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사는이야기

어느 노숙인의 노래

敎當 2014. 12. 18. 15:53

한때는 사업을 하며 잘 나갔다는 말도 있었던  그는

결국 노숙인이 되어 생을 마감했다고 합니다.

그가 썻다는 이 시를 읽으니 한 때 IMF로 인해서

삶이 퍽퍽하고 힘들었던 시절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 힘들었던 삶의 무게로 인해 병을 얻고 무기력해 하던 모습에서

다행히 지금은 벗어나 남의 일처럼 담담히 말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  일들로 인해서 확연히 달라진 삶!

지금은 내 삶에 만족하며 하루 하루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갑니다.

이 노숙인의 시를 읽으니 그 아픔까지 전해져 옵니다.

부디 저 세상에서는 삶의 무거운 짐 훌훌 털어버리고 대 자유인이 되셨기를.....()()()

 

집시의 기도

 

둥지를 잃은 집시에게는

찾아오는 밤이 두렵다.

타인이 보는 석양의 아름다움도

집시에게는 두려움의 그림자일 뿐

 

한 때는 천방지축으로 일에 미쳐

하루 해가 아쉬웠는데

모든것 잃어버리고 

사랑이란 이름의 띠로 매었던 피붙이들은

이산의 파편이 되어 가슴 저미는 회한을 안긴다. 

 

굶어 죽어도 얻어 먹는 한 술 밥은

결코 사양하겠노라 이를 깨물던 그 오기도

일곱 끼니의 굶주림 앞에 무너지고.......

 

무료급식소 대열에 서서

행여 아는이 조우할까 조바심하며

날짜 지난 신문지로 얼굴 숨기며

아려오는 가슴을 안고 숟가락 들고

목이 메는 아픔으로 한 끼를 만난다. 

 

그 많던 술친구도

그렇게도 갈곳이 많았던 만남들도

인생을 강등당한 나에게 이제는 아무도 없다.

 

밤이 두려운 것은 어린아이만이 아니다.

50평생의 끝자리에서 잠자리를 걱정하며

석촌공원의 긴 의자에 맥없이 앉으니

만감의 상념이 눈 앞에서 춤을 춘다.

뒤엉킨 실타래처럼  난마의 세월들.......

 

깡소주를 벗 삼아 물 마시듯 벌컥대고

수치심 잃어버린 육신을 아무데나 눕힌다.

빨랫줄 서너발  철물점에서 사서

청계산 소나무에 걸고 비겁의 생을 마감하자니

눈물을 찍어내는 지어미와 두 아이가

"안돼, 아빠! 안돼" 한다.

 

그래, 이제 다시 시작해야지

교만도 없고, 자랑도 없고

그저 주어진 생을 걸어가야지

내달리다 넘어지지 말고

편하다고 주저앉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그날의 아름다움을 위해

걸어가야지.......

걸어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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