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도인과 선사

균여스님(923~973)

敎當 2016. 11. 29. 14:22

보현십종원왕가라는 향가를 지었는데

이것은 불교를 일반백성에게도 널리 펴고자 한 스님의 깊은 뜻이 있습니다

 

균여스님은 고려태조 6(923) 황해도 황주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가 60세 되던 해 7개월 만에 태어난 스님은

출생 후 얼굴이 너무나 못생겨 사람의 모습으로 보기 힘들 정도였답니다.

그래서 부모마저도 보기에 흉측스럽다고 갓난아기를 거리에 내다버렸는데

어디선가 까마귀 두 마리가 날아와서 날개로 아기의 몸을 가리고 보호하였답니다.

지나가던 사람이 이 광경을 보고 이상하게 여겨 아기의 부모를 찾아와 말을 해주자

이에 부모도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고 데려다 키우기로 했습니다.


균여스님은 어릴 때부터 매우 총명해서

아버지가 말로써 전하는 화엄경의 게송을 하나도 잊어버리는 일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부모를 일찍 여의고,

15세에 사촌형 선균스님을 따라 부흥사에서 출가하였으며

영통사 의순스님에게서 공부하여 불교계의 빼어난 인재가 되었습니다.

 

고려 광종 4년에 중국 주나라 사신이 와서 광종을 고려 국왕으로 책봉할 즈음

마침 장마가 계속돼 예식을 치르지 못하고 애를 태우고 있었습니다.

그러자 중국 사신이 말하기를,

고려에는 성인이 있다고 들었는데 왜 부처님께 비가 그치도록 빌지 않습니까?

만일 날이 개면 고려 성인의 영험인 줄로 알겠습니다.”

광종임금은 이 말을 듣고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데,

그날밤 하늘에서 들리길 대왕은 걱정하지 말라. 내일 반드시 크나큰 설법을 들을 것이다.”하였습니다.

왕은 다음날 아침 이름있는 스님을 찾아 법회를 열고자 하였으나 모두 사양하고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때 겸신국사가 균여스님을 추천하였습니다.


균여스님은 아직 31세의 젊은 나이였으나

나라의 요청에 따라 의젓하게 사자좌에 올라가 설법을 시작하니

곧 우뢰와 번개가 멎고 구름이 걷히며 해가 나타났습니다.

이때 임금은 아홉 번 절을 하여 스님께 존경을 표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균여스님에 대한 기적과 같은 신비로운 일화는 많이 있습니다.

균여스님이 얼마나 훌륭한 스님이었는지 중국의 송나라에서는 균여스님을

 진실로 한 부처님이 세상에 오신 것이라며 칭송하였습니다.

 

그리고 스님은 화엄의 진리를 누구나 알기 쉽도록

향가로 풀이해 불교를 일반백성들에게 널리 펴고자 노력하였습니다.

특히 화엄경의 입계품에 나오는 보현보살의 10가지 서원을 가지고

<보현십원가> <보현십종원왕가>라 불리는 향가 11수를 지었는데

마을의 담장에 쓰여질 정도로 백성들이 즐겨 부르던 노래였다고 합니다.

균여스님은 화엄교단의 발전에 이바지 하였고

만년에는 광종이 개성 송악산 아래 창건한 귀법사의 주지로 있으면서 백성을 교화하고 불법을 널리 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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