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사는이야기

삼송리 사람들

敎當 2013. 7. 2. 13:31

몇 일 전의 얘기다.

보험을 하다보니 한 달에 최소 가망고객을 20명 발굴을 해야 한다는

나이 먹어서 엄청 귀찮은(?) 숙제를 해야만 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이 경기도 고양시 삼송리에 사는데

건강관련 도움을 주기로 하고 대신에 주변 분 들

몇 명을 연락을 해 모이게 해

가망고객 리스트 작성을 해 달라는 부탁을 했는데

오후에 오라는 연락을 받고 삼송역에서 내려

마을버스를 타고 20 여분을 달려서 사는 곳에 도착을 했다.

도움을 주신 김여사는 과거 부동산 하던 시절에 문의를 해 와

조언을 해준 인연으로 연락을 하게 되었는데

처음 통화시 건강이 썩 좋지 않아 등 쪽도 아프지만

발이 굉장히 차갑게 느껴져서 목소리만 듣고 신체의 특징을 말하자

적잖히 당황하던 기억이 아직도 또렷하다.

그래서 부동산에서 건강을 위한 조언을 해주는 사이가 되었는데

평소 친하게 지내시던 분 들이 여러 명 모여 있었다.

 

그 중 한분이 언니와 함께 오셨는데

들어오는 순간 등 쪽으로 강한 기감이 전해져 왔다.

얼굴을 보니 붉게 상기되어 있고

눈동자도 큰 병이 올 때 느끼던 그 눈빛을 하고 있었다.

얘기를 하다보니 절에 다니는 불교 신자였는데

절에 가면 스님이 일을 하지 못하게 하고 쉬라고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형편이 좋지 않아 보험도 다 해약을 해서 쓰게되었고

건강이 좋지 않으니 일도 제대로 다니기 힘들다는 말을 하였다.

보통 불행은 혼자오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 분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사실 보통의 경우에 어지간하면 보험 얘기는 하지 않는다.

너무 장사꾼처럼 뻔한 속물(?)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영업맨으로서는 빵점에 가까운 내 성격 탓이기도 하다.

 

말을 많이 한다는 것은 상당한 애너지를 뺏긴다.

더구나 기 수련을 하다보니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상당한 기를 빼앗기게 되는데 기수련의 완성 때까지는

그래서 따로 사람을 만나는 것은 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직장일이 끝나면 바로 집으로 직행을 한다.

수련을 게을리 하면 그만큼 힘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은 작심하고 간 터라 3명을 연이어 기를 주었는데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 안에서 엄청 졸았다.^^

 

기를 보충하는 방법은 이처럼 자는 것과 먹는 것으로 한다.

그러니 기운이 없으면 잠만 자게 되는 것이다.

소문을 듣고 왔으니 어지간히 몸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고

그런 사람을 연이어 기를 주고 나니

나중에는 약간 어지럼증도 나타나긴 했지만

그동안 술 담배 안하고 사람들 안 만나면서 연마한 기수련이

한 단계 향상되었음을 확인하는 계기도 되어 보람도 있었다.

 

다음날 출근을 하고 보니 어제 절에 다닌다는 분이

아무래도 마음에 걸려서 가망고객명단을 확인해 보니

한명이 누락되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김여사에게 전화를 걸어 일일이 명단을 확인해 보니

그 절에 다니신다는 분이

리스트 작성을 하지 않고 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실 절에 갔는데 스님이 일을 안 시킬 때는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내 생각이 맞다면 스님이 신도의 병증은 아는데

말을 듣지 않을 사람이라서 얘기를 꺼내지 않았던지

돈이 없어서 실행을 하지 못할 것을 알고 있기에 안하던지

아니면 병증은 아는데 치료 방법은 알지 못하거나

여러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짐작은 된다.

어떤 이유가 있었던지 중요한 것은 일을 시키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 분에게는 죄송한 말이지만 발병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만약 일을 하도록 내버려 두었다가 자칫 발병을 하면

절에서 스님이 얼마나 일을 시켜서.......

 

난 김여사에게 이런 저런 이유를 설명을 하고

그날은 경황이 없고 단독으로 얘기할 시간이 없어서 그냥 왔는데

연락이 가능하면 아무리 어려워도 보험을 재 가입하라는 말과 함께

만일 보험을 든다면 올 해 한 일 중에서

가장 잘 한 일이 될 것이라는 말도 잊지 말고 전해 달라고 하였다.

물론 이런 얘기를 듣고 재 가입하리라는 것은

그 분 입장에서는 턱도 없는 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난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말해주면 되는 것이고

받고 안 받고는 그 분의 몫이라고 생각을 하기에

전해 달라고 내 할 도리만 하였을 뿐이다.

물론 결과는 돈도 없는데 무슨보험!........ㅠ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내 말대로 그 분이 보험을 재 가입해서

만약 큰 병이 발견되어 막대한 치료비가 나간다면

엄청난 손실을 초래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 처음에는 내 재능이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것이 아닌가

나름대로 걱정을 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 같은 사람이 보험회사에 얼마나 많이 근무를 할까?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러니 당신 곧 큰 병이 올지 모르니 대비하라는 사람도 없을 것이고

설령 말을 했다고 해도 내 말을 듣고 곧이곧대로

어려운 형편에도 불구하고 보험을 드는 일도

가뭄에 콩 날 정도의 일 일 것이다.

그러니 보험회사에 해를 끼친다는 생각은 기우일 것이다.

 

그분은 형편이 좋지 않아서 보험을 해약해야 할 정도인데

몸도 좋지 않아서 일도 제대로 다니기 힘들다고 한다.

안 좋은 몸을 이끌고 돈을 벌러 다니는 것 보다는

보험 가입을 했을 때 보장되는 돈이 훨신 큰 돈이라는 것은

인지하지 못하고 눈앞의 현상에만 끄달려 살아가고 있다.

그 날 모이신 분들 대부분이 몸이 좋지 않다보니

그럼 어떻게 하면 건강해 질 수 있느냐로 관심이 모아졌다.

예전에는 이렇게 하면 된다고 약 팔듯이 얘기 했는데

지금은 좋아지는 것 보다는 해로운 걸 끊으라고 한다.

그리고 해로운 걸 끊은 다음에 따로 문의하면 가르쳐 주겠다고 얘기하게 된다.

왜냐하면 이분들이 진짜 몸이 안 좋다고 생각을 하고

백방으로 수소문하다 찾아오신 분이면

어떤 것을 하라고 해도 실천을 하는데

어디 몸은 조금 안 좋은것 같기는 한데

그렇다고 진짜 안 좋은 것은 아니고

누가 조금 병에 대해서 안다고 하니 호기심에 물어보는 것이다.

 

내가 사무실을 차리고 개량 한복이라도 입고

머리도 길러 질끈 동여매고 찾아왔는데 턱 보기만 해도

어디가 어떤 증세가 있고......

이런 상황이라면 도사님 하면서 잘 받을 것이지만

아픈게 아니라 조금 안 좋은것 같다고 느끼는 호기심에 물어보는 사람에게

아무리 좋은 말을 해주어야 영양가 없는 아는 소리일 뿐이다.

암이나 풍처럼 큰 병이 거의 다 왔다면

일상적인 활동을 못하고 아파 몸져 누워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 대다수의 사람이다.

그러나 현실은 젼혀 그렇지 않다.

그러니 내가 어디 몸이 조금 안 좋은것 같다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실제로는 병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을 해야만 한다.

 

우리 어머니가 병원에서 만 5년을 투병하시다 돌아가시는 바람에

병원비를 충당하느라 집도 팔고 차도 팔고 했지만

끝내 어머니는 돌아가시고 말았다.

결론적으로는 자식들에게 생활의 어려움이라는 큰 짐을 안겨줬지만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해 주시고 가셨다.

그래서 열심히 기공 수련을 하고 있는 것이고

마음을 비우고 지족(知足)을 알기에 더 없이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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