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조단경 설법 헉헉거리며 성철스님의 뒤를 따라 백련암에 올라오면서도 설법의 음성은 귓속을 떠나지 않았다. 큰스님의 법문은 육조(六祖) , 즉 달마대사로부터 시작된 선종(禪宗) 의 법통을 이은 여섯번째 조사(祖師) 인 혜능(慧能.638-713) 의 가르침에 관한 것이었다. 흔히 '육조 혜능' 이라 부르는데, .. 경전/성철스님 2017.06.15
2017년 6월10일 토요산행 중국발 황사로 인해 언제 푸른 하늘을 봤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 하다. 이젠 우리나라가 황사 아니면 미세먼지로 인해 뿌연 도심의 모습이 일상이 되고 말았다. 맑은 하늘을 보는 날이 이제는 특별한 날이 된 듯 싶어 씁쓸하다. 하지만 이날은 날이 너무 좋아서 기대반 설렘반 두근거리는.. 경전/나의 수행일지 2017.06.13
현충일 산행 비가 온다고 하더니 날씨가 심상치 않다. 잔뜩 흐린 날씨에 우의라도 챙겨야 하나 하는 마음에 베낭을 꾸렸다가 오후에 내린다는 비를 피해 잠시 마실 간다는 생각으로 홀몸으로 길을 나섰다. 예전에는 5시간 산행을 해도 물병조차 가지고 가지 않은 경우도 허다했는데 2~3시간 산행을 계.. 경전/나의 수행일지 2017.06.08
사투리 설법 도시를 떠나 산에 살게되면서 내심 걱정이 많았었다. 뱀에 물리지 않을까, 큰 짐승이 나타나지 않을까, 옻나무가 많은데 옻물 오르지 않을까…등등. 모든 것이 걱정거리였다. 그런데 오솔길을 가다가 한눈 파는 사이 기어이 뱀에 물리고 만 것이다. 허벅지 위를 허리줄로 묶고 산아래 약국.. 경전/성철스님 2017.06.05
연등 없는 백련암 공양주로 밥 지으랴, 나무 울력 나가랴, 철철이 농사지으랴...... 짬짬이 예불하고 참선을 한다고 하지만 몸이 피곤하다보니 공부가 쉽지 않았다. 아침 먹고 울력, 점심 먹고 울력, 저녁 예불을 마치고 비로소 좌복(좌선할 때 깔고 앉는 큰 방석) 위에 앉으면 몸이 천근만근이다. 산사(山寺) .. 경전/성철스님 2017.06.02
가장 긴 꾸중 어설픈 행자시절, 성철스님의 꾸중엔 은근한 사랑과 관심이 담겨 있었기에 누구보다 많은 꾸중을 들으면서도 그럭저럭 지낼 수 있었다. 내가 스님으로부터 가장 큰 꾸중을 들은 것은 행자가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지금은 백련암에도 전기가 들어오고 기름보일러 시설이 갖춰져 .. 경전/성철스님 2017.05.31
큰 스님 환갑날 행자생활에서 가장 답답했던 점은 말상대가 없다는 것이다. 행자가 공경해야할 스님들에게 이야기를 먼저 할 수 없고, 스님들도 행자라는 존재에 관심이 없는 듯 아예 말을 걸어오지 않았다. 그렇지만 처음 절 생활을 하는 입장에선 온갖 것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나마 내 입장에서.. 경전/성철스님 2017.05.29
이사후 달라진 것들 이사를 한다고 산행을 한 주 건너 뛰었었다. 막상 이사는 끝났지만 정리를 하다 보니 할 일이 구겨 넣은 옷처럼 자꾸 나온다...ㅎㅎㅎ 그래도 이번 주에는 부랴부랴 못 다한 정리를 대충 하고 산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시간은 12시가 다 되어 있었다. 한 주를 건너 뛰어서인지 땀이 엄.. 경전/나의 수행일지 2017.05.29
행자생활 적응 '채찍' "니 지금 뭐하노. " 성철스님의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저녁밥을 짓기 위해 할 줄 모르는 조리질을 하느라 샘가에서 끙끙거리고 있을 때였다. 반가운 마음에 불평겸 하소연을 했다. "원주스님이 갑자기 불러내더니만, 오늘 저녁부터 공양주 노릇 하라고 해서 지금 조리질 하고 있심더. .. 경전/성철스님 2017.05.26
"중노릇 쉬운것 아이다" "내일이 동지 보름이라, 이왕 하는 김에 좋은 날 삭발하지요. " 우여곡절 끝에 2만1천배를 마치자 원주스님이 삭발 날짜를 잡았다. 백련암에서는 성철스님의 뜻에 따라 삭발과 관련된 모든 의식을 없앴다. 대야에 물을 떠놓고 원주스님이 직접 가위 들고 긴 머리카락을 대강 자른 다음 바.. 경전/성철스님 2017.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