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사는이야기

눈과 풍년

敎當 2011. 10. 17. 12:58

♣ 눈 많이 내리면 왜 다음해엔 풍년?

 

예로부터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면 이듬해 풍년이 든다고 한다.

과연 근거가 있는 말일까?

 

눈과 농작물 사이에는 상상하는 이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단순히 겨울 가뭄을 덜어주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는다.

눈은 물에 비해 매우 듬성듬성한 구조로 돼있다.

눈의 결정체들 사이사이에 공기가 들어차 있다.

이 공기층은 단열재 구실을 한다.

 

두꺼운 옷을 하나 입는 것보다

얇은 옷 여러 개를 껴입는 편이 따뜻한 이유는

옷 사이의 공기층이 열의 이동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치로,

눈은 마치 이불처럼 땅을 덮어줘 땅속의 온도 저하를 막아준다.

 

눈에는 또 공중에서 흡수한 질소화합물이 많이 들어있다.

같은 부피의 물보다 5배쯤 되는 질소를 함유하고 있다.

이 질소화합물은 땅에 녹아 들어가 비료역할을 한다.

돈 안들이고 질소비료를 주는 셈이다.

 

눈이 갖고 있는 또다른 중요한 역할은 구충(驅蟲)작용이다.

눈은 이불처럼 땅을 따뜻하게 덮어주지만, 땅만 덕을 보는 게 아니다.

땅속에 살고 있는 온갖 해충들도 눈 덕분에 혹한을 무사히 넘길 수 있다.

하지만 눈이 녹을 때가 되면 상황이 반전된다.

 

고체가 녹아 액체가 될 때, 또 액체가 증발해서 기체가 될 때에는

주위에서 그에 필요한 열을 빼앗아간다.

눈이 녹아 증발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땅의 열을 빼앗아 온도를 급격히 떨어뜨린다.

땅 밑에 살고 있던 해충들이 이때 한꺼번에 얼어 죽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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