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득수학어자(不得隨學語者)하야 단취구판(但取口辦)이어다
-학어자(말 배우는 사람)를 따라서
단지 구판(말하는 것 가지고 판단함.입갖춤)만을 취하지 말지어다
소위사음수(所謂蛇飮水)하면 성독(成毒)하고
-소위(=이른바) 뱀이 물을 마시면 독을 만들고
우음수(牛飮水)하면 성유(成乳)달하야
-소가 물을 마시면 우유를 만드는 것과 같아서
지학(智學)은 성보리(成菩提)하고
-지학(슬기롭게 배우는 것)하는 이의 배움은
성보리(보리를 이룸.위없는 큰 지혜를 이룸)하고
우학(愚虐)은 성생사(成甥死)라함이 시야(是也)니라
-어리석은 이의 배움은 생사를 이룬다 함이 이것이니라
우부득어주법인(又不得漁主法人)에 생경박상(生輕薄想)하라
-또 법은 주관하는 사람에
시러금 경솔하고 가벼운 생각을 내지 말라
인지어도(因之於道)에 유장(有障)하면
-이로 인하여 도에 유장(장애가 있슴)하면
불능진수(不能進修)하리니 절수신지(切須愼之)어다
-닦음에 정진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없으니
절대 모름지기 이를 삼가할지어다
논(論)에 운(云)하되 여인(如人)이 야행(夜行)에
-논어에 이르기를 어떤 사람이 밤에 움직일 때에
죄인(罪人)이 집거당로(執炬當路)어던
-죄인이 횃불을 잡고 길을 맡았는데
약이인악고(若以人惡故)로 불수광명(不受光明)하면
-사람이 악인이라 하여 횃불(광명)을 따르지(받지) 아니하면
타갱락참거의(墮坑落塹去依)라하시니
-구덩이에 빠지고 참호에 떨어져 버린다 하시니
문법지차(聞法之次)에 여리박빙(如履薄氷)하야
-법을 들을 적에 살얼음을 밟는 것과 같이하여
필수측이목이청현음(必須側耳目而聽玄音)하며
-반드시 모름지기 귀와 눈을 기울여 현묘한 소리를 들으며
숙정진이상유치(肅情塵而賞幽致)라가
-마음 티끌을 밝히어 극진하고 미묘한 그윽한 이치를 찬양하다가
하당후(下堂後)에 묵좌관지(黙坐觀之)하되
-땅에서 내려온 후에
묵묵히 앉아서 이를 관 하되
여유소의(如有所疑)어던 박문선각(博問先覺)하며
-만일 의심되는 바가 있거든
널리 먼저 깨달은 이에게 여쭈며
석척조순(夕惕朝詢)하야 불람사발(不濫絲髮)이어다
-저녁에 고민하고 아침에 물어
실오라기 털끝만큼이라도 소흘히 하지 말지어다
여시(如是)라야 내가능생정신(乃可能生正信)하야
-이와 같아야
이에 능히 바른 믿음을 내어
이도위회자여(以道爲懷者歟)저
-도로써 마음을 품은 자라 할 수 있을 것인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