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사는이야기

인과응보 건강검진

敎當 2015. 1. 26. 15:45

작년 2014년은 정기 건강검진을 받는 해였다.

과거 풍이 온 것도 병원이 아닌 절에 가서 알게 되었고

치료 또한 병원이 아닌 절에서 치료를 할 만큼 병원과는 담을 쌓고 살았다.

만약 병원에 갔었다고 해도 아마 병원에서 풍을 잡아내지 못 했을 것이고

아무 이상 없다는 말을 철썩 같이 믿고 똑같은 생활을 했을 것이며

그랬다면 아마 지금 이런 글을 쓴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다행(?)이 제도권을 무시하고 절에서 치료를 했기 때문에

덤으로 불교공부와 대체의학 성명학 기수련 등 다양한 공부를 할 수 있었다.

그랬는데 작년에는 큰맘을 먹고 건강검진을 받아 보기로 한 것이다.

 

건강검진 대상은 위내시경과 대변검사를 통한 대장검사를 하고

소변검사를 통한 신장의 문제여부 그리고 피검사를 통한

당뇨병 고지혈증 등 기본적인 검사와 혈압 등을 검진을 했다.

이런 검사를 한 번도 해 본적이 없어서 무식자였던 나는

그냥 평상시 하던 대로 하다가 검사를 받으면 될 것이라 생각을 했다.

5개월을 쉬면서 시간이 많이 있을 때는 검진을 할 생각을 안 하다가

12월에 직장에 나가기 바로 직전에야 검진을 할 생각을 한 것을 보면

내가 참 게으르고 미련한 인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ㅎㅎㅎ

 

조금 큰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으려고 했는데 예약을 해야 하고

날짜도 바로 검진을 할 수 있는게 아니었기에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서

집에서 가까운 의원 중에서 다음날 검진 가능한 병원을 선택해서 검진을 받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건강검진을 받으려면 전날 저녁 9시 이후로는 금식이라 써 있었고

음식은 물론 물조차 먹지 말라고 되어 있었다.

 

건강검진을 받기 전날에 난 역시 5시간에 걸쳐 산행을 했다.

산행을 마치고 일상처럼 찜질방에 가서 목욕을 했다.

5시간 산행을 하면서 거의 물을 마시지 않고 중간에 휴식을 취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남과 같이 산행을 하는 것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않는다.

같이하는 산행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좋다고 하지만 친목보다는

오로지 건강을 위해 산행을 하기 때문에 내 체력에 맞춰 할 수 있는

<나홀로 산행>이 가장 적합하고 또 술 먹지 않을 수 있어서 좋다.

 

한 겨울 영하 10 여도의 날씨에도 늦가을 등산복을 입고 산행을 하지만

쉬지 않고 산행을 하다 보니 등산복은 온통 땀으로 젖어버린다.

이렇게 흠뻑 산행으로 땀을 내고 또 찜질방에 가면 옷이 땀으로 다 젖는다.

한 번의 입실로도 옷이 다 젖을 정도로 장시간 있다 보니 몸의 수분이 온통 다 증발했을 것이다.

난 모래시계를 보지 않고 힘들면 나오고 괜찮으면 오래 있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가지는 않는다.

온몸의 수분을 땀으로 다 배출을 시켰으면 당연히 물을 많이 마셔야 하는데

난 별반 많은 물을 따로 마시지 않는다.

그런데 그날은 오후 늦게 갈증이 많이 났다.

하지만 시간은 이미 금식을 해야 하는 9시를 넘어서 있어서

난 할 수 없이 그냥 참을 수밖에 없었고 그런 상태로 아침에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 도착해서 건강검진에 대해 간호원의 얘기를 들었다.

오늘 피검사를 하고 집에 가서 채변을 해 와야 한다는 것이다.

의사와의 면담을 기다리고 있는데 간호원이 내 이름을 부른다.

가보니 종이컵과 테스트지를 주면서 ~변 받아서 테스트지에 묻혀 오라고 한다.

사실 소변인지 대변인지 앞의 글자는 정확히 발음하지 않았고

설령 정확히 발음을 했다고 하더라도 약한 발음이라 구별하기 어려웠다.

 

난 집에 가서 변을 받아와야 한다고 들었는데 병원에 온 환자의 편의를 봐주려고

지금 테스트지에 변을 묻혀 오라고 하는 줄 알았다(엄청난 착각이었지만^^).

왜냐하면 소변을 검사한다는 설명은 전혀 듣지 못했고

대변검사에 관한 말만 들은 상태에서(정확히는 검진 무식자여서)

갑자기 도구를 주니 테스트지에 변을 묻혀 오라고 그렇게 해석을 했다.

그래서 화장실에 휴지가 있냐고 물었고 없다고 하자

간호원에게 휴지를 달라고 해서 받아서 화장실로 향했다.

그 다음에 황당하고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음은.....ㅎㅎㅎ

 

우선 피검사를 했다.

난 사실 대장이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건강검진을 한 것이다.

예전에 직장생활을 할 때 직업의 특성상 술을 마시면 돈이 생겼고

난 이걸 핑계로 돈을 벌기위해 술을 마시는 것이라 스스로에게 위로하며

술을 많이 마셨기 때문에 건강도 나빠져 혹시나 하는 마음이 있었다.

 

소변검사를 해야 하는데 이미 화장실에 다녀 온 직후라 집에서 일을 본 후

테스트지에 묻혀 다시 오라고 하였는데 이때 그렇게 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것이 귀찮아서 난 시험지를 달라고 해서 화장실로 다시 갔다.

금방 본 소변이 나올리 없었지만 난 최선(?)을 다 해 볼일을 봤다.

언 수도에 물 떨러지듯 알알히 조금 나오는 소변을 시험지에 묻혔다.

이 때 색깔이 변하는 것을 눈으로 확인을 할 수 있었다.

어찌 어찌 해서 간신히 검진을 마쳤는데 검사 결과는 집으로 보내준다고 한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뒤 검사 결과지가 도착을 했다.

예전에는 혈압이 조금 저혈압이었는데(50~100정도) 아주 정상이었고

찌꺼기 소변으로 검사를 해서인지 이상소견이 발견되었고

당뇨가 120 정도가 정상인데 130이 넘게 나와 당뇨소견도 있었다.

예상외로 우려했던 대장은 깨끗하다는 판정이 나오고.....

다시 재검진을 받으라는 소견이 나와서 난 또 금식을 하고 검진을 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하며

124일 토요일 아침에 재검진을 받으러 병원을 향했다.

막상 병원에 가 보니 다른 검사는 할 수 없고 당뇨만 검사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당검사를 했는데 110이 나와서 당뇨는 이상이 없다고 판정되었다.

장시간 산행으로 인한 수분의 증발 때문에 몸에 잠시 이상이 왔었나 보다.

 

난 신장검사도 병원에 간 김에 받고자 했는데 그날은 안 된다는 것이다.

검진을 받는 날은 검진만 하게 되어있고 그날에 소변검사를 하면

의료보험 혜택이 되지 않게 법이 되어 있어 다음날 다시 오라는 것이었다.

뭐 이런 법이 있는지 내가 모르는 이유가 있겠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자영업을 하던지 직장생활을 하던지 바쁜 것은 한가지인데도 시간을 내서 왔건만

고가의 검진도 아닌데 굳이 다른 날 와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일들이 생긴 것은 인과응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간호사가 소변검사를 한다는 말만 해 주었어도

소변 테스트지에 변을 묻혀오는 웃긴 행동을 안 했겠지만 그것은 남에게서 원인을 찾는 것이고

살면서 많은 건강검진의 기회가 있었는데 한 번도 받지 않은 내 잘못이 크다.

또 일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고 장거리 산행으로 인해서

당뇨로 판정을 받은 것도 지혜로운 삶을 살지 못한 인과응보일 뿐이다.

작은 실수가 병원을 여러 날 들려야 하는 수고로움으로 변하였고

또 다시 돈을 들여야 하는 금전적인 손해 시간적인 손해 등

생각 없이 한 내 행동으로 인해 훨씬 더 많은 노력과 돈이 들어갔다.

 

현재의 나를 알고 싶으면 과거의 나를 보면 되고

미래의 나를 알고 싶으면 현재의 나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인과라는 것은 빈틈없이 짜여져 있어 원인 없는 결과를 만들지 않는다.

내 어리석음을 드러내면서까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나를 통해 간접적인 경험을 공유해서 지혜로운 삶을 사시길 바래서이다.

이미 지혜로운 삶을 사시는 분은 웃고 넘기시고...^^

어떤 면에서는 남보다 월등한 면도 있는데 한편은 이처럼 허당끼가 있다...ㅎㅎㅎ

결국 이번 주에 다시 소변검사를 통해 재검진을 받아야 한다.

 

처음 해보는 건강검진으로 인해서 기억에 남을 웃지 못할 일이 있었지만

건강검진을 통해서도 인과응보를 배우니 우리내 삶이란 것은 마음먹기에 따라

전부가 공부요 배움의 터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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