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생식과 성명학 &氣

폐문(閉門)정진

敎當 2014. 12. 2. 00:34

외국에서 오신 누님 덕분(?)에 3주 동안 술과 안주

그리고 기름진 음식으로 호사스런 생활을 하였다.

이미 오기 전부터 예견된 일이어서 대비를 하고 있었지만

기운이 달리면 어김없이 산으로 직행을 하며 버티었다.

작년에는 9월에 왔는데 오기 전에 몸도 좋지 않으니

한국가면 몸보신에 한약이라도 좀 먹어야겠다며 왔지만

막상 와서는 한의원은 문 밖에도 가보지 않고 귀국을 했는데

역시 이번에도 오기 전에 용한 한의원 알아보라고 당부를 하였다.

그런데 이번에도 역시 한의원 얘기는 입 밖에도 비치지 않고

3주의 휴가를 마치고 귀국을 하게 되었다.

다만 전과 달라진 것은 이번에는 잠을 많이 잤다는 것이다.

 

이번 벌초와 정읍내장산 고창선운사 등 여행을 하면서는

벌초(충북 영동이라 거리가 상당히 있고 평수가 넓다)와

장시간 운전 등을 고려하여 주로 고속버스와 택시를 이용을 하였는데

고속버스에서 나와 같이 앉기만 하면 잠을 잔 것이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아마 내 옆에 앉지 않은 사람이

눈여겨봤는지 나랑 같이 앉지 않으면 잠을 자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막내누나는 설거지를 하면서도 졸립다고 했을 정도니....ㅎㅎㅎ

 

이 막내누나는 하루에 4시간만 자면 충분하고

또 잠도 잘 자지 않는다고 했었는데 이 말이 무색하게 잠을 잤다.

네덜란드에서 온 누나는 귀국하고 일주일 만에 통화를 했는데

아직도 잠을 그렇게 많이 잔다면서 신기해한다.

보통 기를 넣으면 잠을 자는데 때론 금방 코를 골면서 자기도 한다.

이렇게 같이 한 공간에서 생활을 하니 내 기운을 무지하게 받아가고

난 반대로 매일 기를 뺏기니 힘들 때면 산으로 도망(?ㅎ)을 갔다.

 

누님의 휴가 3주가 지나고나니 세상이 고요하다.

그동안 뺏긴 기운을 보충하고 탁기를 몰아내려고 열심히 수련을 했다.

저번 주 목요일 저녁부터 본격적인 정진을 해 보기로 하였다.

아예 문밖을 나서지 않고 오로지 수련만 해 보자는 생각이었다.

문을 닫아걸고 3일간 해 보기로 하고 일체의 문 밖 출입을 금했다.

손과 발에서 말도 못하게 한기가 쏟아져 나온다.

이미 말한 대로 내 오른쪽은 정확하게 기가 반이 막혀있었다.

알고 수련을 했지만 쉽게 뚫릴 기미가 보이지 않더니

작년부터 무언가 조금씩 움직인다는 느낌이 왔다.

올 해는 5개월을 쉰만큼 많은 진전이 있었는데

이 3일 동안 정말 많은 것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오른쪽이 전부 막혀 있었는데 일부는 이미 소통이 되었고

오른쪽 머리와 오른쪽 팔(어깨일부와 팔굼치부분)

그리고 오른쪽 엉덩이부분과 다리는 족삼리로부터 그 아랫부분

양쪽 견정혈 등이 부분적으로 막혀 있었는데 이 부분이 풀리면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우리만큼 강한 냉기가 흘러 내려온다.

사람 몸 어디에 이런 냉기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다.

이미 폐암 말기환자를 통해 사람의 몸 안에 얼마나 지독한 한기가 있는지

한번 호되게 당해본 경험이 있어서 알고는 있었지만

아직도 이런 한기가 내 몸속에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사실 사람 몸속에 이런 한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살을 익게 할 정도의 열기도 몸속에 있다는 사실이다.

 

아침에 일어나 세면을 하고 참선을 한다.

참선을 하다보면 손끝을 통해서 냉기가 빠져 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대략 1~2시간 정도의 참선이 끝나면 순서에 따라 오분향례와 예불문

반야심경 발원문 천수경 순서로 독경을 한다.

어느 분은 반야심경은 독경이나 염불이 끝나고

맨 나중에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을 할지 모르지만

그런 순서와 형식은 나에게 있어 아무런 의미도 없다.

이 천수경까지 다 끝이 나면 보통 진언을 외우고 아미타불정근을 한다.

 

이런 순서로 짧게는 한 시간 내지 길게는 두 시간 정도가 소요가 된다.

그러고나면 아침을 먹게 되는데 자는 시간이 다르니 일어나는 시간도 달라

토요일 새벽 4시에 잠이 들어 토요일 아침은 오후 1시에 먹게 되었다.

하루에 보통 2끼를 먹는데 어떤 때는 한 끼를 간식으로 대체하거나

때로는 두 끼를 먹고 간식을 따로 먹을 때도 있다.

먹는 것에 어떤 형식이나 횟수에 매이지 않고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잔다는 선사들의 자취를 따라 한다.

 

토요일 오후부터 오른쪽 팔의 냉기가 풀어 헤쳐지면서

손이 얼음처럼 차가워지고 족삼리에서부터 냉기가 아래로 밀려

발목이 추위로 시큰거릴 지경이 되면서 통증이 왔다.

무릎 복토(伏兎:다리 무릎부분에 위치하는 근육으로 사람이 꿇어앉을 때

이곳 혈자리의 근육이 마치 토끼가 엎드려 있듯이 용솟음치는 근육)혈과

족삼리 그리고 발목이 냉기와 통증으로 시리고 저리고 아파온다.

위와 폐 그리고 심장의 냉기가 녹아내리면서 가슴이 열리고

시냇물에 모래가 쓸려가듯이 함께 무언가 흘러내린다.

십자가를 진 듯이 어깨아 목이 무거웠는데 열기로 후끈거린다.

이 어깨의 견정혈은 이미 30대 초반부터 경락을 하는 사람마다

근육이 뭉쳐있다는 소리를 열이면 열 다 지적을 했었다.

결국 풍으로 인해서 치료를 할 때도 이곳에 뜸을 뜨게 되었다.

하지만 소통만 이루어 졌을 뿐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못했는지

이번 폐문 정진 기간 동안에 드디어 소통이 되었다.

 

앞서 수행한 선승(先僧)들을 보면 보통 폐관을 한다고 한다.

보이는 구멍까지 다 막는다는 뜻일 것이다.

즉 암흑처럼 어두운 곳에서 시작한 공부가 끝이 나던지

아니면 죽어서 나오던지 끝장을 보고 말겠다는 의지가 담겨진 말이다.

이런 대단한 각오에 비견해서 폐문이란 단어를 쓴다는 것이 부끄럽지만

나름 사회생활을 병행하면서 이런 발심을 내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매일 매일을 똑같이 무의미하게 보내기도 그래서

문이라도 닫아걸고 일체 밖에 나가지 말고

수련을 해 보자는 의미에서 시작을 했는데 성과가 조금 있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보일러 빵빵하게 돌아가는 방 안인데도

허벅지 아래에서 흘러내리는 냉기로 인해 발이 무척 시리다.

냉기가 말도 못하게 풀어 헤쳐저 발바닥으로 흘러내린다.

그나마 어깨부분은 기운이 많이 풀려서 손은 온기가 돈다.

 

오후에 친했던 친구가 전화가 왔다.

안부전화였는데 성격이 활발하고 매사 일에 적극적인 이 친구는

장례식장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술을 한잔 마시니 내 생각이 났는지 전화를 했는데

내가 하는 수련이 뜬구름 잡는 것이 아닌가 걱정을 해 준다.

이 친구뿐만 아니라 주변의 상당수가 같은 생각을 할지 모른다.

이런 우려가 비정상적이 아니라 지극히 당연한 정상적인 생각일 것이다.

학창시절에 전교 500명 정도 되었는데 공부는 상위권을 유지 했었다.

 

사실 난 내가 수재는 아니지만 바보라고 생각을 해 본적은 없다.

말싸움으로도 져본 적도 없고 나름 꼴값(ㅎ)을 좀 떨었다.

내가 직접 보지 않으면 믿지 않는 성격이었다.

그런 내가 이런 수련을 자그만치 10년 가까이 해 오고 있다.

아프고 나서 머리가 어떻게 된 것도 아니고

내가 남보다 월등한 인간이란 것을 보여주기 위한 일환으로

남들이 하지 못하는 것을 해 내겠다고 하는 뜬구름 잡는 성격도 아니다.

다만 내 능력이 부족해서 경지에 못 오르고 끝날 수는 있다.

 

능력이 부족해서 경지에 오르지 못한다고 해도

그래서 저녀석이 뜬구름 잡더니 제정신으로 돌아 왔다며

내 잃어버린 세월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도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경쟁사회 속에서 스트레스 푼다고

술 마시고 노래하고 방탕한 생활을 하면서도

나름 논리를 갖고 자위하던 시대를 살아가다가

병을 얻어 보니 돈도 허무하고 좋던 습관은 온데간데 없었는데

담배도 끊고 술도 끊으며 방탕한데 썻던 시간들이

독서도 하고 등산도 하고 사색도 하면서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나로 되돌려 놓은 것이 수행의 결과물이다.

그러니 후회를 하려고 해도 후회를 할 수가 없다.

내 공부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남들이 이해를 못 하는 것이지

없는 공부 뜬구름 잡는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경지는 경지에 도달해본 사람만이 알고 평가를 할 수 있는법!

 

사실 내 공부를 괸심있게 지켜본 사람은

뜬구름 잡는 공부가 아니라 사람을 살리는 공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 그 수혜를 본 사람도 더러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되어야 부모의 심정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아무리 설명을 해도 그 입장이 되어보지 않은 사람은 알 길이 없다.

그래서 처음에는 내 공부에 대한 설명을 해 보기도 했지만

차라리 그 시간에 더 열심히 정진하는 것이 증명하는 길일 것이다.

다만 얼마 남지 않은 생(生)인줄도 모르고 건강하다고 착각하며

오늘도 부어라 마셔라 하는 사람들을 볼 때면 안타까울 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발바닥으로 점점 더 많은 냉기가 나간다.

누군가 내 공부가 궁금해 하는 사람에게 발을 만져 보라고 한다면

사람의 발이 이렇게 차가울 수 있냐며 놀랄지 모른다.

사람인데 사람이 아닌 것처럼 그럴 수도 있는 것이다....^^

아마 발을 만져봤다면 공부가 잘 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내 공부가 잘 못되어 몸이 망가졌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발은 시린데 몸은 점점 편안해 진다.

 

폐문(閉門)!

문은 비록 닫아서 3일간 밖과 소통은 하지 않았지만

마음은 항상 열려 깨어있길 원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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