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사는이야기

진셍과 인삼

敎當 2011. 12. 15. 21:52

캐나다 로키 산맥을 여행하다 보면 이따금 인삼밭이 나타나곤 한다.

자연삼이 나는 곳은 지구상에서

한반도와 중국 동북부 북미주의 동해안이 고작이다.  

 

옥스퍼드 어원사전에 보면 인삼을 뜻하는 진셍(Ginseng)은

그 뿌리가 사람 모양 같다 해서 얻은 중국말에서 비롯됐다고 했다.

인삼은 동양권을 벗어나 지금은 서양권에서

보다 각광받는 세계적 영약이다.

김치 온돌 불고기가 세계어로 정착됐듯이 인삼하면 고려인삼이다.  

 

한국이 종주국이며 한국의 이미지를 대변하는데도

진셍으로 국제화 되어가는 것에 저항하여

농림부는 고려인삼(Korea Insam)으로

미국과 일본 중국등지에 상표 등록을 하고 캐릭터를 정해

여타 제품과 차별화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미 약효에 있어 중국삼과의 차별은 당나라 때부터 상식이 되어 있었다.

"인삼은 백제에서 나는 것을 상등품으로 치고

고려(고구려)산이 버금이다"('명>>>>별록주').

"중국 요동삼은 황삼이라 하여 고려삼에 비해

몸체나 약효가 허하다"('본초몽전)'.  

중국에서 한국산 삼이 얼마나 귀물이었던지는

당나라 시인 양만리가 신라삼을 선물받고 '사신라삼'이란 시를 남겼고,

문인 장식이 소동파의 집에 놀러갔다가 신라삼을 구경만 하고도

'신라삼 참견부'라는 시를 남겼을 정도다.

 

미국 작가 새뮤얼 애덤스의 '어느날 밤의 이야기'에 보면

서부개척 시절 산삼을 캐오면

뿌리당 두 갈래 지고 큰놈은 개당 10달러에 팔렸다고 한다.

이에 골드러시에 못지않게 인삼러시가 일어 씨를 말렸고

이 삼들은 모조리 홍콩 등지로 수출돼

그중 80%가 고려인삼으로 둔갑하여 팔려나갔다 했다.  

 

지금 떡삼으로 불리는 중국 인삼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인삼시장을 교란시킨 것도 그렇다.

고려인삼 이미지에 대한 역사적 세계적 상식을 말 해주는 사례들이다.

그래서 인삼을 진셍과 차별화하는데 별로 힘들지 않으리라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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