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도인과 선사

신효거사

敎當 2016. 12. 20. 14:11

신효거사는 공주사람으로 세상에서 그를 보살화신(菩薩化身)이라 하고 있다.

그는 어머니를 지성으로 섬기는데 어머니는 고기반찬이 아니면 밥을 잡숫지 않았으므로,

그는 항상 사냥을 하여서 고기를 대접하였다.

어느 날, 또 사냥을 하려고 활을 가지고 돌아다니다가 들에서 학 다섯 마리를 보고 쏘았더니

학은 날아가고 오직 학의 깃 하나가 떨어져 있었다.

 

신효는 그것을 주워 가지고 돌아오다가 무심히 눈에 대고 본즉,

길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제 형상을 가진 사람이 거의 없고,

그들이 전생에 쓰고 지내던 우마육축(牛馬六畜)등의 형상들이었다.

그는 여기에서 사람이나 짐승이 본래 다름이 없음을 깨닫고

다시는 살생을 하지 않을 것을 결심하고 사냥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어머니께 고기 반찬을 드리지 않으면 안되었으므로,

여러 가지로 생각하다가 마침내 자기 다리에서 살을 베어서 반찬을 만들어 드렸다.

 

그리고 그는 피가 흐르는 다리를 냇가에 앉아서 씻고 있었다.

마침 그 나라 임금의 사신이 그 물을 건너려다가 위에서 피가 섞인 물을 흐르므로,

이상히 생각하여 물을 따라 올라가 거사에게 그 까닭을 물었다.

거사는 마지 못하여 사실을 고하였더니 사신은 그것을 다시 왕께 아뢰었다.

왕은 거사의 그 효성을 크게 찬탄하여 그의 어머니가 생존하는 동안은

나라에서 매년 쌀 백 석을 내려서 어머니를 봉양하도록 하였다.

그 뒤로 신효거사는 어머니를 더욱 지성으로 모시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는

마침내 살던 집을 효가원(孝家院)이라는 절을 만들고 자신도 출가하여 스님이 되었다.

 

신효거사는 그 고장 사람들은 대개 전생에 짐승이었던 사람들로서 악한 자가 많은 것을 보고

다른 살만한 곳을 구하기 위하여 전에 얻은 깃을 눈에 대고 사람들을 보아 가면서

경주 땅을 거쳐 바다를 따라서 명주(溟州)땅에 까지 이르렀다.

이 땅에 사는 사람들을 보니 사람의 형상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으므로

신효거사는 마침내 이곳에 정착할 생각으로 길에서 어떤 노인에게 살만한 곳을 물었다.

 

그 노인은 서쪽을 가리키면서

저 고개를 넘으면 북으로 뚫린 골짜기가 있으니 그리로 가보라 하고는 곧 보이지 않았다.

그는 곧 관세음보살의 화신이라 생각하고

그 말대로 성오평(省吾坪) 골짜기로 들어서서 자장율사가 계시던 곳에 이르러 살 터를 잡으니

그곳이 곧 지금의 오대산 월정사(月精寺)이다.

신효거사가 그곳에 있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어느 날 문득

다섯 사람의 스님이 찾아와서 가사(袈裟) 한 폭을 내놓으라고 말한다.

신효거사는 그 뜻을 몰라서 오직 눈만 멀뚱멀뚱하고 서 있으니 그들은 다시 눈에 대고 보는 학의 깃을 내놓으라고 했다.

 

그는 그제야 비로소 깨닫고, 곧 그것은 내 주었더니

그들은 한 폭의 찢어진 가사를 내 놓고 그 깃으로 찢어진 곳을 때우니

그 깃은 변하여 가사의 바탕과 같은 옷감이 되었다.

신효는 이들이 돌아간 뒤에야 비로소 그들이 오류성중( 五類聖衆)의 화신임일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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