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약용 식품과 풀

주목나무(2)

敎當 2010. 7. 30. 15:50

〈성지(盛志)〉라는 옛 문헌에는

‘주목은 향기가 좋아 관을 만드는 데 쓰며 값이 무척 비싸다.

마를 때 쪼개지는 성질이 있으나 땅에 들어가면 도로 아물어 붙어서 굳기가 돌 같다’고 적혀 있다.

<동집(東輯)>이라는 책에도

‘탄력이 좋고 빛깔이 고우며 돌처럼 단단하고 결이 치밀해 재목으로 으뜸’이라고 써 놓았다.

주목의 목재는 절에서 부처나 염주를 만드는 데나 최고급의 가구재로 귀하게 썼다.

문갑, 필청갑, 바둑판, 지팡이, 얼레빗을 만들고,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활을 만들었다.

일본에서는 신사(神社) 안에 모신 신상이 들고 있는 홀(笏)을 주목으로 만든다.

이 나무의 심재에서 붉은 색 물감을 뽑아내기도 한다.

민간에서는 주목의 붉은 빛이 악귀를 쫓는 효력이 있는 것으로 믿어

벽사의 의미로 그릇이나 부적, 지팡이를 만들었다.

특히 주목지팡이는 가볍고 튼튼하고 휘지 않아 좋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지팡이의 붉은 빛이 귀신을 쫓아내고 무병장수하게 해 주는 힘이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우리 선조들은 주목 지팡이를 선물하는 것을 노인들한테 가장 큰 효도의 하나로 여겼다.

 

이 나무를 약으로는 그다지 널리 쓰지는 않은 듯하다.

아마 흔하지도 않았거니와 독이 있기 때문일 것으로 생각된다.

옛 의학책 어디에도 주목을 약으로 썼다는 기록은 없다.

다만 민간에서 기생충을 없애기 위해서 열매를 한 번에 열 개쯤을 먹고,

줄기와 잎을 가을에 따서 그늘에서 말려

신장염, 부종, 월경불순, 암, 당뇨병, 신경통, 기침 등에 써왔다고 한다.

약으로 쓸 때에는 말린 약재 3∼8g을 200ml쯤의 물로 오래 달여서 먹거나 잎을 생즙을 내어 먹는다.

독성이 있으므로 체질이 민감한 사람은 상당히 주의해야 한다.

 

귀신을 쫓는 나무

주목에 들어 있는 항암성분은 미국 국립암연구소에서 찾아냈다.

1958년부터 1980년까지 35,000종의 식물에 대해

항암작용을 조사하던 중에 발견했다고 한다.

주목에서 추출해낸 항암제 택솔은 미국에서 이미 독성 실험을 마치고

많은 환자들에게 투여해 암치료 효과를 인정 받고 있다.

 

미국 암 국립 연구소에 따르면

유방암·난소암에 효과가 크고

달리 손을 써 볼 수 없는 폐암 환자에게 투여 했더니 30%쯤 증상이 호전 되었고

다른 부위로 전이된 폐암 환자도 48%가 종양의 크기가 줄어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택솔이 항암제로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택솔은 혈압을 내리고 심장의 운동을 느리게 하는 작용이 있는 알칼로이드의 한 종류다.

많은 양을 먹으면 심장마비와 위장염을 일으키는 독성이 있다.

이 독성을 없애는 것이 하나의 큰 과제다.

또 다른 문제는 택솔의 원료인 주목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택솔은 미국 태평양 연안에서 자라는 주목에서 추출하는데,

그 주목의 껍질에 0.01%밖에 들어있지 않아

환자 한 사람한테 필요한 양인 2g을 얻기 위해서는 서른 그루의 주목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나무는 생장이 몹시 느려서 지름 7cm가 되는데 백 년이 걸린다.

 

그러나 북한의 과학백과사전출판사에서 펴낸

<약초의 성분과 이용>이라는 책에 적힌 주목의 성분분석을 보면,

잎에 플라보노이드, 알칼로이드, 쿠마린이 들어 있고,

6월에 채취한 잎에는 택솔이 0.22% 들어있다고 했다.

이는 미국에서 자라는 주목보다 22배나 많은 양이다.

이밖에 탁시닌, 계피산, 플라보노이드인, 스치아도퍼티신, 쿠에르체틴,

0.14%의 납 모양 물질, 42mg%의 치아노겐 배당체가 들어 있고,

목재에는 탁수신과 비슷한 화합물이 들어 있다고 적었다.

 

날달걀이 주목의 독성 없앤다

역시 북한에서 펴낸 <동의학사전>에는

‘약리실험에서 기침멎이작용, 진통작용 등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여러 가지 원인으로 오는 기침, 신경통을 비롯한 동통성 질환에 쓴다.

하호흡 흥분작용을 나타낸다.

민간에서 잎은 통경약, 이뇨약, 당뇨병 약으로 쓰며,

목질부는 미친개한테 물린 데, 위장병 등에 쓴다’고 적었다.

 

민간에서 갖가지 암을 완치한 사례가 몇 차례 입증된,

주목으로 암을 치료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백 년 넘게 자란 주목 줄기를 잘라 대패로 얇게 깎아내 그늘에서 말린다.

주목은 백 년이 넘게 자란 것이라야 약성이 제대로 나는데 오래 묵은 것일수록 약성이 높다.

주목 300g에 물 한말을 붓고 달걀 유정란 15개를 함께 넣어

물이 3되가 될 때까지 달여서 약재와 달걀을 건져내어 땅속에 파묻어 버린다.

남은 물을 한 되가 될 때까지 달여서 두고 하루 세 번씩 밥 먹기 전에 마시는데,

한 되를 15등분으로 나누어 마신다.

즉 이 약물 한 되가 닷새 동안 먹을 분량이다.

먹는 동안에 몸에 두드러기가 생길 수 있으나 다른 부작용은 없다.

 

주목을 달일 때 날달걀을 넣는 이유는 달걀이 주목의 독성을 모두 빨아들이기 때문이다.

달걀은 나쁜 냄새와 독을 빨아들이는 작용이 있다.

여우고기는 노린내가 몹시 나서 도저히 먹을 수 없는데,

날달걀을 몇 개 넣어 삶으면 나쁜 냄새를 모두 빨아들여 냄새가 전혀 나지 않게 된다고 한다.

나중에 그 달걀을 건져내어 땅속에 파묻는 것이 안전하다.

먹으면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목이 예전에는 요즘보다 훨씬 더 흔했다.

높고 깊은 산에 숲을 이루어 자라고 있었으나 목재로 가치가 뛰어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엄청난 숫자가 도벌당해 없어졌다.

소백산 꼭대기 부근의 주목군락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고 나서도

한참 후인 1981년에도 500년 넘게 묵은 아름드리 주목 수백 그루가

무참하게 잘려 나가는 것을 보았다.

우리나라의 주목은 앞으로 어쩌면

최고의 난치병인 암을 퇴치하는 세계적인 보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바둑판 같은 것은 다른 나무로 만들도록 하고,

우리의 보물인 주목을 잘 지키고 크게 번식시켜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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