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육조단경

육조단경(1)

敎當 2010. 6. 16. 09:23

1. 序言 - 머리말

 

혜능(慧能)대사가 대범사(大梵寺) 강당의 높은 법좌(法座)에 올라

마하반야바라밀법을 설하고 무상계(無相戒)를 주시니,

그 때 법좌 아래에는 스님·비구니·도교인(道敎人)·속인 등, 일 만여 명이 있었다.

소주(韶州) 자사 위거와 여러 관료 삼십여 명과 유가(儒家)의 선비 몇 몇 사람들이

대사(大師)에게 마하반야바라밀법을 설해주기를 함께 청하였고,

자사는 이윽고 문인 법해(法海)로 하여금 설법 내용을 모아 기록하게 하였으며,

후대에 널리 행하여 도를 배우는 사람들이 함께

이 종지(宗旨)를 이어받아서 서로서로 전수케 한지라,

의지하여 믿는 바가 있어서 이에 받들어 이어받게 하기 위하여 이 <단경(壇經)>을 설하였다.

 

2. 尋師 - 스승을 찾아감

 

혜능대사는 말씀하셨다.

"선지식들아, 마음을 깨끗이 하여 마하반야바라밀법을 생각하라!"

대사께서는 말씀하시지 않고 스스로 마음과 정신을 가다듬고 한참 묵묵하신 다음 이윽고 말씀하셨다.

"선지식들아, 조용히 들어라. 혜능의 아버지의 본관은 범양(范陽)인데 좌천되어

영남의 신주(嶺南新州) 백성으로 옮겨 살았고 혜능은 어려서 일찍 아버지를 여의었다.

늙은 어머니와 외로운 아들은 남해로 옮겨와서 가난에 시달리며 장터에서 땔나무를 팔았었다.

어느 날 한 손님이 땔나무를 샀다.

혜능을 데리고 관숙사(官宿舍)에 이르러 손님은 나무를 가져갔고,

혜능은 값을 받고서 문을 나서려 하는데 문득 한 손님이 <금강경> 읽는 것을 보았다.

혜능은 한 번 들음에 마음이 밝아져 문득 깨치고, 이내 손님에게 묻기를

"어느 곳에서 오셨기에 이 경전을 가지고 읽습니까?"하였다.

손님이 대답하기를

"나는 기주 황매현(黃梅縣) 동빙무산에서 오조(五祖) 홍인(弘忍)화상을 예배하였는데,

지금 그 곳에는 문인(門人)이 천여 명이 넘습니다.

나는 그 곳에서 오조대사가 승려와 속인들에게 다만 <금강경> 한 권만 지니고 읽으면

곧 자성(自性)을 보아 바로 부처를 이루게 된다고 권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하였다.

그 말을 들은 혜능은 숙세의 업연(業緣)이 있어서,

곧 어머니를 하직하고 황매의 빙무산으로 가서 오조 홍인화상을 예배하였다.

홍인화상께서 혜능에게 묻기를

"너는 어느 곳 사람인데 이 산에까지 와서 나를 예배하며,

이제 나에게서 새삼스레 구하는 것이 무엇이냐?"하셨다.

혜능이 대답하기를

"제자는 영남 사람으로 신주의 백성입니다.

지금 짐짓 멀리서 와서 큰스님을 예배하는 것은 다른 것을 구함이 아니옵고

오직 부처되는 법을 구할 뿐입니다"하였다.

오조대사께서는 혜능을 꾸짖으며 말씀하시기를

"너는 영남 사람이요 또한 오랑캐인데 어떻게 부처가 될 수 있단 말이냐?" 하셨다.

"사람에게는 남북이 있으나 부처의 얼굴 성품은 남북이 없습니다.

오랑캐의 몸은 스님과 같지 않사오나 부처의 성품에 무슨 차별이 있겠습니까?" 하였다.

오조스님은 함께 더 이야기하시고 싶었으나,

좌우에 사람들이 둘러서 있는 것을 보시고 다시 더 말씀하시지 않았다.

그리고 혜능을 내보내어 대중을 따라 일하게 하시니,

그 때 혜능은 한 행자가 이끄는 대로 방앗간으로 가서 여덟 달 남짓 방아를 찧었다.

 

3. 命偈 - 게송을 지으라 이르심

 

오조 홍인대사께서 하루는 문인들을 다 불러오게 하셨다.

문인들이 다 모이자 말씀하셨다.

"내 너희들에게 말하나니, 세상 사람의 나고 죽는 일이 크거늘 너희들 문인들은 종일토록 공양을 하며

다만 복 밭 만을 구할 뿐, 나고 죽는 괴로운 바다를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

너희들의 자성(自性)이 미혹하면 복의 문이 어찌 너희들을 구제할 수 있겠느냐?

너희들은 모두 방으로 돌아가 스스로 잘 살펴보아라.

지혜가 있는 자는 본래의 성품인 반야의 지혜를 스스로 써서 각기 게송 한 수를 지어 나에게 가져오너라.

내가 너희들의 게송을 보고 만약 큰 뜻을 깨친 자가 있으면

그에게 가사와 법을 부촉하여 육대(六代)의 조사(祖師)가 되게 하리니, 어서 빨리 서둘도록 하라."

문인들이 처분을 받고 각기 자기 방으로 돌아와서 서로 번갈아 말하기를

"우리들은 마음을 가다듬고 뜻을 써서 게송을 지어 큰스님께 모름지기 바칠 필요가 없다.

신수(神秀)상좌는 우리의 교수사(敎授師)이므로 신수상좌가 법을 얻은 후에는 저절로 의지하게 될 터이니 굳이 지을 필요가 없다" 하고, 모든 사람들은 생각을 쉬고 다들 감히 게송을 바치지 않았다.

그 때 화공 노진이 홍인대사의 방 앞에 있는 삼 칸의 복도에

<능가변상>과 오조대사가 가사와 법을 전수하는 그림을 그려 공양해서,

후대에 전하여 기념하고자 벽을 살펴본 뒤 다음날 착수하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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