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화엄신장

화엄신장(7)

敎當 2010. 7. 8. 16:55

(7) 주산신(主山神)

 

산신은 산의 주인으로서 제 8 동진주(童眞住) 가운데 원바라밀에 해당된다.

산은 높고 움직이지 않는 것이다.

8주(住) 8행(行) 8행(行) 8향(向) 8지(地)가 모두

공 없는 지혜(無功智)로서 동요함이 없기 때문에 거기 비유한 것이다.

화엄경에는 원바라밀 가운데 해당되는 10도(度) 산신이 모두 열분 나온다.

1. 보봉개화주산신(寶峯開華主山神)

2. 화림묘계주산신(華林妙계主山神)

3. 고당보조주산신(高幢普照主山神)

4. 이진정계주산신(離塵淨계主山神)

5. 광조십방주산신(光照十方主山神)

6. 대력광명주산신(大力光名主山神)

7. 위광보승주산신(威光寶勝主山神)

8. 미밀광륜주산신(微密光輪主山神)

9. 보안현견주산신(寶眼現見主山神)

10. 금강밀안주산신(金剛密眼主山神)

 

[보봉개화주산신]은 원도(願度)중 제1 단(檀)바라밀에 해당되는데 

   적조로서 대정광광명해탈문을 얻으신 분이고

 

[화림묘계주산신]은 제 2 계(戒)바라밀로서 자비선근을 닦아 불가사의수중생해탈문을 성숙시킨 분이며,

 

[고당보조주산신]은 제 3 인욕바라밀로서 중생들이 좋아하는 인(因)을 닦고 근(根)을 장엄하여

   엄정제근해탈문을 얻었다.

 

[이진보계주산신]은 제 4 정진바라밀로서

   끝없는 세월에 허공처럼 물듦이 없는 마음을 가지고 정진하여 근정진 무염대해탈문을 얻고

 

[광조시방주산신]은 제 5 선바라밀로서 한량없는 공덕으로 초지(初智)를 깨달아

   보각오해탈문을 얻었으며

 

[대력광명주산신]은 제 6 반야라밀로서 자타의 우미(愚迷)를 벗어 사이우미행해탈문을 얻고

 

[위광보승주산신]은 제 7 방편바라밀로서 일체고를 벗어나 무유여해탈문을 얻었으며

 

[미밀광륜주산신]은 제 8 원바라밀로서 법광명을 연결하여 일체여래공덕문을 얻고

 

[보안현견주산신]은 제 9 력바라밀로서 꿈 가운데서 설법하여 증장선근해탈문을 얻고

 

[금강견고주산신]은 가없는 큰 뜻의 법문을 한소리로 연출하여 무변대의해탈문을 얻었다.

 

이 가운데 보봉개화주산신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입고 다음과 같이 찬송하였다.

옛날에 그지없는 좋은 행 닦고 지금에 얻은 신통 한량이 없어

법문을 널리 열기 티끌 수처럼 중생들로 하여금 깨닫게 하다.

상호로 몸을 장엄 세간에 가득 털구멍의 광명까지 모두 깨끗해

큰자비 방편으로 중생께 뵈니 화림묘계주산신의 깨달은 법문.

두루 나툰 부처님 몸 그지없어서 시방의 모든 세계 가득 찼는데

모든 기관 엄정하여 보는 이 환희 고당보조주산신이 깨달아 들고

오랜 겁 행을 닦아 게으름 없고 세간 법에 물 안 들기 허공 같으며

가지가지 방편으로 중생을 교화 이진보계주산신이 이 법문 알고

중생들 눈 어두워 험한 길 가 부처님이 슬피 여겨 광명 비치어

세상 사람 잠에서 깨나게 하니 광조시방주산신이 알고 기뻐해

옛적에 세간에서 행을 닦으며 세계 티끌 부처님께 공양하여서

보는 중생 큰 서원 세우게 하니 대력광명주산신이 밝게 알았고

수없는 중생들의 헤매는 고통 모든 업에 막히어 덮여 있거늘

지혜의 광명으로 모두 없애니 위광 보승주산신 해탈이로다.

털 구멍 구멍마다 음성을 내어 중생들의 마음 따라 부처님 칭찬

시방에 가득하기 한량없는 겁 비밀한 광륜주산신 들어간 해탈

간 데마다 부처님 앞에 나타나 가지가지 방편으로 묘법을 연설

중생들게 이익주는 수행의 바다 보안현견주산신이 이 법을 알고

법문이 바다같이 끝 없건마는 한 소리로 말하여 다 알게 하되

겁마다 연설해도 다함 없나니 금강 견고주산신이 방편 아네.

 

한국인의 산악신앙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실천되었다.

전 국토의 3분의 2가 산으로 형성된 나라이므로

천체신앙 다음으로서는 가장 지극한 신앙으로 숭배되었다.

후한서 동위전에

[그들은 산천을 숭배하되 그들의 부계(部界)가 따로 있어 피차를 간섭하지 아니했다]고 하였다.

또 [그들의 신앙에는 범에게 제사를 들여서 그것을 신으로 섬기는 경향이 있다] 하였으며

이것이 호랑이 산신령이 생기게 된 동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산에는 호랑이가 있고 호랑이는 무서운 동물로서 때로는 사람을 잡아먹는 행패가 있었으나

고대인들은 그것이 산신령의 분화신으로 나타나 벌준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그 같은 신앙이 나타나게 된 것이라 추정된다.

실로 산은 위대한 존재다.

이 세상 모든 존재가 다 산을 의지해서 살다가 마지막 죽어서도 그 속에 파 묻 쳐야 하기 때문에

산은 어머니의 품안처럼 따뜻하게 느껴졌고 또한 아버지처럼 위엄있는 신으로 모셔졌다.

단군신화에서 보면 산은 신의 강림처로서 인식되었고 또 주거지이면서

마지막 죽어서는 산신이 된 것으로 이해되었다.

고구려의 골령(骨嶺)은

하늘이 동명왕을 위해 직접 성을 지어준 봉우리라 전해지거니와

백제 금산사의 모악산은 우주의 축(宇宙軸)으로서 증산교에서 이해하고 있다.

말하자면 천신들이 지상에 내려올 때는 반드시 산을 이용하였기 때문에

산은 하늘과 땅의 중간매체로서 사람으로 말하면 배꼽, 머리의 가마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믿었다. 

또 하늘에서 내려온 모든 신들은 대부분 지상을 지켜주기 위해 하늘로 올라가지 않고

단군왕검처럼 산신이 되었다고 믿는 경우도 많았다.

 

가락국의 시조모 정견모주(正見母主)와 토함산 산신으로 신봉되고 있는 탈해왕이 그 예이다.

여기서 남자산신과 여자산신이 생긴다.

신라에는 선도성모의 신앙이 있고 또 혁거세를 낳았다는 서술성모(西述聖母) 이야기도 나온다.

특히 선도성모는 지혜비구니의 불사를 도왔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여자는 처음부터 산신으로 여겨졌는데

남자는 반드시 죽은 뒤에 산신화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모계중심사회에 있어서 어머니를 산과 같이 인식하고

남자는 외부에서 온 것처럼 생각했기 때문이다.

예컨데 단군은 하늘로부터 왔고 탈해는 바다출신이다.

그래서 산신을 보면 바로 왕을 본 것으로 여겨졌다.

경덕왕과 헌강왕이 산신을 친견했고 또 경덕왕 때는 5악과 삼산의 신이 대궐 뜰에 나타났고

헌강왕은 포석정에서 남산신이 나타나 춤추는 것을 보고 금비령에서는 북악신이 춤추는 것을 보았다.

이것이 뒤에 산신무(山神舞) 즉 상염무(霜髥舞)가 된다.

 

신라 제 5대 파사왕은 메뚜기로 인한 농사피해를 없애기 위해 산천에 제사했고

7대 일성왕은 북쪽 순례시 태백산에 친히 제사 지냈으며,

백제 근초고왕은 단을 모아 천지산천께 제사지냈다.

고구려 평원왕은 가뭄을 당하여 끼니를 줄이고 산천에 기도하였고

부여에서는 왕이 자식을 구하기 위하여 산천에 제사지낸 일이 있다.

그 전 사람들은 3월 3일 낙랑의 언덕에 모여 사냥하고

거기서 잡은 짐승들을 제물로 하여 천지신명께 제사지냈다.

그리하여 신라에서는 나력(奈歷) 골화(骨化) 혈례(穴禮) 3산과

토함산, 지리산, 계룡산, 태백산, 부악(父岳) 등에서 상사(上祀) 중사(中祀)를 지내고

상악(霜岳), 설악(雪岳), 감악(岳), 서술(西述) 등 전국 24처에서 소사(小사)을 올렸다.

모두 이것은 국가수호와 재해방지를 위한 국가적인 행사였다. 

 

고려태조는 산천의 음우(陰祐)로 나라를 세웠다고 산천을 지극히 섬겼고

태종은 불사를 위해서는 8관회를 신들을 위해서는 천령, 용신, 대천과 5악 명산을 받들도록 교시하였다.

특히 고려에서는 부소산과 송악, 곡령(鵠領)등이 텃밭이 되었다.

그리하여 선왕선후(先王先后)에 대한 가상존호(加上尊號), 대묘친제(大廟親祭)나

왕의 순행 귀환 시에는 산에다가 가호(加號)를 시행하였는데

가호란 신호(神號), 덕호(德號), 훈호(훈號), 존호(尊號), 작호(爵號), 총정(總正),

지기(知機) 등을 주어 그 자체를 높임으로서 그 이름을 영예롭게 하는 풍습이 생겼다.

3별초 난이 평정된 뒤에는 무등산, 금성산, 가악산의 음우를 감사한 것은 그 본이다.

또 국가에 변고가 있을 때는 대궐 뜰 안에 산천의 신들을 모셔다가

왕이 친히 제사를 지내기도 하고 산천에 초막을 짓고 신병(神兵)을 모셔 기원하였다.

동 금강산, 남 지리산, 중 삼각산, 서 묘향산, 북 오대산은 고려후대 5악으로 섬겨졌고,

동 오대산, 남 속리산, 중 백악산, 서 구월산, 북 장백산 5진은 이미 태조 때부터 제사 지내온 산이다.

이것이 나중에 민속신앙에서는 진산이 지역의 수호신으로 섬겨졌으며

특히 정현모주와 선도산성모 성거산성모(고려왕조의 시조여신)

남해왕부인 운계산성모, 지리산성모천왕은 다 여산신으로서 크게 받들어지고 있다.

여기서 노적봉 산할미사상이 나와 물할미와 지모신과 산모신이 3 신위를 차지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렇게 산악신앙이 숭배되어 오는 과정에서 도교의 신선사상과 접합하여

산신령은 산속에 사는 신선이라 하여 선풍도골의 노인신선상이 구상되고

호랑이는 그의 말로서 심부름을 하고 있다하여 선산(仙山)이라는 개념이 생기게 되었다.

 

산신제를 마을에서 지내면 동신제(洞神祭), 서낭굿, 별신굿, 당상굿 등의 주신이 되고

따로 모시면 산신당(山神堂)이 되었으며 불교에서 산신각(山神閣)을 지어 추모하기도 하였다.

불교에서는 산신을 [만덕고승성개한적산왕대신](萬德高勝性皆閑寂山王大神)이라 하여

만가지 덕을 갖추고 뛰어난 성품을 한가롭게 가지고 계신 신으로 보았으며

이 신은 자기 절사에 항상 계신 분(절 산에)과 서방법계에서 지극히 영험을 나타내시는

산왕대신(십방법게지령지성산왕대신)으로 나누어 거목(擧目)하고 있다.

그리고 이 산왕대신들은 [가장 신통하고 영험 한데다 또 위엄과 용맹이 있어

용맹한 곳에서는 마군은 항복받고 영험한 곳에서는 재앙을 없애고

복을 내려 구하는 것을 원만히 성취시켜주는 일을 하는데

그의 권속으로는 후토성모(后土聖母)와 오악제군(五岳帝君), 팔대산왕(八대山王),

안제부인(安濟夫人), 보덕진군(保德眞君) 등이 있는것]으로 되어 있다.

또 산왕경에 보면 대산과 소산(大山小山)의 산왕대신과

대악과 소악(大岳小岳)의 산왕대신, 미산곳곳(尾山재호)의 산왕대신,

26정(二十六丁) 산왕대신, 외악명산(外岳明山) 신왕대신, 사해피발(四海피髮) 산왕대신,

명당토산(明堂土山) 산왕대신, 금궤대덕(金궤大德) 산왕대신, 청룡백호(靑龍白虎)

산왕대신, 현무주작(玄武朱雀) 산왕대신, 동서남북(東西南北) 산왕대신

원산근산(遠山近山) 선왕대신 상방하방(上方下方) 산왕대신, 흉산길산(凶山吉山) 산왕대신이 있는데

이들은 다 영축산에서 옛적에 부처님의 부촉을 받고 강산을 위진하며 중생을 제도하되

푸른 하늘 흰 구름 속에서 구름을 타고 학처럼 날라 다니는 분들로 이해되고 있다.

 

그런데 제주도에서는 스스로 자청하여 산신교를 만든 경우도 있다.

실로 불교는 신을 믿지 않는 종교이므로 산신에 대한 관념도 크게 가지고 있지 아니하였다.

그런데 이처럼 민속적으로 신앙 되어온 산신이 불교에 전반적으로 떠맡겨진 것은

불교가 크게 성하여 그 의식이 장엄하게 이루어지면서부터 성립된 것으로 아는데

여기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옛날에 어떤 선비가 산신을 섬기며 고시공부를 하였다.

시험 치러 가다가 어느 바위 옆에 가서 잠깐 쉬게 되었는데 갑자기 호랑이 꼬리가 손에 잡혔다.

돌아보니 호랑이는 굴속에 있는지 그 형체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꼬리를 놓으면 호랑이가 달려와서 곧 자기를 해칠 것 같아 몸부림치고 있는데

마침 한 스님이 지나갔다. 선비가 사정이야기를 하였다.

“나는 시험보러 가는 길인데 이 호랑이를 놓으면 꼭 죽겠으니 호랑이를 죽여달라”

그러나 스님은 “중이 살생하는 것 보았느냐”하면서 그냥 가려하자

“그럼 내가 죽일테니 잠깐만 꼬리를 잡아달라” 하였다.

그것마저 물리칠 수 없어 호랑이 꼬리를 잡았더니 선비는 그길로 도망쳐 버려

지금까지 스님이 그 꼬리를 잡고 몸부림치고 있다 하였다.]

재미있는 이야기 이다.

이것은 유교나 도교의 선비들이 주관하던 산신재를 강제로 불교에 떠맡겨 놓은 설화이다.

 

1057년 오응송(吳應頌)씨는 산신의 계시를 받고 산신교를 만들었다.

물론 그 이전부터 수렵을 주업으로 삼는 분들이 각기 잡은 짐승들을 가지고

산신에게 재판을 받는 산신놀이라는 것을 믿는 경우도 있었기 때문이다.

또 사냥이나 백정을 주업으로 삼는 분들이 1년에 한번씩 산신에게 기도하여

그들이 소령(所領)하고 있는 짐승들을 잡아 먹더라도 집안에 탈이 나지 않고

건강하고 재수있게 해달라고 비는 산신본풀이를 하게 된 것이다.

하여간 산신신앙은 한국인에 있어 용궁신앙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토속신앙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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