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사는이야기

레임 덕

敎當 2011. 10. 5. 10:29

♣ `레임 덕' 어원은?

클린턴 섹스 스캔들 이후 자주 거론되는 시사용어 중에 '레임 덕'이 있다.

보통 임기 말 대통령의 권력누수 현상을 일컫는 말로,

우리도 대통령 선거가 있을 즈음이면 흔히 쓰는 용어다.

레임 덕(lame duck)은 직역하면 '절름발이 오리' 쯤 된다.

왜 하필이면 이런 비유를 쓰게 됐을까?.

 

레임 덕이란 용어는 18세기 런던 증권시장에서 처음 등장했다.

빚을 갚지 못해 시장에서 제명된

증권거래원을 가리켜 레임 덕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경제적인 불구자 또는 무능자가 됐음을 빗댄 조어였는데,

이 의미는 지금도 살아있다.

 

레임 덕은 19세기에 미국으로 건너가,

재선거에 낙선하고 남은 임기를 채우고 있는

의원, 지사, 대통령 등을 칭하는 용어가 됐다.

힘 빠진 정치인의 한심한 신세를

뒤뚱뒤뚱 걷는 오리 모습에 비유한 것이다.

 

'레 임 덕 빌(bill)' 같은 합성어도 생겼다.

낙선자가 제출한 법안,

즉 통 과될 가능성이 희박한 법안을 뜻하는 표현이다.

이런 풍자적 표현에

돼지나 펭귄 따위가 아니라 굳이 오리를 끌어들인 것은

"이미 쓰러진 오리에 탄약을 낭비하지 말라"는

사냥꾼들의 '금언'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낙선한 정치인도 총 맞고 쓰러진 오리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장 죽는 것은 아니다.

남은 임기동안 남이야 뭐라건 자리를 지키고 앉아 정부 보조금을 타먹고,

정적을 괴롭히고, 자기를 떨어뜨린 선거구민들에게 될 대로 되라 식

'보복성' 권한 행사를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이런 부작용이 심각해지자

미국의회는 1933년 수정헌법 20조를 제정,

매2년 11월초에 뽑히는 새 의원들이

종전처럼 이듬해 3월까지 기다리지 않고

새해 1월3일에 막바로 임기를 시작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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