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욕조 물 빠질 땐 왜 소용돌이 치나
욕조나 싱크대, 배수구에서 물이 빠질 때에는
어느 한쪽 방향으로 소용돌이치며 빠진다.
유심히 살핀 사람은
소용돌이의 방향이 늘 일정하다는 사실을 눈치 챘을 것이다.
소용돌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지구 북반구에서는 '시계 반대방향',
호주나 뉴질랜드 같은 남반구에서는 '시계방향'으로 생긴다.
이것은 지구의 자전으로 인한 전향력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를 처음 발견한 프랑스 과학자의 이름을 따서
'코리올리 힘'이 라 부른다.
코리올리 힘은 북반구에서는 진행방향의 오른쪽,
남반구에서는 그 반대쪽으로 작용한다.
크기는 적도에서 가장 강하고, 극에서 0이 된다.
태풍이나 대포의 탄도 등은 코리올리 힘이 잘 반영되는 사례다.
적도 근방에서 발생해 북상하는 태풍의 진로는 오른쪽,
즉 동쪽으로 휘게 된다.
태풍의 중심에서 일어나는 소용돌이 또한 이 힘 때문에
시계 반대방향으로 일어난다.
대포를 적도부근에서 북쪽을 향해 발사할 경우 탄도는 동쪽으로 휘고,
북극에서 남쪽을 향해 발사할 경우에는 서쪽으로 휜다.
문제는 이처럼 지구적 범위에서 일어나는 현상이
욕조의 물 같이 미세한 운동에서도 생길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많은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외부에서 전혀 힘을 가하지 않는 조용한 상태의 물은
태풍과 동일한 방향으로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빠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지구의 자전이 욕조의 물에 가하는 힘은 대단히 미약하기 때문에,
이 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물을
오랫동안 고요한 정지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처음 물을 채울 때 반대방향으로 채웠다면,
그 영향은 상상 이상으로 오래 간다.
과학자들은 이 오차를 극소화하기 위해 물을 채운 뒤 최소한 하루,
길게는 일주일 이상 기다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