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님 한 사람이 친구를 방문했다가 날이 저물었다.
헤어질때 그 친구가 초롱불을 들려주며
가면서 길을 비추라고 하였다.
그러자 장님이 말했다.
“나한테는 초롱불이 필요없네.
밝거나 어둡거나 마찬가지 이니까.”
“그건 나도 아네.그러나 자네가 초롱불을 비추지 않고 가면
자네와 다른 사람이 부딪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나?”
그래서 그 장님은 초롱불을 들고 길을 나섰다.
그런데 얼마 못가서 정말로 누군가와 부딪치고 말았다.
그러자 장님이
“어디를 보고 다니시요? 이 초롱불이 보이지도 않소?”
그러자 부딪친 사람이 대꾸 했다.
“불꺼진 초롱불을 어찌 보겠소?”
이와 같이 다른 사람의 관념으로
또 다른 사람을 비추는 것은
초롱불이 꺼져 있는지도 모르는
장님에게 초롱불을 들려 주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