느라고 고생은 꽤 했습니다...ㅎㅎㅎ

지금은 가로등이 환하게 밝혀놓아서 날듯이 하산을 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구간에서 아무런 반응도 없었습니다.

아! 지금 생각을 해 보니 귀신소동 이후에 야간산행을 한적이 있었는데 겨울에 성을 한바퀴 돌았습니다.

그때도 별 문제는 없었지만 불빛에 새들이 잠자다 놀라서 그 이후 야간산행은 안 했던 것이죠.

오늘 추석입니다.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 드시면서 풍성한 정 나누고 계신지요.

추석연휴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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