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2월 중순쯤 갑자기 목덜미에 뽀드락지가 났다.
수련하는 과정에서 이미 종기가 여러차례 났던터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익숙하게 약국에 들러 고약을 사서 붙였다.
2019년 2월에도 머리에 종기가 났었고 이명례고약을 사서 붙였는데 혹시 몰라 소염재를 먹었다.
약 2~3주에 걸쳐 머리 속에 있던 안좋은(?) 내용물이 연신 흘러나왔고 이내 별 탈 없이 마무리가 되었다.
그 다음에는 항문 주위로 부어오르더니 3곳이 터지면서 그곳으로 역시 안좋은 내용물이 쏟아져 나왔는데
한 3~4주 고생은 했지만 역시 병원에 가지않고 잘 마무리가 되었다.
이때 병원에가지 않았던 이유는 마치 음식을 잘 못 먹거나 탈이나면 토하듯이
몸 속에 안 좋은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이 많으면 몸이 자동으로 배출하기 위해 이렇게 종기가 나면서
그곳으로 자동배출을 하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병원치료를 통해 강제적으로 봉합하기 보다는 시간을 갖고 천천히 몸 안의 안좋은 것들이
충분히 빠져 나오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리는 나름의 신념(혹시 잘 못된 것일지라도)이 있었는데
특히 병원에 안가고 자가치료를 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열이나거나 아프지 않았다는 것이다.
덕분에 주변에서 미련하다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소신(?)껏 치료를 해 일단락지었기 때문에
이런 경험 때문인지 이번 종기에도 당황하지 않고 익숙하게 고약을 붙였던 것이다.
이틀에 한번씩 고약을 새로 붙였는데 이번에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약국에서 소염제를 사서 복용을 했다.
고약이 한통에 3봉 들어 있으니까 한 일주일을 그렇게 보낸 셈이었다.
그런데 이번 종기는 에전과는 다르게 부어오르는 느낌이 들었고 아주 심하지는 않았지만 조금 아프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소염제를 사러 다시 약국에 들렀다가 약사에게 계속 소염제를 먹고 고약을 붙여도 될런지
아니면 병원에 가야 할 정도인지 물었는데 약사는 당장 병원에 가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내었다.
마침 이번 종기는 과거와 다른것 같다는 느낌이 있어서 바로 근처의 피부과로 향했다.
음...내 나이 때에는 고약이라는 것이 과거부터 종기가 났을때 붙이는 특효약(?)처럼 인식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고약을 붙이는 것이 익숙하지 병원에 가는것이 익숙한 것이 아니지만 망설임 없이 바로 간 것이다.
그만큼 중요한 자리에 종기가 난 것이었으며 이전과는 확연히 병증이 달랐다는 것이다.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환부를 보였는데 왜 병원에 바로 와야지 고약을 붙였느냐고 난리다.
종기에는 고약인데.......ㅎㅎㅎ.....이렇게 말하기도 난감하다...ㅋ
이번에 종기가 난 곳은 신경이 지나가는 곳과 아주 밀접한 곳이라서
잘못 방치하면 위험에 빠질 수도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신속하게 병원에 왔던 것이고
신경이 예민한 곳인만큼 마취를 하고 수술을 해 종기를 치료 하는줄 알았는데 마취없이 그냥 힘으로 눌러 짜낸다.
마치 병원에 바로 안오고 고약이나 붙인 내 행위에 대한 응징(?)을 하듯이 힘껏 누르다 못해
간호사까지 대동하고 함께 눌러대니 악 소리가 절로 났다.
아악...으으으...커억....으으음.....!!!
아파도 이번에 피고름을 짜 내고 주사 맞고 약 먹으면 좋아지겠지...그러니 이 아픔을 잘 참아내자
속으로 다짐을 하며 참다보니 끝나지 않을것 같던 치료도 어느덧 끝이 났다......휴우~
치료는 끝이 났어도 한동안 머리를 뭐로 얻어 맞은듯이 아파서 잠시 앉아 있었는데
주사 맞으시고 약 이틀치 처방했으니 이틀 뒤에 다시 오라고 한다.
그러면서 시간이 되면 내일이라도 와서 피고름을 짜 내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번 한번으로 짜는 것이 끝이 아니라 계속 짜야 한다고?.....하늘이 무너지는 소리였다.
내가 아픈것은 잘 참는 성격이라 어지간한 것은 아프다고 엄살 안 피는데 이 종기를 짜는 일은 진짜 아팠다.
항생제 주사가 아플 것이라고 간호사가 말했는데 종기를 짜낸 후라 전혀 아프지 않았다...ㅎㅎㅎ
이날 병원에 간 이후로 한 50일을 계속해서 병원에 다녔는데 거의 이틀에 한번꼴로 종기를 짜내는 고통을 맛 보았다.
이러니 극심한 고통으로 인해 시간이 나면 매일 오라는 병원장님의 말은 실현 불가능한 처방이 되고 말았다.
사실 이틀에 한번 가는 것도 용기(?)가 필요 했을 정도인데 매일 오라고?....ㅠ
그런데 이런 고통의 연속을 맛보면서 좋기가 난 일이 감사 할 일이라고?
이때 수련으로 인해 나타나는 명현현상으로 발목을 중심으로 종아리와 발바닥쪽으로 냉기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었다.
수련해서 기운을 돌리면 종아리부분의 냉기가 발쪽으로 내려갔다가 자려고 누으면 종아리로 도로 올라왔다.
특히 위(胃)경이 지나가는 자리와 간(肝)경이 지나가는 자리의 냉기가 심했는데 자려고 누우면
종아리에 타조알 만한 얼음 덩어리가 있는 듯이 느껴져서 자다깨다를 반복하게 되었다.
이 병증은 이미 일년도 더 된 것이었는데 아무리 수련을 열심히 해도 쉬 정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 종기가 나고 2번째인가 병원에서 피고름을 짜내고 나서 그 날 밤에 잠을 자다가 뜨거운 열기에 잠을 깼다.
얼굴을 제외한 몸 전체가 뜨거운 열기에 휩싸여 있었는데 지금 살고 있는 집이 냉기로 인해 얼굴 이외에는
이불 밖으로 몸을 내 놓고 잔적이 없는 곳이고 더구나 밤마다 종아리 냉기로 인해 잠을 깨던 곳인데 열기라니...
우리가 몸살이 나도 몸에 열이 나는데 그때의 열은 무거운 열기라면
이번 열기는 아주 가볍고 경쾌한 열기라고 할 수 있었다.
그때 이후부터 다리쪽의 냉기가 서서히 풀려 손과 발끝을 타고 열기가 나가기 시작을 했는데 어떤 경우에는
내 몸속에 이처럼 뜨거운 열기가 있었나 할 정도로 막강한 열기가 쏟아져 나왔다.
글을 쓰다보니 기수련 하는 애기만 있고 불교 애기는 없어서 이사람이 불보살의 가피는 잊고
너무 기수련 애기만 하는 것은 아닌가 할 분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까지 십여년 동안 아침마다 명상과 독경을 빠트린 적은 없다.
천지팔양신주경을 시작으로 예불문 발원문 천수경 그리고 정근을 하다 반야심경 독경을 끝으로 아침 기도를 마친다.
독경의 시간만 거의 한시간 정도 소요가 된다.
읽는 경전에 따라 움직이는 기운도 다 다르다.
젊었을때는 세속인들 처럼 돈 버는 일에 열중이었는데 불교를 알고 기수련을 하면서
몸 속의 종기도 나를 살리려는 내 몸의 방어기전이며
부처님의 생각과 느낌과 관점으로 세상을 보니 감사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물론 아직도 수행이 부족해서 불쑥 과거의 내 생각과 느낌과 관점으로 세상을 대하고자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내 그 생각은 사라지고 고요해지니 마음은 언제나 평화로와 진다.
예전 불구덩이에 빠져 허우적 거리던 나는 이제는 사라진듯 하다.
일체유심조.....그 가르침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보냅니다.
모두 성불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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