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화엄신장

화엄신장(17)

敎當 2010. 7. 20. 10:39

 

(17) 주방신(主方神)

 

주방신은 방향을 수호하는 신이다.

방위는 근원적으로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공간의식의 한 형태이다.

인간은 자기가 처하여 있는 공간에 대하여 분별할 수 있는 자각을 가지고 있다.

모든 대상이 그러하듯 경험 속에서 인간은 자기방향을 설정한다.

그런데 이 방위의 역사는 직립원인(直立遠人)과 때를 같이 한다고 주장하는 자도 있다.

인간의 수직적인 모습은 앞(前)을 고정하고 그 반대쪽은 뒤(後)라 하였으며

그의 왼쪽과 오른쪽으로 좌우(左右)가 결정하였다.

그렇게 하다 보니 그의 중심이 중앙이 되고

위와 아래는 상하(上下)라는 개념으로 부르게 되었다.

이것이 전.후, 좌.우, 상.하 및 중심이 생기게 된 동기이다.

이렇게 놓고 보면 공간이란 방위가 임의의 중심에서부터 주위의 공간을 두루 살피면서

그 공간자체를 일정한 방향으로 분할하고 구분하여 얻어진 공간인식의 한 형태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방위는 일반적인 산악 공간지각과는 달리

그 넓고 좁은 것과 관계없이 상징적인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나 요즈음은 과학이 발달 되면서 그의 범주가 매우 넓어졌다.

말하자면 지구의 자력(磁力)에 의하여 결정되는 자연과학적 범위

곧 기하학적 공간과 연결되어 비록 그것이 실용성 가치는 없다 할지라도

사람들은 그 방위 속에서 존재흔적 의미를 부여한다든지

공간적 질서를 형성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자기를 중심으로 한 세계관을 설정하며

자기가 서있는 제 1 중앙지를 신성시하는 우주적 개념을 갖게 되었다.

 

예를 들면 가옥, 마을, 도시가 그렇듯이

우리의 눈, 귀, 코, 혀, 몸을 놓고도 중심부의 코를 비조(鼻祖)라 부르며

거기에 갖가지 의미를 붙여 설명한다.

심지어 신체내부의 간장, 심장, 비장, 폐장, 신장까지도 5방에 나누어 설명한다.

이슬람의 전통은 카아바신전이 있는 곳이 중앙이기 때문에

모든 방향은 북쪽을 향해 설정하고 있으며

유대, 그리스도교에서는 동방을 정면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이슬람인들의 묘지는 북쪽을 향하고 있는데

유대, 그리스도교인들의 무덤은 동방을 향하고 있는 것이 통례이다.

동방은 태양의 행운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 때문이다.

인도의 힌두인 들은 만다라의 도상(圖像)을 따라 중앙이 으뜸이고

불교는 아미타불이 계신 서방을 많이 향한다.

그러나 불교는 공간개념을 동서남북 4방에 4 우 상하 시방을 본위로 하고 있다.

도가에서는 북두칠성을 중심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죽은 시체도 북두남면(北斗南面)하고

유교의 개념은 상천제(上天帝)가 5방제신을 거느리고

단 그들 방식은 각각 풍신을 거느려 의사를 전달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회남자의 5방사상은 동, 남, 중, 서, 북과 목, 화, 토, 금, 수로 구분되고

소리로 말하면 각, 치, 궁, 상, 우(角, 緻, 宮, 商, 羽)가 되고

파악되는 형상은 규, 형, 승, 구, 권이 되며

상징되는 통설은 창용(蒼龍), 주조(朱鳥), 황룡(黃龍), 백호(白虎), 현무(玄武) 순이며

여기에 각각 신격을 붙이면 태백(太昊), 염제(炎帝), 황제(黃帝), 소호(少昊), 전욱(顚頊)이 된다.

한나라 위상(魏尙)은

동방신 태호(太昊)는 진(震)을 타고 규(規)를 잡아 봄(春)을 맡았고,

남방신 염제(炎帝)는 이(離)를 타고 형(衡)을 잡아 여름(夏)을 주관한다 하였으며

서방신의 신 소호(小昊)는 태(兌)와 거( )를 타고 권을 잡아 겨울을 맡고

중앙신 황제(黃帝)는 곤간(坤艮)을 타고 승(繩)을 잡아 흙(土)을 맡았다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역사 중 방위철학의 기본은 역(易)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말하자면 하도(河圖), 낙서(落書)에 근거한 복희팔괘방위도(伏羲八罫方位圖)와

문왕팔괘방위도(文王八罫方位圖)가 그것인데

먼저 것은 선천방위, 뒤에 것은 후천방위라 부른다.

이들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고 다만 해석상의 차이 뿐인데

이들은 형이상학적 기초로서 대대법(對待法)과 배합법(配合法), 수상론(數象論)을

적용함으로서 동양철학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말하자면 태극(太極) 양의(兩儀)로부터 4상(四象), 팔괘(八罫)가 형성되는데

전방위를 24등분하여 일양서생처(一陽서生處)인 정방위로 자방(子方)으로 하고

여기서부터 왼쪽으로 계(癸), 축(丑), 인(寅), 갑(甲), 묘(卯), 을(乙), 진(辰), 손(巽),

사(巳), 병(丙), 오(午), 정(丁), 미(未) 곤(坤), 신(申), 경(경), 신(辛), 술(戌), 해(亥),

임(壬)방을 거쳐 다시 자방(子方)으로 돌아오는 24 방위로 공간을 분할하고 있다.

그래서 이 속에는 음양, 5행, 8괘, 10간(干), 12지(支)가 모두 들어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태양의 움직임을 따라 시간과 계절이 방위와 대응관계에 놓여 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인의 사고방식은 무속적인 수직관에 의하여 조직되어 있다.

온갖 공간은 천상, 지하, 지상 3으로 나누고 언제나 지상이 중심이 된다.

무당은 중간에서 위,아래로 뚫어 왕래를 자유자재로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이 굿을 할 때는 청, 홍, 백, 흑, 황의 5방신장기를 꼽고

정화의 한 방편으로 4방에 정화수를 뿌린다.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

쥐, 소, 호랑이, 토끼, 용, 뱀, 말, 양, 원숭이, 닭, 개, 돼지가 그것이다.

대개 이들은 왕릉이나 탑의 12방을 수호하는 신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또 수평적 공간분할로서 6방(동, 서, 남, 북, 상, 하)을 치기도 하는데

상량문을 쓸 때나 마을 장승을 세울 때 응용한다.

남자 대장군은 오른편에 세우고 천상천하축귀대장군(天上天下逐鬼大將軍)이라 하고

여자대장군은 서쪽에 세우고 동서남북축귀대장군(東西南北逐鬼大將軍)이라 부른다.

한국에서 일반적인 방위신으로는 바라신인 영등신을 들고 있고

이 신의 제장으로는 4방과 4진을 상징하고 5방과 5악을 상징하는 것이 지정되었다.

우리는 풍습 가운데 어머니가 애기를 낳으면

아기의 머리를 남향하면 어머니의 머리는 북을 향했고

또 낳은 날이 자오묘유일(子午卯酉日)일 경우에는 아기의 머리는 남향하고

진술축미일(辰戌丑未日)일 경우에는 동남향하며

인신사해일(寅申巳亥日)일 경우에는 서방으로 향하게 하여야 길하다고 하는데

이것은 4방 직조(織造)의 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관혼상제에 있어서 방위는 처음 관(冠)을 쓰고는 반드시 남쪽을 향해서 앉고

3가(加)가 끝나고 초(醮)에 이르면 서(西)로 하여 다시 남향한다.

빈(賓)도 관전에 유하고 다시 오른쪽으로 나아가 남향하여 손을 취하고

관자 앞으로 가서 북향하며 축사를 한다.

그러면 관자는 재배하고 자리에 올라 남향하여 잔을 받는다.

빈이 자리에 가서 동향하여 답례하면 관자는 남향하여 재배한다.

혼례의 대례 때도

일반적인 정위(正位)는 동남서여(東南西女) 혹은 서동부서(서東婦西)한다.

그렇지 않는 경우에는 서북부남(서北婦南)한다.

 

상례(喪禮)의 경우 시체의 머리는 남쪽으로 둔다.

전(奠)은 시체의 동쪽에 두고 신주를 서당에 모실 때는

증조고비의 위패는 북쪽에서 남향하고

죽은 사람의 위패는 동쪽에서 서쪽을 향하도록 배열한다.

신랑의 위치는 정침(正寢)의 동쪽으로 하되 신랑의 향배(向背)는 향배를 남북으로 한다.

신위는 북쪽에서 남향하고 고서비동(考西비東)한다.

풍수사상은 산, 물 방위의 3 이 어울려 한 당(當)을 생성하는 방위는

일종의 좌향논(坐向論)에 해당한다.

이것이 조화, 균형, 성장을 이루면 명당이다.

이것은 자연 과학적인 자체운행에 의한 기하학적 방위인 절대방향과

지형상 시계(視界)가 열리는 방향 구심적인 방향, 대립적인 방향,

하늘을 향하는 향천적인 방향을 종합적으로 본다.

풍수가 그것을 볼 때는

천, 지, 인 3반(盤)이 기록된 나경(羅經)이나 패철(佩鐵)을 가지고 본다.

거기에는 64효(爻) 60갑자(甲子), 28숙(宿)을 배열하여

천도수(天度數)를 거기 배당시킴으로서 복잡한 분도(分度)를 마련한다.

특히 풍속에 있어서 혈(穴)은 현무(뒤), 주작(앞), 청룡(왼쪽), 백호(오른쪽)를 보되

혈 자체는 언제나 남면(南面) 하는 것으로 보았다.

 

민속신앙에서는 옛날에 정월 초하룻날 남동풍이 불면 가을장마가 오고

곤방풍(坤方風)이 불면 풍년이 되며 동풍이 불면 흉년이 든다고 점쳤다.

동지에 서풍이 불면 가을장마가 오고 곤방풍이 불면 여름가뭄이 든다고 믿었다.

치성을 드리는 경우에도 집이나 나무 밑을 가려 자리를 정하고

심지어 춤을 추는데도 방향이 적용되었으니

양주별산대(楊洲別山臺) 가운데 스님이 사방춤이 그것이다.

또 스님들이 불공을 드릴 때 요령을 흔드는 것이나

무당들이 굿을 하면서 방울을 흔드는 것은 곧 4방 8방을 통달하여

전우주적인 생명체를 탄생함으로서 그 목적을 달성시키고자 하기 때문에

그 이름 가운데는 팔등령동구(八燈鈴銅具)가 형성되기도 한 것이다.

 

한국인의 방향감각은 도교의 영향이 가장 크다.

도교에서는 북두를 제 1로 치기 때문에

[남두로 인간의 생명을 맡고 북두는 죽음도 맡고 있다고 생각했고,

동쪽은 락토(樂土)라 유월 유두날 동쪽에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으면 오래 산다 하였다.

따라서 여인이 동쪽을 향해 변을 보는 것은 금기시 하였고

동쪽에 뻗은 나뭇가지를 꺽어 귀신을 쫓으면 잘 나간다 하였다.

위와 같이 방향은 인간인식의 한 형태이면서도 그 상징적 의미가 사뭇 다양하여

하나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기본 축으로서 기능을 다하고 있다.

단 이것은 현대 물리학과 수학이 증명하면서 더욱 뚜렷한 한 우주과학으로 발전하였으나

그것이 거기에 꼭 맞는 것은 아니면서도 그것을 초월한 가운데 우리는 생활 질서를 규제하고 있다.

불교에 있어서도 6 바라밀 10 바라밀이 매우 심증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데

이것은 어찌 보면 자연적인 민속신앙의 한 관념에서 연유된 기호인지도 모르겠다.

 

화엄경에서는 10 행가운데 제 8 난득행(難得行)으로 방향신을 들었다

그리고 또 거기 10 바라밀을 상징하는 열분의 방신이 나온다.

 

1. [변재일체주방신(변在一切主方神)]은 제 1 단바라밀로서

    널리 몸을 나투어 중생을 구호하는 구호력해탈문을 얻고

 

2. [보현광명주방신(普賢光明主方神)]은 제 2 계바라밀로서

    일체중생의 업을 가리는 신통업해탈문을 얻고

 

3. [광행장엄주방신(光行莊嚴主方神)]은 제 3 인욕바라밀로서

    지혜의 빛을 놓아 어두움을 파하고 즐거움을 내는 희락광명해탈문을 얻고

 

4. [주행불애주방신(主行不碍主方神)]은 제 4 정진바라밀로서

    온갖 곳에 두루 나타나되 반드시 그 결과로 있는 보현일체처부당노해탈문을 얻고

 

5. [영단미혹주방신(永斷迷惑主方神)]은 제 5 선바라밀로서

    무수한 명호를 나타내어 공덕을 발생하는 발생공덕해탈문을 얻고

 

6. [변유정공주방신(邊遊淨空主方神)]은 제 6 반야라밀로서

    항상 묘한 음성을 내어 듣는 자로 하여금 환희케 하는 환희해탈문을 얻고

 

7. [운당대음주방신(雲撞大音主方神)]은 제 7 방편바라밀로서

    용이 비를 널리 내리듯 갖가지 방편으로 중생을 즐겁게 하는 보우중생환희해탈문을 얻었고

 

8. [계목무난주방신(계目無難主方神)]은 제 8 원바라밀로서

    모든 중생의 업이 차별이 없음을 나타내어 자재한 힘을 얻게 하는 무차별자재력 해탈문을 얻었으며

 

9. [보관세업주방신(普觀世業主方神)]은 제 9 력바라밀로서

    모든 곳의 중생들의 갖가지 업을 관장하는 일체취생궁종종업해탈문을 얻고

 

10. [주변유람주방신(周邊遊覽主方神)]은 제 10 지혜바라밀로서

    하는 일이 모두 끝까지 이르러 모든 중생을 기쁨에 이르게 하는 일체중생환희해탈문을 얻었다.

 

이 중 제 1 변주일체주방신이

부처님의 신력을 입고 다른 모든 주방신 들을 대표하여 다음과 같이 찬송하였다.

 

여래께서 자재하게 세간에 출현 갖가지 중생들을 교화하시되

법문을 널리 보여 깨달아 들어 위없는 큰 지혜를 이루게 하네.

신통이 한량없기 중생과 같아 좋아함을 따라 형상 보이니

보는 이 모든 고통 여의게 됨은 보현 광명 주방신 해탈이로다.

부처님이 캄캄한 중생바다에 법의 횃불 큰 광명 나타내거든

그 광명 널리 비쳐 모두 보나니 광행장엄주방신 해탈이니라.

세간이 가지각색 음성 갖추니 보행하는 법수레를 누가 모르랴

중생마다 듣고는 번뇌가 소멸 주행불애주방신이 알았고.

온 세간에 수없이 많은 이름들 부처 이름 저와 같이 출현하시어

중생들의 어리석음 여의게 하니 영한 미혹 주방 신이 가는 곳

어떤 중생 부처님 앞에 나아가 여래의 미묘하신 음성 들으면

마음에 환희하지 않는 이 없어 변유정 주방신 이 법 알았고

부처님이 찰나찰나 그 가운데서 그지없는 큰 법비를 두루 내리어

중생들의 번뇌를 소멸하나니 운당대음주방신이 알았고

세간이 가지가지 업의 바다들 부처님이 차별 없이 열어 보이사

중생들의 업과 번뇌 제해 주시니 계목무란주방신이 깨닫고

온갖 것 아는 지혜 그지없으나 모든 종류 중생들의 갖가지 마음

여래께서 살펴보고 밝게 아나니 보관세업 주방신이 알았고

부처님이 지난 옛적 행을 닦으사 한량없는 바라밀다 원만하였고

큰 자비로 중생들께 이익 주시니 주변 유람 주방신의 해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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