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카페에 글을 올리고 있는 안양에 계시는 스님의 반야심경 강의에
댓글을 달았다가 호되게 망신을 당했다.
댓글 내용은 살생하지 말라는 부분에 관한 내 견해를 물은 것이었다.
짐승은 살아있는 생물이니 살생해서 그 고기를 먹는 것을 금한다는 말에
문득 의문이 떠올랐다.
<짐승은 살아있는 생물이라 살생을 하면 안되며 그 고기도 먹지 말라 하는데
왜 나무는 베어 장작으로 선조들이 써왔는데 그걸 금하는 말은 없느냐>는 요지의 댓글을 달아 물어본 것이었다.
즉 짐승이나 나무나 산목숨은 똑같지 않느냐는 일말의 사심도 없이 순수한 마음에서 물어 보았다.
에전에도 댓글을 달았을 때 공부를 많이 한 것 같다는 격려와 함께
궁금한 점이 있다면 질문하라 하기에 단지 공부 욕심에 댓글을 달았을 뿐이다.
또한 선사나 조사나 가릴 것 없이 물아일체(物我一體)를 외치고 있는데
만물과 내가 하나가 되려면 꽃 한송이 풀 한포기라도
소중히 해야 하는데........
내 댓글에 글을 달으셨는데
<그래서 나무도 태우면 연기를 내며 독성을 밷어 낸다.
그런데 왜 짐승과 사람이 죽으면 나무로 윤회한다고 율장에도 나와있지 않는 초목을 같은 급으로 보느냐.>라는 글이었다.
여기 까지는 정상적인 답변이라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그 밑에 갑자기
<처사는 왜 사마외도에도 나와있지 않은 말을 가지고 부처님 율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가?>라는 글귀와 함께 왜 내 강의를 희희희 꼬느냐면서
경전 공부할 자격도 없고 강의 들을 자격도 없으니 강의도 듣지 말고 댓글도 달지 말것이며
율장에 대해 따지고 싶거든 이번 토요일에 절에 갈 터이니 법망경 펴고 참회 하라 하신다.
따지자는 분이 먼저 참회부터 하라니 자기는 전혀 물러설 의사가 없다는 것일 게다.
거꾸로 애기하면 자기가 나보다 잘 났다는 말일 것이다.
삼장중에 경도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사람에게 율장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하심은
뭔 청천벽력 같은 소리 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
초발심 때는 초목에 대해 생각해 보지도 않았고 그럴 마음의 여유도 없었으며 궁금하지도 않았다.
낛시하던 사람이 무슨 말 못하는 나무까지........
나무도 태우면 독성을 밷어 낸다함은 일종의 저항인 것이다.
살아 있었다는 반증이 되기도 한다.
나무를 베어내면 좋지 않은 기운이 사방으로 뻗고 오래된 나무를 베다가 죽는 경우까지 발생을 한다.
초목이라 무시 할 수 없는 이유이고 질문을 하게된 바탕이 되었다.
이 질문이 이처럼 부처님 법에 큰 불경이 되는 것인지 불자 여러분에게 묻고 싶다.
스님도 아닌 일반 불자가 꼭 해서는 안될 질문이었는지를.......
공부를 가르치는데 학생이 모르고 자세한 설명에도 못알아 듣는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모르니까 배우는 것이지 알면 뭐 하러 공부를 할까.
남이야 알던 모르던 자기주장만 얘기하는 것은 강의가 아니라 자기 자랑이다.
더구나 물어 본다고 성질을 내는 것은 실력 없는 선생님이 하던 전형적인 방법인데.........
이때 가르치는 선생이 잘 못한 것일까, 아님 못알아 듣는 학생이 잘못된 것일까?
학창 시절을 떠올려 보면 알지도 못하면서 질문도 안하는 학생보다는
몰라도 질문하는 학생을 선생님이 이뻐 하셨던것 같다.
나도 물어보면 성질부리는 선생님 보다는 한번이라도 더 설명해 주시는
선생님이 좋았던 기억도 난다.
보시 중에서 법보시가 제일이다.
사람으로 태어나기도 어렵지만 사람으로 태어났어도
부처님 법을 듣기 어렵기 때문이란다.
미물도 염불이나 법문을 들으면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더 나은 세상에 태어난다 하거늘
하물며 사람에게 경전공부 할 자격이 없으니 하지 말라니..........
이것이야 말로 부처님 법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욕되게 하는 처사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말로만 탐진치를 삼독이라며 없애라 하고 정작 본인은..........
이래서 머리 깍았다고 다 스님이냐는 말을 듣는것 같다.
나는 가만히 있고자 하지만 바람이 불어 날 흔든다면 누굴 탓해야 할까?
나일까? 바람일까?
바람이 불지 않는다면 그건 이미 바람이 아닐 것이고
내가 흔들리지 않는다면 그건 부처님이지 사람이 아닐 것이다.
바람도 본분을 다했음이요 나도 본분에 어긋남이 없으니 별로 누굴 탓 할 이유가 없고 하고 싶지도 않다.
바람이 안불면 그 고요함을 어찌 알까.
이래서 또 하나 배워가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