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아미타경

운명(殞命)의 전후

敎當 2013. 12. 8. 16:04

1.사대(四大)가 이산(離散)

사람의 몸을 만들어서 이루어진 것 가운데

단단한 것은 지대(地大)에 속하고 흐르는 것은 수대(水大)에 속하고

더운 것은 화대(火大)에 속하고 움직이는 것은 풍대(風大)에 속한다.

이 네 가지를 사대(四大)라 하니 사람이 죽을 때에는 이 사대가 제 각기 흩어지는 것이다.

 

[염불구도중음법(念佛救 度中陰法)]에는

지대(地大)가 수대(水大)에 내릴 때에는 전신에 무거운 압력을 느끼며

내장과 뼈마디에까지 미치어 숨이 막혀 답답하고 무거운 고통은 말할 수 없나니

이때에 수족이 끌어당기고 근육이 떨린다.

수대가 화대(火大)에 내릴 때에는 전신이 한냉하고 냉기가 골수에 들어가 내장이 떨리며

간장이 얼음 같이 차서 화로 불로도 냉고(冷苦)를 제하기 어려운 것인데

이때에는 얼굴빛이 회백(灰白)하고 숨이 차고 몸이 떨리게 된다.

화대가 풍대(風大)에 내릴 때에는 생기(生氣)가 태반이나 감퇴하여 저항력이 약하고

바람을 부치면 불이 성하는 모양 같아서 내장과 외지(外肢)가 다리고 찌는 것 같고

살과 힘줄을 베고 쪼개는 것 같은데

이때에는 얼굴빛이 붉고 신기(神氣)가 혼미(昏迷)한 것이요

풍대가 따로 떨어질 때에는 문득 광풍(狂風)이 온 몸을 불어 찢어 부스러뜨리는 것과 같은 감각을 느끼며

그 고통의 극심함은 형용할 수 없는데

이때에 사대가 흩어지며 육근(六根)이 망가지고 오직 그 신식(神識)만이

생전에 지은 업(業)의 경중을 따라서 과보(果報)를 받아 간다고 하였다.

 

[중유론9中有論)]에는

장차 죽을 때에는 사대(四大)가 지(地) 수(水) 화(火) 풍(風)의 순서로 따로 따로 떨어지는데

지대(地大)가 분리할 때에는 신체는 무거운 물건으로 온 몸을 누르는 것 같고,

네 팔다리는 끌어당기는 것 같은데 극히 고통이 되고

그 다음에 수대(水大)가 따로 떨어질 때에는 몸에 땀이 나고 혹은 머리에서 땀이난다 하였다.

 

[지도론(智度論)]에는

악업(惡業)을 지은 사람은 풍대(風大)가 먼저 흩어지므로 몸이 움직이며

화대(火大)가 먼저 가므로 몸이 덥고

선행(善行)을 한 사람은 지대(地大)가 먼저 가므로 몸이 고요하며

수대(水大)가 먼저 가므로 몸이 차다 하였다.

 

[정법염처경(正法念處經)]에는

임종시에 도풍(刀風)이 모두 일어나 천 개의 뾰족한 칼로 몸을 찌르는 것 같다 하였다.

 

이와 같이 사대가 흩어질 때에 악도에 가서 날 사람은 죽을 때에 고통을 받으나

인도에 날 사람은 별로 고통이 없고

천도에나 극락세계에 왕생할 사람은 고통이 없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상쾌한 감각이 있다고 한다.

 

2.신식(神識)이 시체(屍體)에서 떠나가는 방법

신식(神識)즉 속칭 영혼(靈魂)이 시체에서 떠나갈 때에 전신이 별안간에 일시에 식어지는 것이 아니고

몸 아래서부터 먼저 식거나 혹은 몸 위서부터 먼저 식는다.

몸의 더운 기운이 최후에 발에 와서 식으면 지옥에 낳는 것이요

무릎에 와서 식으면 축생도에 낳는 것이요

배에 와서 식으면 귀도(鬼道)에 낳는 것이요

가슴에 와서 식으면 인도(人道)에 낳는 것이요

눈에 와서 식으면 천도(天道)에 나는 것이고

정수리에 와서 식으면 성도(聖道)즉 극락에 나는 것이다

아수라(阿修羅)는 종류가 많아서 식는 곳을 확실히 정하기 어려운 것이다.

 

3.아뢰야식(阿賴耶識)과 중유(中有)

우리가 안이비설신의(眼耳費舌身義)의 육근(六根)으로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의 육경(六境)에 대하여

보고,(見) 듣고,(聞) 맡고,(嗅) 맛보고,(味) 닿고,(覺) 알고,(知)하는 것을 잘 알아서

분별하는 작용(作用)을 생(生)하는 것을 식(識)이라 하니 곧 안이비설신의의 육식(六識)이라 하고

여기에 말나식(末那識)과 아뢰야식(阿賴耶識)을 가하여 팔식(八識)이라 한다.

사람이 처음 생길 때에는 아뢰야식이 먼저 오고 그 다음에 말나식과 육식이 생기며

죽을 때에는 육식과 말나식이 먼저 가고 아뢰야식이 나중에 가나니

아뢰야식은 곧 우리의 신식 즉 영혼이라 하는 것이다.

 

사람이 수태(受胎)할 때에는 아뢰야식이 먼저 오는 까닭으로 아이가 태중에 있어서 활동하게 되고

사람이 죽은 후에는 전신 중의 어느 부분이든지 더운 기운이 아주 없어져야 아뢰야식이 완전히 떠난 것이다.

아뢰야식이 처음 와서 우리의 신심(身心)이 생긴 것을 생유(生有)또는 생음(生陰)이라 하고

출생한 후부터 죽기 전까지의 신심을 본유(本有)라 하며

죽은 뒤의 신심을 사유(死有)또는 사음(死陰)이라 하고

사유 후와 생유 전의 중간에 있는 신심을 중유(中有)또는 중음(中陰) 중음신(中陰身)이라 하니

이 네가지 종류를 사유(四有)라 한다.

이 사유는 오직 아뢰야식의 이름을 바꾸었을 뿐이고 그 본질(本質)은 바구지 아니한 것이니

중유가 곧 아뢰야식이요 아뢰야식이 곧 중유이다

[구사론(俱舍論)]에서는

사유(四有)의 시간을 말하되 생유(生有),사유(死有)는 각각 생사(生死)의 일찰나간(一 刹那間)이고

본유(本有) 중유(中有)는 길고 짧음이 같지 않다 하였고

[유식론(唯識論)]에는

생유(生有) 사유(死有)는 일찰나간 보다 조금 길고

본유(本有) 중유(中有)는 길고 짦음이 일정하지 않다 하였다

 

4.중유(中有)의 작용(作用)

중유(中有)의 형체(形體)는 본유(本有)의 양(量)과 같다 하며 혹은 사람의 중유는 일체의 반이라 하고

또 욕계(欲界)의 중유는 五, 六 세의 아이와 같고 오근(五根)이 완전히 갖추었으나 의복이 없으며

색계(色界)의 중유는 신량(身量)이 원만한 것이 본유와 같고 의복이 몸과 같이 있고

                             보살은 형량(形量)이 원만하며 모든 용모 형상이 구비하고 의복이 있으며

인천(人天)의 중유는 깨끗하고 삼악도(三惡道)의 중유는 흑암(黑暗)하며,

또 지옥에 날 중유는 그 형상이 지옥과 같고,

하늘에 날 중유는 하늘 사람과 같다고 한다.

 

중유는 냄새를 먹는데 그 먹는 냄새는 복덕(福德)을 따라서 차별이 있으니

즉 복 있는 중유는 꽃과 과실 같은 경청(輕淸)한 냄새를 먹고

복 없는 중유는 대소변과 썩은 음식 과 같은 것의 더러운 냄새를 먹는데

중유가 먹는 분량이 극히 적어서 중유가 비록 많아도 모두 먹을 수가 있다 한다.

중유의 견량(見量)은 중유의 승열(勝劣)에 따라 같지 아니하니

승(勝)한 중유는 열(劣)한 중유를 보거니와 열한 중유는 승한 중유를 보지 못하며

같은 종류의 중유는 서로 본다고 한다.

중유가 신통력(神通力)이 강하고 속하여 공중을 날아다니는 까닭으로

금강산도 장애가 되지 아니하고 부처님도 억제 할 수 없으며

산과 물과 돌과 벽과 내지 수미산(須彌山)같은 것도 무난히 통과하여 다니되

오직 보리가아(菩提泇蕥)즉 부처님의 금강좌(金剛座)와 모체의 자궁은 통과하지 못하며

또 일찰나(一刹那)에 사대주(四大洲)와 수미산을 돌아다니며 어느 곳에나 순식간에 왕래할 수 있으므로

중유가 아무리 먼 곳에 있더라도 한 번 부르는 소리를 들으면 즉각에 앞에 와 서 있고

또 중유가 모든 근(根)이 영리하여 전에 지은 일을 잘 기억하되 그 기억력이 생시보다 九배(倍)나 되고

생시에 비록 용열(庸劣)하고 둔탁(鈍濁)하던 사람이라도 중유에 들면 매우 영민(潁敏)하게 되는 것이다

 

5. 중유(中有)의 생연(生緣)을 얻는 기한(期限)

중유가 생유로 낳기 전에 중유로 머물러 있는 기한에 대한 네 가지 설이 있다

(-) 비바사제사(琵婆沙諸師)는

[일체의 중유가 태어나기를 즐겨 구하므로 속히 생(生)을 받고 반드시 오래 머물러 있지 않는다]하였고,

(=)세우존자(世友尊者)는 [七일을 극장(極長)으로 한다]하였고,

(三)설마달다존자(設摩達多尊者)는 [七七일을 극장(極長)으로 한다]하였고,

(四)법구존자(法救尊者)는[머물러 있는 기한이 일정하지 않다]하니,

즉 수생(受生)하는 연(緣)에 더딤과 빠름이 있고

만약 생연(生緣)을 만나지 못하면 중유가 항상 있다는 것이다.

 

[법화문구(法華文句)]에는

인간의 중유는 동자(童子)와 같고 반드시 七일을 一기(期)로 하여 본생처(本生處)에 나는데,

만약 七일이 끝날 때까지 생연(生緣)을 얻지 못하면 또 다시 중유 七일을 계속하여

第二, 七일의 종말에 또 본생처에 낳고

이렇게 七일을 一기(期)로 하여 그 기한이 가장 긴 것은 제 七기까지 이르고

七기의 종말에는 반드시 어는 곳에든 태어나는 것이니

이 七七일 동안을 [중음(中陰)]이라 칭한다.

이와 같이 생연을 아직 결정짓지 못한 동안에 추천(追薦)하는 일을 베풀어

그 힘으로 좋은 곳에 나기를 바랄 것이다 하였다.

[관정경(灌頂經)]에는

명종한 사람이 중음(中陰)중에 있어서 몸이 소아와 같고 죄 복이 아직 결정짓지 못하였으니

마땅히 복을 닦아서 망자(亡者)의 신식(神識)으로 하여금 정토에 낳기를 원하면

이 공덕으로 반드시 왕생하게 된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