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여행스케치

해인사 가는길

敎當 2012. 4. 22. 19:51

4월 14일 토요일

이 날은 산악회에서 가야산 산행과 해인사 성지순례를 함께 한다고 하기에

만사 제쳐두고 아침 8시에 산악회를 따라 나섰다.

 

 

목적지인 합천까지 거의 5시간이 걸리는 장거리 여행이었지만

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벚꽃의 화사함에 기분은 날아갈 듯하다.

 

 

해인사 인근 주차장에 도착한 우리는

비빔밥으로 점심을 먹고 해인사를 향해 출발을 하였다.

 

 

한 달 전 강원도 평창 현지답사 때만 하더라도 온 천지가 눈이었는데

계절은 잊지 않고 찾아와 얼었던 계곡물은 하얀 포말을 그리며 흐르고 있다.

 

 

이 날 해인사에는 행사가 있어서인지

아니면 봄에 겨운 춘심(春心)이 집에 있기에는 너무 좋은 날씨탓인지

제법 많은 인파가 붐비고 있었다.

 

 

해인사 가는 길목에는 많은 약초파시는 상인들이 있었는데

겨우살이도 한자리 차지하고 있었다.

 

 

<해인사 성지의 진정한 참배는 해인사성보박물관에서부터>라는

현수막이 눈길을 끈다.

 

 

원래 일정은 점심식사를 하고나니 오후 1시가 되었다.

그래서 1시에 해인사를 출발하여 참배를 하고 가야산 등반 후

오후 4시까지 주차장으로 모이는 것이었는데

산악회가 새내기인 관계로 인솔을 못해 가야산은 갈 수가 없었다.

해인사에서 얼마 되지 않는 거리의 가야산을 등반하지 못함은

이 날 등반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소나무의 자태가 기품이 넘친다.

해인사를 오르는 1Km의 길에는 왜 해인사가 고찰(古刹)인지

나무와 풀과 물과 바람이 증명해 보이고 있었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바위에게 법문 한 자락 들려주면

바위는 또 그것을 말없이 담아내고 있다.

 

 

길 옆에는 조릿대 혹은 산죽(山竹)이라 불리는 작은 대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길 옆에는 방문객을 위한 안내판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해인사를 오르다 보니 월광스님의 서화작품을 파는 곳이 있었다.

이 그림은 투명유리 안쪽에 붙어있던 것을 찍었다.

짊어진 바랑에는 의도적인지 우연인지는 몰라도

고(古)라고 씌여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깨달음이라는 것이 예로부터 찾아 헤메었던 것이었나 보다.

 

 

달마대사님의 기운이 범상치 않아 보인다.

그러면서도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은 체형이 나와 닮아서 일까.......흐

 

 

나무 위 새집처럼 보이는 것이 겨우살이다.

이처럼 많은 겨우살이는 처음 본다.

 

 

이 나무는 무늬가 독특하다.

나무 껍질 뿐만이 아니라 나무속도 마치 법문을 새겨 넣은 것 같다.

 

 

해인사 들어가는 오른쪽에 위치한 이 나무는 고목인데

나무 틈 사이에 돌을 끼워 넣었다.

그러고 나서 아마도 소원을 빌은 듯하다.

나무가 크기가 얼마나 되었던지는 옆의 두 보살님하고 비교해 보면

짐작이 가고도 남을 것이다.

 

 

해인사 경내로 들어가는 문이다.

아마도 <해동원종대가람>이라 쓰여져 있는 듯하다.

 

 

그냥 문을 달아 놓은 것이 아니라

이처럼 아래문틀이 있었다.

그냥 심심해서 달아놓은 것은 아닐텐데

이것을 왜 설치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부처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법당이다.

 

 

보통 절에 가보면 식수가 나오는 곳은 돌로 웅장하게 장식이 되어 있는데

소박하게 나무를 깍아 만든 식수대가 정겹다.

 

 

 

이 날은 <제 9차 화엄 21 천도법회>가 열렸다.

곳곳에 용선과 코끼리상 등 천도제에 쓰이는 물품들이 눈에 띄였다.

 

 

또 이날은 팔만대장경 보존을 위한 행사가 진행되었는데

머리에 대장경을 이고 도는 긴 행렬이 불심을 불러 일으키게 한다.

 

 

제목이 <부처의 소리>라는 안성금님의 작품이다.

작품 설명에는 이렇게 써있다.

부처의 보이지 않는 반쪽은

우리에게 감추어진 불성을 내포하여

스스로 되돌아 볼 수 있는 진솔한

내적 성찰의 무한대를 제시한다.

 

작지만 이 꽃들도 제자리를 지키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구세십세호상즉 잉불잡란격별성> 이라는 법성게의 한 대목이 떠오른다.

 

가야산 등반을 못하고 그 시간에

동동주에 파전으로 대신했던 시간이 아깝지만

그 날은 인연이 거기까지라고 생각하니

마음을 훌훌 털어 버릴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등산을 못해서 힘이 남아도는지

버스 안에서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추면서 뛰는 모습은 보기에 좋지 않았다.

산악회라는 미명아래 아직도 여전히 이런 종류의 관광문화가 남아 있었다.

나름대로의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이겠지만

솔직하게 다시는 이런 산악회는 가고 싶지 않았다.

오늘은 비오는 남한산성을 혼자 돌았다.

진달래가 뽀얀 운무로 몸을 휘감고

이슬비에 곱게 단장하니 붉은 자태가 황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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