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난 오전에 혼자서 법당에 앉아
법당에 켜져있는 촛불을 보며
기수련을 하고 있엇다.
사실 말이 기수련이지 기도도 아니요
그저 편히 숨쉬며 마음을 가라 앉히고
아무 생각없이(좀 고상한척 하면 무념 무상?)
법당에 켜져있는 촛불만 하염없이 쳐다볼 뿐이다.
그때 어느 순간에 법당의 촛불이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촛불 반경 4~50cm를 빼고서는
주위가 갑자기 뿌옇게 보이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눈이 한곳만 바라보니
피곤해서 그런줄 알고 별로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다.
어느 순간에는 사물이 다 똑바로 보였다가
어느 순간에는 흐려지기를 반복하더니
갑자기 불상뒤에 모셔져 있는 호신불들이
소리만 나지 않았을뿐 줄지어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한곳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이었다.
벌건 대낯에 두눈을 부릅뜨고 있는데
이런 착시라니 도저히 믿겨지지 않았다.
놀란 나는 얼른 자세를 풀고 심호흡을 한후
다시금 아까와 같은 자세를 취하니
조금의 시간이 흐르자 역시 아까와 똑같이
호신불들이 줄지어 한곳으로 빨려 들어 가는 것이 었다.
그때의 심정이란 "이런게 정신착란인가?" 하는 두려움반 호기심 반이었다.
더이상 하면 안될것 같다는 느낌이 왔다.
기 수련을 잘못하다 보면 역기가 들거나 魔가끼여
일명 똘아이가 되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큰스님 曰
기 수련 하다가 이상한게 보이면 1분이상 보지 말란다.
기 수련을 하다보면 신기한 현상들이 여러 형태로 나타나는데
그것에 빠지다 보면 식음 전폐하고 그것만 보다가 똘아이가 된단다.
사실 촛불보기는 누가 시켜서 한것이 아니고
촛불 기도에 착안하여 시험해본 것인데
마가 낀다는 얘기에 모골이 송연 해진다.
그래서 촛불보기는 그만하고 법당에 앉아서
아까의 무념 무상에 빠지게 되니
그냥 가부좌에 2~3m앞 법당 바닥만 주시하는 것이다.
무얼 보는게 아니기 때문에 이것이야 말로
마가 낄수 없는 가장 안전한 것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정진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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