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여행스케치

2012년 여름휴가(충북 영동 누교리)

敎當 2012. 8. 5. 19:04

 

 

올 초 부모님 산소에 다녀오려 했으나

형제간에 시간이 맞지 않아서 연기했던 벌초를

여름휴가를 이용해서 1일 다녀오게 되었다.

막상 벌초를 한다는 생각에 그랬는지 몰라도

몇 일 전부터 꿈자리가 뒤숭숭 하길래

산소에 무슨 일이 생기지 않았을까 조바심도 났지만

미리 걱정한다고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드디어 8월 1일 부모님 산소가 있는 충북 영동으로

아침에 출발을 하였다.

그러나 마음과는 달리 휴가철을 맞은 피서객들로

이미 고속도로는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었다.

영동에 도착을 하여 예초기를 빌리려 하니

오토바이 대리점에서 대여를 한다고 하는데

신랑은 대구로 출장을 가서 보이지 않고

가게를 지키고 있는 여자 분은 도통 내용을 몰라

신랑이 오는 오후 4시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소리에

통 사정을 해서 겨우겨우 수습하여 산소로 향하니

어느새 시간은 오후 3시를 지나고 있었다.

부모님 산소가 있는 곳은 약 500여평이 되는데

산소 자리를 뺀 하단에는 수맥이 흘러

갈대가 무성하게 자라고 있었다.

벌초를 마치니 어느덧 시간은 오후 6시를 막 지나고 있었다.

하산하여 저녁을 먹고

누님과 동생은 옥천 누교리라는 곳에 나를 내려 주고

서울을 향하여 바로 출발을 하였다.

이곳은 지인인 추암선생이 내려와 수련을 하는 도장이다

오랜 통화 끝에 시간을 내어 몇 달 전에 한 번 와봤는데

마을 맨 끝에 위치하고 있어 차단기를 내리면

사람의 통행이 없는 시골 중에서도 한적한 곳이다.

 

이곳의 주인이 이천년을 기념하여 세운 이천년 통일 기원탑이다

 

맑고 깨끗한 물이 도장을 끼고 흐른다.

 

 

이 약수는 지인이 단식하면서 마시는 유일한 생명수다.

마셔보니 맛은 달고 기운은 평이하다.

이 물을 마시면 단식에도 배고픔을 모른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그러나 이 더위에 물이 차갑지 않은 것으로 보아 건수인 듯하다.

 

 

산골이지만 시설은 일류호텔 부럽지 않은 곳이다.

야외에 그늘막을 치고 밭에서 딴 오이, 참외, 수박 등으로

한상을 차리고 런던올림픽을 관람을 하며 무더위를 식힌다.

따로 도를 닦지 않아도 신선은 이미 되어있는 것과 다름없었다.

 

마침 올림픽 경기를 시청하고 있는데

별장으로 향하는 차단기가 내려져 있지 않은 탓인지

길을 잘 못든 부부가 차를 몰고 올라왔다.

추암선생은 이젠 익숙한 풍경이 되어버린 탓인지

아무런 동요도 없이 약숫물을 권한다.

그리고는 모르는 곳에 왔어도 뭐라도 얻어가야 하지 않느냐며

직접 기른 단호박 하나를 넉넉한 마음으로 선듯 권하니

여름 햇살 만큼이나 화사하게 부부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뒤에 보이는 것이 주목나무 가지와 뿌리이다.

주목나무로 찻잔을 만들고 두충나무로 신발을 깍아 만들었다.

 

 

박이 여름 햇살을 담아내 점점 영글어 가고 있다.

 

이건 비트라고 하는 식물이라는데

잎에서 뿌리까지 버릴 것이 없다고 한다.

 

 

토마토가 옥구슬처럼 단아한 자태를 담아내고 있다.

 

아침 일찍 따가운 햇살을 피해 산행을 나섰다.

이곳의 특징은 산이 높지는 않은데 바위가 많고 가파르다.

오르다 보니 소나무가 자신을 휘감은 모습이 특이하다. 

 

마치 누가 일부러 돌을 쌓아놓은 것처럼 석탑의 모습을 하고 있다.

 

속세를 떠나 신선처럼 살아본 1박 2일의 짧은 일정을 마치고

옥천 시내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이곳 옥천 시내에는 블러그를 통해 인연을 맺은 Y가 살고 있는 곳이다.

이미 선약이 되어 있던 관계로 Y에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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