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리고 이야기/사는이야기

뉴욕 밤거리에 솟아오르는 김

敎當 2011. 8. 23. 09:04

뉴욕 밤거리가 나오는 할리우드 영화에

거의 빠짐없이 등장하는 화면이 있다.

맨홀에서 뜨거운 김이 솟아오르는 장면이다.

특히 공포영화나 갱 영화, 음울한 미래 SF영화에는

단골로 나와 관객을 긴장시키는게 이 이상한 뉴욕 밤거리다.

 

맨홀에서 나오는 김의 정체는 도시 지하를 흐르는 난방용 스팀이다.

뉴욕시의 전기, 천연가스, 스팀은 100년 넘게

'콘 에디슨' (Consolidated Edison)이라는 회사가 대부분 공급하고 있다.

자산 150억 달러의 이 회사는

뉴욕시 전역의 전기, 맨하탄과 브롱스 지역 의 천연가스,

맨하탄의 스팀 서비스를 거의 전담하고 있다.

이래서 뉴욕의 가장 번화한 맨하탄 지역의 땅 밑에는

콘 에디슨이 배설한 스팀 파이프가 이리 저리 얽혀있다.

줄잡아 맨하탄의 2000 개 대형 빌딩과 사업장이

이 스팀을 공급받아 난방을 해결한다.

그런데 파이프가 오래되다 보니

곳곳에서 균열이 생겨 스팀이 새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파이프에서 누출된 스팀들은 지하에서 빠져나갈 구멍을 찾아

이리 저리 헤매이다 결국 맨홀을 통해 지상으로 분출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파이프 균열 정도가 심해

스팀이 너무 자욱하게 새나오는 바람에

지상의 자동차들이 통행에 지장을 받기도 한다.

콘 에디슨은 이런 때에는 맨홀에 기다란 원통을 세워

김을 공중으로 뽑아내기도 한다.

 

물론 맨하탄 거리의 맨홀에서 나오는 김이

전부 콘 에디슨의 스팀 파이프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다.

도로 지하 공간에는 때로 과도한 습기가 들어차는 수가 있다.

수도관에 금이가 물이 새거나 비가 많이 내릴 때, 하수관이 터졌을 때 등이다.

이 습기들이 뜨거운 스팀 파이프의 열을 받으면 수증기로 변하고,

역시 맨홀을 통해 맨하탄 거리 위로 솟아오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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