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나의 수행일지

이사후 달라진 것들

敎當 2017. 5. 29. 15:24

이사를 한다고 산행을 한 주 건너 뛰었었다.

막상 이사는 끝났지만 정리를 하다 보니 할 일이 구겨 넣은 옷처럼 자꾸 나온다...ㅎㅎㅎ

그래도 이번 주에는 부랴부랴 못 다한 정리를 대충 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시간은 12시가 다 되어 있었다.

 

한 주를 건너 뛰어서인지 땀이 엄청 나온다.

사실 건너 뛰어서라기보다는 요즘 막힌 기운이 엄청 소통이 되면서 나오는 땀이다.

예전에는 땀이 흐르면 차가운지 몰랐는데 지금 흐르는 땀은 차갑다는 느낌이 많이 난다.

마치 얼음을 담은 컵을 놔두면 컵 주변으로 차가운 물방울이 생겨 흐르는 것처럼

땀을 흘리면서도 차가운 물이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이제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다.

수련이 잘 되면서 느끼는 현상중의 하나다.

겨울에 산행 후 샤워를 하면 뜨거운 물이 몸을 타고 흘러내리면서 차가운 기운도 같이 흘러내린다.

역시 같은 이유라고 생각을 한다.

 

산행을 하기에는 날씨도 너무 화창하고 미세먼지도 상대적으로 좋은 상황이었다.

연신 땀을 흘리며 올라가다 보니 개복숭아 나무에 복숭아가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

이른 봄부터 피었던 꽃은 지고 이제 막 뜨거워지는 햇살 아래 열매가 익어가고 있는 중이다.

코끝을 찌르던 아카시아 꽃향기는 떨어진 꽃과 함께 사라지고 길 위에는

아카시아 꽃 흔적만 바람에 이리저리 쓸리며 가는 봄을 아쉬워하고 있었다.

 

이사 말미에 몸에 급격한 변화가 오면서 최고 화두는 <피곤>이었다.

그러던 것이 이사를 하고 나서는 <>였다.

시도 때도 없이 근육이 뭉치면서 오그라들어 쥐가 났다.

이사한날 하도 쥐가 자주 나고 아플 정도로 심해서 이사를 잘 못 온 것은 아닌지 걱정도 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명현현상(瞑眩現象) 때문이었다.

몸에 문제가 있으면 활동하는데 힘들어야 하는데 몸은 오히려 날아 갈 듯이 가볍다.

아주 차가운 기운 덩어리(?)가 흘러 다니다가 내 기운에 녹아내리고 흘러내리면

그곳은 아무 저항(?)도 없고 무게감도 없는 상태가 된다.

몸이 새털처럼 가볍다는 표현은 바로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인 듯 싶다.

하지만 몸 전체가 아니라 부분 부분 소통이 된 곳만 그러니 문제인 것이다.

조만간 몸 전체에 막힌 기운을 뚫어 새털처럼 가벼운 몸이 될지 모른다....사실 그날만 기다린다...^^

이런 기운은 몸무게와는 하등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산에 오르다 보면 가뭄의 심각함을 느낄 수 있다.

성남에서 올라가는 길은 포장이 되어 있어서 그다지 심각함은 못 느꼈지만

서울 마천동에서 올라가는 길은 등산객의 등산화에 흙이 고운 분말처럼 갈려

먼지처럼 쌓인 흙이 족히 1는 되기 때문에 작은 바람에도 흙먼지가 날리면서

황사가 이래서 발생을 하는 것이구나!”라고 깨우쳐 줍니다...^^

요 근래에 가장 많은 땀을 흘린 듯 합니다.

집에서 출발을 해서 남문유원지 입구-남문-수어장대-남한강약수터-유일천약수-마천동-성불사-하남 푯말삼거리

여기까지 거의 정확하게 약 2시간 50분에서 3시간 정도 걸립니다.

바람도 시원하고 해서 싸온 방울토마토를 먹으며 가부좌를 하고 앉았습니다.

30분간 그렇게 있었는데 주변에 마치 사람이 일부러 내는 듯 한 특이한 새 울음소리도 들렸습니다...ㅎ

 

산행을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이 호흡법이다.

코로 숨을 들여 마시고 코로 숨을 뱉는 그런 호흡법!

처음에는 몹시 힘들었는데 지금은 숙달이 되어 일상이 되었고 벌써 이 호흡을 시작한지도 12년 째 접어들고 있다.

빨리 가고, 멀리 가고, 높이 가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서 천천히 호흡에 방점을 찍고 걷는다.

하지만 이미 숙달이 되어서인지 빨리 걷고 멀리 가고 높이 올랐다가 하산을 한다.

한번 나서면 남한산성을 두 번 오르내리며 산행을 하니 장족의 발전을 한 셈이다.

어찌 보면 빨리 걷는다기 보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걷는다.

그러다 보니 처음에는 나를 추월했던 사람도 가다 보면 결국은 내가 추월하게 된다.

코롤 숨을 쉬면서 얼굴로 열이 몰려 상기되던 것도 거의 사라졌다.

 

예전에는 술 몇 잔만 마시면 얼굴로 열이 확~ 올라오면서

그 열기에 정신이 아득해져 금방 취해서 쓰러져 자기 일쑤였는데

지금은 얼굴은 빨개질망정 열은 그다지 오르지 않는다.

막힌 기운이 소통되면서 더 이상 얼굴에 열기가 정체되지는 않는 듯 하다.

일정한 속도로 걷다보니 내가 빠르다는 것을 같이 산행을 한 사람이 아니면 잘 모른다.

천천히 걷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마에는 아침 이슬을 머금은 풀잎처럼 땀이 송알송알 맺혀 있다.

이마에 맺힌 많은 땀으로 인해서 남들은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

사실 지금은 그래도 괜찮은 편이지만 한 겨울에 남들은 꽁꽁 싸매어도 땀이 안 나는데

상대적으로 가벼운 복장을 하고도 땀을 뻘뻘 흘리는 모습을 보면 남들이 쳐다보기 일수다.

한번 산행을 시작하면 몇 시간을 쉬지 않고 걷는데 보통 3시간에 1번을 쉬던지

어떤 때는 5~6시간을 걸아도 그냥 쉬지 않고 산행을 할 때도 있다.

과거 불과 30분 거리를 2번이나 쉬고 올라갔다고는 도저히 믿지 못할 체력으로 변해 있었다...ㅎㅎㅎ

 

5시간 정도의 산행을 하고 집에 와 샤워를 한 후 자리에 앉았다.

산행을 하면서 소통시킨 기운을 정리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기운을 돌리는 도중에 오른쪽 허벅지 뒤쪽(엉덩이 아래쪽)으로부터 느낌상

지름 한 3정도 되는 구슬(?)이 물에 흘러 떠내려오듯이 내려왔다.

이 구슬은 종아리가 끝나는 지점에 멈추었고 이내 극심한 통증과 함께 마비가 왔다.

기운으로 녹이거나 밀어 보려고 했는데 어찌나 통증이 심하던지 이내 자세를 풀었다.

환부에 손을 대 기운을 보냈지만 아무 소용도 없었고 어찌나 극렬한 통증이었는지.....ㅠ

이러다 잘 못 되는건 아닌지 덜컥 겁이 나기도 했지만 얼마간의 시간이 흐르자 통증은 멈췄다.

그만 둘까도 생각했지만 이내 이번에는 발을 바꿔서 반가부좌를 하고 앉았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왼쪽 발에 똑같이 구슬(?)이 내려오더니 같은 위치에서 멈췄고

역시 극심한 통증과 더불어 마비가 왔고 자세를 풀고 한참을 고통에 시달린 후에야 풀렸다.

말이 풀렸다고 표현을 했지반 여전히 그 자리는 통증이 있었는데 처음보다 조금 좋아졌을 뿐이다

 

이런 상태로 더 이상 계속 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을 했다.

종아리 쪽은 걸을 때 마다 통증이 왔는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걸을만 하다는 것이다.

쥐가 나더니 이번에는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 마비라.....!

이럴 때면 절실하게 느끼는 것이 스승이 있었으면 하는 점이다.

이런 과정이 정상적인 것인지 아니면 특별한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이 수련을 하면서 오는 과정이 다 같을 수는 없다.

특히 기운이 막혀 죽을 뻔한 지경에 이르렀다가 그 낙숫물처럼 똑똑 떨어지던 기운을 가지고

지금 이만큼 콸콸콸(?) 세차게 흐르는 기운으로 변모하게 한 것만 해도 나름 자부심을 가진다.

이날은 무리하지 않고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하면서 수행을 했다.

자칫 무리를 하다가 잘 못 된다면 안 한 것보다도 못한 결과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백회혈로 기운을 올렸다가 3년 고생한 경험이 있던 나는 조심 또 조심이 최우선이다.

미칠 것 같던 기운을 떨쳐 버리고 여기가지 온 것만 하더라도 불행중 다행이었다.

그때 스님은 기운을 잘 못 돌리고 있다는 말만 했을뿐 어떻게 잘 못 되었고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조차 알려주지 않았었다.

원래 오기도 좀 있었던 나는 더 이상 묻지 않고 스스로 그 원인을 찾았는데

그 후 원상태로 돌아오기까지 3년이나 걸리면서 무리한 것은 안 하는 것이 원칙이 되었다.

또 남이 쓴 책을 보지 않기로 하고 남에게 수련 방법을 묻지 않기로 작정을 했다.

그런 것들은 모두 그 사람에게 맞는 수련이라는 것이 내 지론이다.

또 나는 죽을뻔 했을 정도로 몸의 기운이 막혀 있었기 때문에 그들과 느끼는 것도 다를 것이다.

나와 같은 상황에서 수련을 한 사람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기에 조언이 필요가 없을지 모른다.

왜냐하면 나와 같은 경우는 나 하나 뿐이기 때문이다.

 

이날 이후로 수련을 하면서 뭔가 확연하게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오른쪽 발로 막힌 저린 기운이 빠지고 오른쪽 어깨와 팔로도 저린 기운이 빠지기 시작을 했다.

물론 전에도 이런 기운이 빠지기는 했지만 그 강도나 세기가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또 팔에 막힌 저린 기운을 밀어 내고 다리의 막힌 기운을 밀어낼 수 있는 발판이 생겼다.

마치 어떤 무거운 물체를 밀을 때 발 받침대가 없으면 별로 힘을 쓸 수 없는데 반해서

발아래 받침대가 있으면 강한 힘으로 미는 것이 가능한 것과 같은 원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단전 그 아래까지 기운이 소통되면서 막힌 기운을 뿌리칠 비빌 언덕(?)이 생겼다.

요즘 기운 소통이 잘 되면서 눈이 뿌옇게 안개 낀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백내장이나 이런 것은 아니라고 확신 하는 것이 좋아졌다가 뿌옇게 보였다가를 반복한다.

반복이라고 하기에는 눈이 잘 보이는 시간이 훨씬 많으니 이 표현이 정확한 것은 아니다.

신체 기능이 망가지면 금방 회복이 되었다가 망가졌다가 하는 일은 별로 없다.

기운이 변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예전에 부천에 사시는 스님에게 뭘 물어 본 적이 있다.

그때 토굴에서 도를 닦았다는 그 스님은 몇 가지 앞으로 일어날 일을 말씀 하셨는데

신통하게도 다 맞았고 당시에는 다소 황당한 예언을 한 것도 한 가지 있었다.

당시에는 황당했는데 지금은 그 스님이 보통 분은 아니셨구나!”라고 곱씹게 되는 일이었다.

진짜 그 스님 말씀대로 진행이 되고 있으니...ㅎㅎㅎ

마치 내가 불교에 입문을 해서 참선과 기수련을 할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듯이 한 예언이다.

그래도 스님이 될 것은 아니었는지 출가를 하겠다는 말은 없었다...^^

내게 요즘 화두는 <피곤>을 거쳐 <>였는데 지금은 <>이다.

이사 오기 전에는 머리만 닿으면 잠이 들었고 보통 6시간을 자다 토요일 아침에는

밀린 잠을 보충하느라 알람을 끄고 저절로 일어날 때까지 잠을 잤는데 이 날은 보통 8시간을 잤다.

 

그런데 이 집으로 이사를 오면서부터는 보통 5시간을 잔다.

5시간을 잔다고 물론 피곤하거나 그런 것은 없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문제는 잠을 자다가 중간에 깨면 잠이 안 온다는 것이다.

어제도 12시 조금 넘어서 잠이 들었는데 330분쯤 잠에서 깨었다.

다시 자려고 했지만 잠이 오지 않아서 결국 4시 조금 넘어 일어나 앉았다.

이럴 때는 억지로 자는 것 보다는 참선이나 기수련을 하는 것이 최선이다.

540분쯤 되자 억지로라도 잠을 청해야겠다는 생각에 누웠다.

대신 알람을 아침 기도 끝나는 시간에 맞춰놓았는데 7시에 저절로 눈이 떠지고 말았다...!

정신도 또렷했고 잠도 오지 않아서 그냥 다시 아침 기도를 했으니

결국 5시간 조금 안 되게 잠을 잔 꼴이지만 지금도 피곤하거나 힘들지 않고 정신만 또렷하다.

잠이 대폭 줄었고 기수련을 하면 막힌 기운이 구슬처럼 몰려다니듯이 흘러와 녹아내린다.

 

돈 보다도 수련이 잘 되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

역시 사람은 인생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이리 행복감이 달라지나 보다.

여러분은 행복하십니까?

잘 먹고 잘 입고 잘 쓰지는 못할망정 산에 다니고 수련을 하고...하고 싶은일 하면서 살고 있는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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