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선(禪)과 진언

선이야기11

敎當 2009. 7. 1. 09:22

장님 한 사람이 친구를 방문했다가 날이 저물었다.

헤어질때 그 친구가 초롱불을 들려주며

가면서 길을 비추라고 하였다.

그러자 장님이 말했다.

“나한테는 초롱불이 필요없네.

밝거나 어둡거나 마찬가지 이니까.”

“그건 나도 아네.그러나 자네가 초롱불을 비추지 않고 가면

자네와 다른 사람이 부딪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나?”

그래서 그 장님은 초롱불을 들고 길을 나섰다.

그런데 얼마 못가서 정말로 누군가와 부딪치고 말았다.

그러자 장님이

“어디를 보고 다니시요? 이 초롱불이 보이지도 않소?”

그러자 부딪친 사람이 대꾸 했다.

“불꺼진 초롱불을 어찌 보겠소?”

이와 같이 다른 사람의 관념으로

또 다른 사람을 비추는 것은

초롱불이 꺼져 있는지도 모르는

장님에게 초롱불을 들려 주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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