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여행스케치

사기막골 대원사

敎當 2013. 6. 17. 19:18

 

부동산을 한다고 출근하다 보니 어느덧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시간들을 뒤로 하고 그동안의 기(氣)공부한 것을

회향도 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현실참여 하고자

직장도 손해보험회사로 바꾼지 4개월이 되어 간다.

이왕 적극적인 현실 참여 쪽으로 마음을 먹은 김에

집에서만 하던 수련에서 벗어나 마땅한 절을 찾아보기로 하고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근교에 절이 3곳이 있었다.

하나는 시내에 위치한 절인데 예전 설계사무소 근무할 적에

내가 설계를 했던 곳이라 집에서도 가까워 먼저 찾아가 보았다.

그런데 어째 분위기가 썰~~~렁 하다.

종단의 표시도 없고 스님 같아 보이지 않는 분(?)이

신도가 없어서 법회는 보지 않는데 기도는 아무 때고 와서 하라고 한다.

 

 

 

그래서 다음 행선지로 택한 곳이 천태종의 절이다.

절에 가는 길목에 장미가 금새라도 쏟아질 듯이 한아름 피어 있다.

종무소에 들려 안내를 받으려 하는데

큰 절이라 신도가 늘던지 줄던지 별 관심이 없어 그런지

말을 건네면서도 별인 아닌 같은 신도 일에 참견을 하니

말이 이어지지 못하고 중간에 자꾸 끊긴다.

종무소가 이러니 스님 만나서 친견하기는 더욱 힘들어 보인다.

이러니 초발심 자들이 규모가 큰 절만 보고 갔다가

낙심해서 초발심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절에 다니면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혹시 스님이 공부를 가르쳐 주는지 조심스레 물었는데

공부는 불교대학 다니면 된다고 한다...흐! 누가 그걸 모르나^^

 

기왕 간 김에 법당에 들러 기도나 좀 하려고 올라갔다.

연세 드신 보살남과 거사님 두 분이 넓은 법당에

한라산과 백두산만큼 멀리 떨어져 앉아 염불을 하고 있다.

관세음보살을 찾는데 거사님의 염불은 구슬프고

보살님 염불은 처음에 무슨 소리인지 모를 만큼 악을 쓰면서 하고 있었다

나중에야 그것이 관세음보살 염불을 하는지 알았지만....

내가 다닌 절은 옆 사람 기도에 방해될까봐 조용히 하는데

아마도 천태종은 정근을 주력으로 하는 듯 싶었다.

잠시 하려던 명상이 1시간 30분을 지나고 있었다.

부랴부랴 법당을 나와 발길을 돌린 것이 산 아래에 위치한 대원사다.

 

5분을 산 위로 걸어 올라가니 표지판이 나온다.

참선 기도도량이라는 말이 마음에 확 와 닿았다.

 

 

대원사 일주문이 보이는데 사실 길 옆으로 세워져 있다.

현재의 길이 나기 전에는 계곡을 가로질러 다닌 듯 싶다.

 

 

일주문 뒤 숲에는 밤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아직도 밤꽃 향이 진하게 전해져 오는 느낌이다.

 

 

때 이른 더위마냥 붉게 타올라 더욱 덥게 느껴지기도 하련만

오히려 마음을 환하게 밝혀 주는 듯하다.

 

 

산 한자락 베고 앉아 단정히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질항아리가

작지만 짜임새 있는 절의 맛을 느끼게 해 준다.

 

 

오르다 보면 처음 맞이하는 부처님이다.

보통은 따로 모셔진 부처님은 미륵부처님인데 형상이 이상해 물어보니

예전에 조성을 할 때 잘 몰라서

석가모니부처님을 모신 듯 하다는 설명이다.

형상만 다를 뿐이지 결국은 한 부처님인 것을.....()()()

황룡 청룡으로 불문을 세운 것이 이채롭다.

 

 

매월 음력 초하루(오전 11시) 초하루신중기도법회를

매월 음력 보름(오전 11시) 보름 지장기도 법회를

매주 일요일(오전 11시) 일요가족 법회를 한다.

그리고 현수막에 걸린 것처럼 주지스님이신 무애스님이 직접

참선수행 지도및 참선수행을 위한 선문촬요(禪門撮要) 강의를 한다.

또 불교입문 기초교리는 물론 천수경, 반야심경, 초발심자경문, 금강경 등

불경의 주옥같은 내용을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쉽도록 직접 강의를 하신다.

혹 주지스님이 바빠도 빠지지 않고

아산법사님이라도 강의를 하고 있으니

절에 오래 다녔는데도 불구하고

마음을 닦는 공부보다는 기복(起福)에 치우쳐 다니고

그러다 보니 아는게 없다는 여느 절의 신도보다는

규모는 작아도 내 마음을 닦을 수 있는 도량에서

공부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절 옆으로 계곡이 있어 더운 여름 한철 나기도 수월해 보인다.

어제는 기도가 잘 돼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앉아 있다 왔다.

한 3시간 30분은 한 자세로 있었나 보다.

올 한해도 열심히 닦아 한 소식 전하는 불자가 되시라 발원해 본다.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_()()()_

'삶 그리고 이야기 > 여행스케치'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창선운사  (0) 2014.11.28
정읍 내장산 단풍과 내장사  (0) 2014.11.27
초파일 등산  (0) 2013.05.23
나옹선사  (0) 2012.12.31
함허선사  (0) 2012.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