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도인과 선사

무여(無如) 스님 승가교육

敎當 2015. 1. 30. 15:18

- 1994년 개혁회의 개혁불사 10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

   지금 중앙 차원에서 승가교육 제도 개혁이 다시 공론화되고 있습니다.

   지금 교육원에서 승가교육제도개혁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다양한 개혁안을 논의 중에 있습니다만,

   스님께서는 이 승가교육 개혁에 대하여 어떤 생각이신지요?

 

승가교육은 대폭 개선이 필요해요.

특히 행자교육을 강화해야 합니다.

지금은 각 절에서 알아서 가르치고 20여일 간 집체교육해서 마치거든요.

1 ~ 2년간 한 곳에 모아 행자 기초과정을 철저히 가르쳐야 합니다.

출가한 직후는 발심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가르치기도 아주 쉽습니다.

 

또 승려도 엄선해야 합니다.

제대로 된 사람을 만들어야 합니다.

, 천 사람도 중요하지만, 한 사람을 바르게 정확하게 키워내야 합니다.

종단 차원에서 행자교육장을 상설 운영해야 합니다.

아예 행자 교육을 대학 3 ~ 4년 과정 정도로 되면 좋겠어요.

또 사미 과정을 행자 과정으로 연계시켜도 되겠지요.

아니면 지금 강원을 대학원 과정으로 승격시켜도 좋지요.

흔히들 중물 들인다고 해서 스승 밑에서 자라게 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 때문에 집체교육을 놓치면 안 됩니다.

행자는 제대로 가르쳐야 합니다.

행자 교육 도량이 마땅치 않다면 중앙승가대학교를 그렇게 할 수도 있잖아요?

행자 때가 교육하기가 가장 좋습니다.

 

이왕 말이 나왔으니 조금 더 말해봅시다.

나는 지금 정부의 새 교육부총리(김진표 부총리)가 취임할 때 한

기업에 맡는 인재교육이 필요하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학교를 나와도 현장에 가서 다시 배워야 한다면 학교 교육의 효용성이 없는 것입니다.

회사나 공장에 가면 바로 써 먹을 수 있는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도 스님으로서, 인간으로서 인격을 갖추고 현장에서 즉각 포교할 수 있는 그런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 강원 교육은 너무나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요.

졸업하면 몇 년 지나야 설법을 할 수 있지요. 바로 할 수 있어야죠.

신도회 지도도 바로 할 수 있는 그런 교육이 필요합니다.

그게 안 되면 죽은 교육인 것이죠.

그만큼 멀어지고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입니다.

한국사회도 늦었는데, 우리 사회에서도 불교가 더 뒤떨어져서야 어찌 되겠습니까?

종교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 사회에서 지도자, 리더, 선봉에 서야 합니다.

현실에 맞는, 현실을 아는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 신문을 보신다고 들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수선납자는 신문을 멀리 한다고 알고 있는데

 

수행자일수록 공부를 할수록 세속을 떠나서는 안 됩니다.

어느 정도 관심을 가지는 것이 공부에도 도움이 되거든요.

법문을 하더라도 세속의 삶에 도움이 되어야 공감을 얻을 수 있어요.

상당법문을 보면 내용은 참 좋지요.

그렇지만 생활인들에게 얼마나 직접적인 도움이 되느냐를 기준으로 볼 때는 아쉬움이 많아요.

아무리 좋은 법문이라도 알아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인들에게 바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법문이 좋은 법문이고 효과도 좋습니다.

이제는 그런 시대가 되었다고 봐요.

 

- 스님께서 평소 생각하시는 조계종 포교의 방향이 있으시다면 좀 말씀 해주시죠.

 

불교는 반드시 수행 차원에서 포교를 해야 해요.

스님이라면, 누구든 포교사입니다.

주지, 교수, 강사 등등 뭘 하든 수행이 밑바탕이 되어 자기 소임을 보아야 제대로 소임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수행자는 뭘 하더라도 체험이 없으면 안돼요.

이론, 지식만으로 바르게 계도할 수가 없습니다.

반드시 체험을 바탕으로 지도해야 합니다.

포교도 수행의 바탕에서 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불교도 어렵게 될 것입니다.

불교가 수행에 바탕 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가 먹고 살 길도 수행을 떠나서는 앞으로 장담할 수 없을 거예요.

만약 이론적으로 학문적으로 한다면 살 길이 점점 막혀갈 것입니다.

이론을 무시하자는 게 아니에요.

이론도 중요하지만 행정이든 포교든 불교는 모두 수행 위주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이곳 축서사는 산중 깊은 곳에 위치했지만, 읍내에 포교당과 불교교양대학을 개설하는 등

   지역 교화에서도 모범적인 도량으로 평가합니다.

   앞으로 구상하고 계신 것이 있으시다면

 

외부에서는 그런 평들을 하신다니 고마운 말씀이긴 하지만, 아직 초보 단계라고 생각해요.

나는 산중에 있지만, “스님이라면 누구나 포교를 해서 신도를 늘리고 지역사회 활동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요.

봉화든 나라 전체든 많은 불자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진정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불교적 가르침 이상이 없잖아요? 그런 가르침이 있으면 그만큼 잘 살아야지요.

이런 마음으로 하다 보니 안정 되어 가고 있습니다.

 

금년 봄에는 읍내 불교교양대학의 강사도 보강할 겁니다.

마침 비구니스님 중에 좋은 분이 계세요.

봉녕사 강원을 나오시고 대학원을 졸업하여 미국 버클리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분인데

이번에 강사로 모시게 되었습니다.

 

또 절 불사가 마무리 되면 일요법회도 정기적으로 열려고 해요.

전국에 젊은이들이 호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해야지요.

산사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도록 기회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법회도 일반 법회와 참선 법회를 나누고, 참선 법회는 참선 정진 위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 끝으로 불자들에게 한 말씀을 해주십시오.

 

불자 여러분!

여러분은 대단히 복이 많은 분들입니다.

부처님 가르침을 만났기 때문이지요.

이 말은 어디에 가서든 누구에게든 떳떳하고 당당하게 이야기해도 좋습니다 

불교는 예사스런 종교가 아닙니다.

아침 저녁으로 천수경을 독송하시는 분이 많지요?

천수경 처음에 무상심심미묘법(無上深甚微妙法)”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위 없는 깊고 깊은 미묘한 법이라는 뜻이지요. 이 말씀 그대로입니다.

불법은 지금까지 인간이 발견한 최상의 진리예요.

여러분이 수행을 해서 직접 체험해 보면 알게 되요.

 

, 이것이구나! 오직 이 길 뿐이구나!”  

이런 느낌을 받을 거예요. 불교 수행은 누구나 해야 하는 것이고,

언젠가는 해야 하는 것이고, 누구든 안할 수는 없습니다 

수행을 깊게 해보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진정한 행복과 보람을 느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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