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배 절수행
지난 글을 보니 발에 통증이 시작되었다고 글을 쓴지도 벌써 3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수련을 했지만 이 발의 통증은 기운적으로 봤을때는 좋아졌지만
통증의 관점으로 봤을때는 오히려 더 심해졌는데요.
마치 얼음이 있으면 그 주변까지 냉기로 인해 차가워지듯이 발의 막힌 냉기가 풀리면서
오히려 종아리까지 어떤 때는 허리까지 냉기가 퍼져 통증이 올라왔습니다.
벌써 3년 동안 이러다 보니 자신감도 떨어지고 내가 과연 이 난국을 타개 할 수 있을지 걱정도 되었죠.
하루는 자는 중에 몸이 마비가 되는 것처럼 느껴져 비몽사몽간에 몸을 움직이다 잠이 깼는데
허리를 지나 갈비뼈 있는몸통까지 마비가 되어오는 통에 자다 놀란적도 있습니다.
다행인 것은 그 이후로는 이런 적이 없다는 것이죠.
예전의 발의 통증은 기운이 부분부분 막히면서 부분적으로 통증이 있었다면
지금은 그 막힌 기운이 풀리면서 확 퍼져 발 전체에 통증이 있는데요
특히 발목은 마치 뼈가 부스러질 듯한 통증이, 발가락은 면도칼로 저미는 듯한 통증이 오기도 하고
때론 무릎 아래 이곳저곳을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갑자기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니 길을 걷다가도 이런 통증이 오면 다리가 갑자기 꺽이기도 해서.....쓰러지지 않은 것이 다행이죠...ㅎㅎㅎ
이전에 기수련을 할때는 막힌 기운이 뚫린 곳은 다시 막히는 법이 없었는데
이 다리부분은 뚫렸다가 막히고 다시 뚫렸다가 막히기를 반복하니 이러다 잘 못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아닌 걱정(?)을 사서 하고 있습니다.
진도도 잘 나가지 않으니(물론 조금씩 전진은 하고 있죠) 자신감도 떨어지고 걱정도 되고...
특단의 조치가 필요 했습니다.
나는 20세 즈음에 왼쪽 발목관절에 물이차서 병원에 가서 주사기로 물을 뺀 적이 있고
23세에서 24세 되는 겨울에 왼쪽 무릎에 물이차서 관절염으로 고생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25세 겨울에 왼쪽 고관절에 문제가 생겨서 잘 걷지 못하는 상황도 있었고요
나중에 안 일이지만 오른쪽 기운이 막혀서 왼쪽으로 병증이 집중되었던 것이죠.
그러다가 나이 48세에 불교와 인연이 되어 절에 다니면서도 이런 이유로 인해 절은 잘 하지 않았습니다.
아주 기본적인 절 이외에는 하지않다가 어느날 큰스님이 절 500배 하라는 말에 처음 큰맘먹고 하게 되었는데요
450배 넘어가면 몸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말에 별 마음두지 않고 시작한 절은
진짜 400배가 넘어가면서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업장이 소멸되면서 그런듯 합니다.
나도 모르게 500배 하려던 절은 거의 550배가 다 되어서야 멈추게 되었죠.
그 이후로는 절은 사찰에 다니면서 아주 기본적인 절만 했을뿐 따로 한적은 없습니다.
집에서 매일 하는 독경이나 정근을 할 때도 절 없이 그냥 했으니까요.
이 특단의 조치라는 것은 발이 아프니 108배 절수행을 해 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가만 있어도 끊어질듯이 아픈데 절이라니....마음은 먹었지만 사실 처음에는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무척 추운 5~6시간의 겨울 산행도 아무런 경계없이 시작 할 수 있는데
이 절수행은 하고싶지 않다는 마음이 정말 강하게 일어났습니다(그만큼 통증이...ㅠㅠㅠ)
아침에 일어나 1시간에서 1시간 30분동안 독경을 시작으로 시작되는 하루는 (지금은 횟수를 좀 줄이기는 했지만)
어찌되었건 일주일에 보통 3~4번 산행을 하고 한번에 기본이 4시간에서 5시간 정도 걷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면 저녁에 108배를 하는 것이죠.
이렇게 시작된 108배는 작년 11월쯤 부터 시작되었는데요.
매일 하루도 안 빼먹고 지금까지 잘 해오고 있습니다.
처음 108배를 시작 했을대는 발목이 깨질듯이 아팠는데요
물론 발가락도 통증이 장난이 아니었고요
일어나는데 몸이 좌우로 앞뒤로 흔들 거립니다.....ㅎㅎㅎ
처음 108배를 할 때는 한 18분 정도 걸리더라고요
지금은 12분 정도 걸립니다.
될 수 있으면 속도보다 정확하게 하려고 집중하고 있습니다.
절을 하면 가장 자극을 받는 곳이 <위장>입니다.
위라는 곳은 모든 장기와 연결되어 있어서 신체 장기중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산행을 하면서 어느정도 건강이 회복되었다 싶어 복근을 좀 강화하려고 복근 강화하는 기구를 샀습니다.
그런데 이 기구로 운동을 하다보니 너무 위장에 자극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바로 풍기(風氣)가 올라왔죠.
풍이오는 증상은 위(명치부분)이 꽉 막힌듯이 답답합니다.
그러면서 몸살이 난듯한 증상이 같이 오는데요
이러면 즉시 청심환이라도 먹고 바로 병원에 가야 합니다.
나는 명치 부분이 꽉 막힌듯한 증상만 왔는데 이 고비를 못 넘기면 응급실이라도 가야 할듯 했습니다.
다행히 기수련으로 고비를 넘겼는데 나중에 따로 몸살이 난 듯한 증상이 왔고요
이때도 잘 넘겨서 지금은 그런 증상은 더 이상 오지 않습니다.
외국에 살고 있는 누나가 얼마 전에 이런 증상이 왔는데 다행히(?) 토하면서 고비를 넘겼고요
지금은 회복 중에 있는데 통화를 해 보니 아직 머리로는 기운이 많이 막혀 있어서
무리하게 운동하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아무튼 막힌증상 이후로 바로 복근운동은 그만두었는데 그래서 생각한 것이 절수행이었습니다.
이 절수행도 역시 위장에 자극을 주지만 복근운동의 1/10도 안되게 저자극이라서 아주 좋은 수행법입니다.
산행을 하고 나서 이후 절수행을 하다보니 시간이 불규칙한 상황이라 언제 해야 할지 모르겠고
통증에 힘들어서 하기 싫은 마음이 너무 강하게 일어나 자꾸 시간을 미루게 되었는데요
그래서 이런 갈등을 없애려고 아예 시간을 딱 정해두고 하게 되었습니다.
8시 20분에 무조건 절 수행을 하는 시간으로 정하니 일단 하고싶던, 하고 싶지 않던
갈등이 없어져서 그 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몸이 반응을 합니다.
지금은 처음 한 15배 정도까지만 좀 뻑뻑한 느낌이 있고 나머지는 큰 문제 없이 잘 하고 있습니다.
특히 휘청거리는 것도 없어지고 발목이나 발가락의 통증도 훨씬 줄어들었습니다.
우리는 다치면 재활치료라는 것을 합니다.
아픈부위(기운이 막힌 곳이죠)를 강제로 살살 다루면서 움직여 기운을 소통시켜 주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약하게 했다가 점점 강도를 높여가는 것이죠.
하지만 어깨가 아픈데 다리를 재활치료의 대상으로 하지는 않습니다.
산행을 하다보면 아직도 뒤로 걷는 사람들을 봅니다.
무릎이 아픈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안쓰는 근육이 있는 뒤로 걸으면 무릎통증을 방지한다는 것인데요
전 개인적으로 이렇게 뒤로 걷는 것은 아주 않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무릎에 문제가 있으면 무릎근육을 강화시켜 줘야죠.
무릎이 아픈 사람은 기존에 걷던 속도가 아니라 처음 재활치료 하듯이 아주 천천히 걸어야합니다.
하지만 사람은 습관이 있어서 천천히 걷지 못하고 예전 속도대로 걷기를 반복합니다.
이러니 당연히 무릎에 더 큰 손실이 오는 것이라서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죠.
무조건 천천히 걸으면 됩니다.
하지만 말이쉽지 기존 습관을 버리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됩니다.
천천히 걷던 사람이 빨리 걷는 것이 힘들듯이 빨리 걷던 사람이 천천히 걷는 것도 엄청 힘듭니다.
예전에 건강해지려면 코로 숨을 들여마시고 뱉는 호흡을 해 보라고 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것을 못하고 도중에 포기하고 맙니다.
왜냐하면 기존에 걷던 속도대로 걸으니 호흡이 가빠져서 코로 호흡 할 수가 없게(입으로 숨쉬죠...ㅎㅎㅎ)됩니다.
기존의 습관을 버리지 못하니 받아들일 수가 없게 되는 것입니다.
부처님이 배로 강을 건넜으면 그 배를 부수라고 했다합니다.
그 당시에는 배로 강을 건너는 것이 맞지만 어느날 다시 그 강에 도착해서 강을 건너려면
그때 상황에 따라 강을 건너는 방법을 달라질 수도 있는데 예전에 배로 강을 건넜다고
무조건 또 배만 찾으면 안된다는 뜻입니다.
시대나 상황이 변하면 다리로 강을 건너거나 배로 혹은 땟목을 타고 건너고 어쩌면 수영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절 수행하는 시간이 정해지니까 할까 말까 하는 갈등이 없어졌습니다.
108배 처음 시작을 할때는 언제 108배를 마칠까 하는 생각에 아득히 먼 108이라는 숫자에 힘들었는데요
지금은 이런 숫자에서 나를 놓고 그냥 하다보면 언젠가 끝이 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하다보니
숫자의 중압감에서도 벗어 났습니다.
사실 이것은 산행을 할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 산행을 나설때 언제 돌아오지 하는 마음을 가지면 그 산행길이 너무 멀고 힘들기만 합니다.
그 산행 과정에 있는 자연을 즐기면서 와야지 하면은 이 거리감의 무게는 사라집니다.
몇달 안되었지만 108배의 효과를 엄청 보고 있습니다.
새해가 밝은지도 벌써 2월 중순이 되었지만
여러분도 무언가 하나 잡고 시작을 해서 성취해 가는 보람을 느끼시기 발원드립니다.
성불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