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도인과 선사

의상스님(625~702)

敎當 2016. 12. 9. 14:13

우리나라 불교 종파 중 하나인 화엄종을 만드신 신라시대의 큰스님입니다.

원효스님과 함께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는 정신적인 기둥이 된 분입니다.

 

아버지 김한신은 신라에서 이름높은 장군으로 높은 벼슬에 올라 있었습니다.

훗날 의상스님이 되는 김명호도 열 여섯 살에 화랑이 되어 많은 청년들이 믿고 따르는 화랑의 우두머리였습니다.

사람들은 명호는 훌륭한 장군이 될 거라고 칭찬했습니다.

그런데 청년 명호는 종종 깊은 생각에 빠지곤 했습니다.

바로 얼마 전 일 때문이었습니다.

 

사냥을 좋아한 명호는 그날도 활을 메고 말을 달렸습니다.

산 속에서 사슴을 발견하고는 활을 쏘았습니다.

바람을 가르며 날아간 화살은 사슴의 엉덩이에 그대로 박혔습니다.

사슴은 깜짝 놀라 화살이 박힌 채로 도망치기 시작했습니다.

명호도 사슴을 쫓았습니다.

산허리를 돌아 갑자기 사슴이 사라졌습니다.

 

조심스레 주변을 살피던 명호는 큰 바위 옆에 누워있는 사슴과 스님 한 분을 발견하였습니다.

스님은 사슴의 상처를 치료하고 있었습니다.

사슴을 살피던 스님은 고개를 들어 명호를 조용히 바라보며 물었습니다.

그대가 이 사슴을 쏘았는가?”

, 그렇습니다..”

이 사슴이 그대에게 무슨 해를 끼쳤는가?”

그건 아닙니다.”

그럼 이 사슴을 잡아 고기를 먹거나 팔아야 하는 사람인가?”

명호는 점점 대답하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저는 사냥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저는 화랑이라 몸을 단련하기 위해 사냥을 하기도 합니다.”

스님은 엄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자네는 재미로 하겠지만 짐승들은 목숨이 걸려 있네. 몸을 단련하기 위해서라면 짐승을 잡지 않고도 할 수 있지 않은가! 생명처럼 소중한 것은 없네. 사람 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생명은 소중한 것이라네.”

 

깊은 고민 끝에 명호는 결국 스님이 되어 사람의 참된 길을 찾아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반대하던 부모님을 설득하고 경주 근처의 황복사에서 출가하였습니다.

열심히 공부하던 의상스님은 원효스님과 함께 당시 많은 책과 뛰어난 스님이 있는 당나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650년 처음 출발했을 때에 두 스님은 첩자로 몰려 고구려 군사에게 잡혀 되돌아왔습니다.

10여년 후에 떠난 두 번째 길에는 도중에 원효스님이 되돌아가고

스님은 서해를 건너 혼자 당나라로 먼길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스님은 당시 종남산에서 화엄종의 첫째가는 스님으로 이름을 떨친 지엄스님을 찾아갔습니다.

 

지엄스님은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반가이 맞아 주었습니다.

그 날부터 스님은 지엄스님의 제자가 되어 10년동안 온힘을 다 쏟아 열심히 공부하여 화엄경의 미묘한 뜻을 밝혔습니다.

이제 신라로 돌아가도 되겠다고 생각한 의상스님의 발길을 재촉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신라의 사신으로 왔다가 옥에 갇혀버린 김흠순이,

당나라 황제가 군사를 풀어 신라를 침략하려 하니 빨리 돌아가 이 소식을 전해달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바삐 신라로 돌아온 의상스님은 이 사실을 가르쳐주고, 한편으로 불교를 넓고 깊게 펼쳤습니다.

특히 관음보살님을 믿고 의지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관음보살님은 천개의 손과 천개의 눈으로 사람들의 어려움을 없애주는 보살님입니다.)

스님이 동쪽 바닷가에서 관음보살을 직접 보고 그 자리에 낙산사를 지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오고 있습니다.

그 뒤 부석사를 세우기까지 우리나라 산천을 두루 다녔는데 이는 화엄사상을 펼칠 터전을 마련하기 위함이었습니다.

676(문무왕 6), 왕의 명령에 따라 부석사를 짓고 스님은 화엄사상을 가르쳤으며

우리나라 화엄종을 처음으로 세워 열었습니다.

 

또한 의상스님은 백성들이 겪는 아픔을 덜어주기 위해 왕을 깨우쳐주는 등

왕에서부터 백성들에 이르기까지 골고루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제자들을 가르치는 일에 특히 노력을 기울여 훌륭한 제자를 많이 길러냈습니다.

당나라에서 공부할 때부터 이름을 크게 떨친 의상스님은

일본에까지도 그 이름이 널리 알려진 훌륭한 스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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