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도인과 선사

무여 스님

敎當 2015. 1. 13. 12:09

1940년 경북 김천에서 태어난 스님은 세속 나이 26살 때 공() 사상에 매료돼 출가를 결심해

오대산 상원사에서 희섭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스님은 동화사, 송광사, 해인사, 망월사, 칠불사 등 전국 선원에서 30여년 동안 수선안거 했으며

칠불사와 망월사 선원장, 조계종 기초선원운영위원장을 역임했다.

행자시절부터 이뭐꼬화두를 참구한 스님은 수행자의 기본 덕목으로 발심과 신심과 계행청정을 꼽는다.

스님은 언제나 불자들에게 인생의 진정한 행복은 수행에서 느낄 수 있다

그 경험을 꼭 체험해 보기를 당부했다.

 

축서사 선원장 무여 스님은 재가불자들에게 쉬면 곧 깨닫는다는 주제로 법문했다.

 스님은 재가불자들에게 수행을 통해 얻는 기쁨이 곧 우리가 추구하는 진정한 행복이라며

마음을 철저히 비우고 철저히 쉬라고 강조했다.

 

천재적인 문장가이자 크게 깨침을 얻으신 소동파라는 분은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부처의 설법인데

저 푸른 산이 어찌 법신부처의 몸이 아니랴(溪聲便是長廣舌 山色豈非淸淨身)라고 했습니다.

어제까지는 시끄럽고 듣기 싫은 물소리인데 깨치고 나니까 부처님 말씀처럼 들리며

부처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오묘한 자연의 모습이 바로 부처라는 입니다.

 

만고에 유유히 흐르는 한강물도 부처님의 법을 설하고 있으며

여러분이 사랑하는 가족과 오손도손하게 살고 있는 집이 진정한 불국토(佛國土)라는 것입니다.

이 법계(法界)의 모든 것이 바로 부처요, 부처님의 법문이고 달마대사가 서쪽으로 온 뜻입니다.

그것은 물을 마신 사람만이 물의 도움을 알듯이 깨달은 사람만이 오직 느낄 뿐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이 세계가 깨달은 사람의 공상에서는 오직 극락세계요, 바로 정토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깨치지 못한 중생들에게는 괴로움과 고통의 세계, 암흑의 세계 일 뿐입니다.

 

흔히 미망중생 미혹중생이라고 말합니다.

마음이 어둡고 탁한 중생이라는 뜻인데 그렇기 때문에 중생은 한치 앞을 내다보기가 어려워

늘 불안하고 괴롭고 못 살겠다, 죽겠다며 헐떡거리는 것이 중생계의 삶입니다.

그러나 그런 중생도 누구나 다 불성은 갖고 있습니다.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는 자질이 있다는 것입니다.

 

열반경일체중생 개유불성(一切衆生 皆有佛性)이라는 말이 있는데

여기서 중생이라 함은 사람뿐 아니라 개, , 돼지부터 저 땅속에 있는 미물까지

일체의 중생이 다 불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법화경에는 일체중생(一切衆生) 개성불도(皆成佛道) 했습니다.

곧 그런 일체의 중생이 모두 다 성불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옛날에 무주거상이라는 분이 말씀하시길

도는 몸으로 토해하는 것이 아니며 법은 몸으로 깨달아 증득(證得)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오직 한가하게 아무것도 기억하지도 말고 생각하지만 않는다면

하루 24시간 도() 아닌 것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본래 다 갖추어져 있다는 것으로 그대로 원만해서 무구무정(無垢無淨)이라고 합니다.

닦는 것도 아니고 증득하는 것도 아닌 것입니다.

 

승천대사께서 쓰신 신심명(信心銘) 첫 대목에

지도무난(至道無難)이요, 유혐간택(唯嫌揀擇)이니

단막증애(但莫憎愛)하면 통연명백(洞然明白)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음이요, 오직 간택함을 꺼릴 뿐이니

미워하고 사랑하지만 않으면 통연히 명백하리라.

 

지극한 도()란 곧 무상대도(無上大道)를 말합니다.

이 무상대도는 전혀 어려운 것이 없으므로 오직 간택(揀擇)하지 말라는 말입니다.

간택이란 취하고 버리는 것을 말함인데

참으로 불법을 바로 알고, 바로 깨치려면 간택하는 마음부터 먼저 버리라는 것입니다.

즉 망상 피우지 말라는 뜻으로 이것은 좋고 저것은 싫다,

이 사람은 사랑하고 저 사람은 싫어하는 그런 분별심(分別心) 그 마음만 갖지 말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도

 티끌만큼도 사랑하고 분별하는 마음을 갖지 마라. 사유하는 마음을 갖지 말라 하셨습니다.

 

선종사찰에 들어가다가 보면 일주문에

입차문래 막존지혜(入此門來 莫存智慧)는 글을 써 붙인 것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 문안에 들어오는 사람은 지혜를 갖지 말라!

즉 알음알이를 갖지 말라는 것입니다.

즉 분별심, 망상을 피우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만큼 망상을 두려워했습니다.

그래서 이 공부는 아는 것을 몽땅 버리고 철저히 비워야 하는 공부입니다.

 

부처님 말씀에 쉬면 곧 깨닫는다했습니다.

쉬면 바로 깨닫는다!

그래서 쉬고 쉬고 또 쉬고 쉬었어요.

쉬고 있다는 생각까지도 쉬라고 했습니다. 

옛날에 무업대달(無業大達)이라는 선사는 젊은 스님들이

스님, 법문 좀 해주십시오.” 하면

, 이놈들아 법문, 법문하지 말고 망상이나 피우지 마라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즉 법문도 망상이라는 이야기인데 부처자리에서 보면 그것도 없어야 될 망상이라는 것입니다.

일체 망상이 다 사라진 그 상태가 진정한 법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망상만 없어지면 바로 부처경계(佛境界)인 것입니다.

 

그 마음을 쉬게 하고 고요하게 하는 방법이 바로 수행입니다.

염불이나 참선이나 주력, 이 세 가지 중에 한 가지는 꼭 하시기 바랍니다.

극락까지는 못가시더라도 선정, 염불 삼매에는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마음이 아주 고요하고 맑아서 묘한 법력(法力)을 느끼는 정도는 꼭 체험하십시오.

무심경지에 들어가면 아주 무심한 일체 번뇌망상이 전혀 없는

아주 고요하고 고요한 그런 경지가 바로 부처님의 경지입니다.

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공부가 아닙니다.

반드시 해야 하고 꼭 해야 되는 공부가 바로 이 공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잠깐해서는 어렵습니다.

늘 꾸준하게 관심을 갖고 하려고 노력하고 노력하다보면 참으로 될 날이 있습니다.

 

불교에 대한 학문적인 지식을 많이 갖춘 사람이라고 해도 수행은 꼭 해야 합니다.

팔만사천법문도 수행에 비하면 안내서에 지나지 않습니다.

깨치려면 반드시 수행을 해야 합니다.

수행 속에서 극락을 맛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 그 행복을 꼭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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