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나의 수행일지

한사통(寒邪痛) 같은 통증

敎當 2016. 12. 27. 10:51

저번 목요일 오후부터 갑자기 배가 한기(寒氣)가 들면서 아프기 시작을 했다.

요즘 유행한다는 독감으로 인한 것이 아니고 몸의 기운이 약해지면서

사람들의 병 기운을 이기지 못해서 추위를 느끼기 시작을 했다.

이런 경우에는 옷을 아무리 두껍게 입어도 별다른 소용이 없다.

무조건 사람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쉬는 것이 최선인데 직장생활을 하니 쉬운 일이 아니다.

배가 어느 정도 아프냐하면 설사를 하기 직전에 아랫배가 아픈 경험은 누구나 다 있을 것이다.

그 통증의 10배 아니 100배 정도 아픈데 설사는 아랫배가 아픈 반면에

지금은 윗배가 아픈 것이 다르고 극심한 냉기로 인한 통증도 동반을 하는 것이다.

 

처음 기를 배우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사통이 있는 도반을 치료 해 준 적이 있었다.

물론 내가 자의적으로 한 것이 아니고 큰스님이 해 보라고 해서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했었다.

배에 손을 대고 기운을 밀었더니 처음에는 견딜만 했지만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내 기운이 병 기운을 제압하지 못해서 내 몸 안으로 한기가 스멀스멀 기어 들어오고 있었다.

한번 시작하면 죽기 살기로 하는 성격이라 중간에 손을 떼었어야 했는데 그냥 밀고 나갔다.

한참을 하고 나니 더 이상 극심한 통증은 들어오지 않았고 환자의 몸도 호전이 되었다.

하지만 난 하산을 하고 나서도 한 동안 이 한사통의 기운을 빼 내느라 고생을 했다.

 

()이 온다는 것이 얼마나 몸을 혹사시켜야 오는 것인지 지금 뼈저리게 느낀다.

자기가 자기 몸에게 한 짓을 잘 알지 못하는 것이 우리네 삶이다.

특히 젊었을 때는 회복이 빨라 무절제한 생활을 하고도 별 의식을 하지 못한다.

그런데 사실 이 회복이라는 것이 완전하게 예전의 상태로 돌아간 것이냐 하면 그렇지 않다.

원래 상태로의 회귀가 아니고 몸이 생활하는데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만 소통이 되고

그 나머지는 몸이 적응을 하는 것이라는 것을 수련을 하면서 알게되었다.

즉 우리는 몸이 통증에 적응을 하는 것인데 원래대로 회복이 되었다고 속고 있는 것이다.

이 한사통도 역시 마찬가지였는지 몰라도 증세가 아주 유사하게 통증이 왔다.

몸이 쑤시며 통증이 왔고 한기(마치 에어콘 바람을 맞는 듯한)로 인해 어찌 할 바를 몰랐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오전에는 견딜 만 했다가 오후에 들어서면서 통증이 왔다는 것이다.

 

퇴근시간을 기다렸다가 바로 집으로 향한 나는 보일러를 강하게 틀고 기운을 돌렸다.

그래도 올 한 해 쉬면서 많은 수련을 한 덕분에 사람이 없는 곳에 있으면

어지간한 병은 제압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는 것이 큰 소득이었다.

수련을 하는데 금방 피로가 밀려오면서 평소 12시까지 하던 수련을 11시에 마치고 잠을 청했다.

아침이 되니 몸은 아주 가벼워졌는데 아침 수련을 마치고 사무실로 출근을 하려고 하자

사무실에서 맞을 기운 들이 엄습을 하면서 한기가 또 강하게 밀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금요일은 전날 병기운을 맞아 본 덕분(?)인지 그럭저럭 견딜만한 상태가 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퇴근시간이 가까워 오자 역시 한기로 인해 힘이 들었다.

퇴근 하자마자 집으로 향한 나는 역시 보일러는 강하게 틀어 놓고 수련을 했다.

사실 보일러를 강하게 틀었다는 것이 보일러 온도를 50정도에 맞춰 놓았다는 것이다.

 

토요일은 영하 6라고 하더니 제법 날씨가 쌀쌀하였다.

이런 저런 일을 하다 보니 조금 게으름을 피웠고 송파로 내려갔다 올라오지 말고

그냥 남한산성만 한 바퀴 돌을까(요건 약 4시간 코스) 하는 생각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는데 막상 산행을 시작하자

몸이 기억을 하면서 수어장대로 올라갔다가 자동으로 마천동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푯말삼거리로 해서 서문으로 올라왔다.

그냥 평상시 하던 대로 5시간 산행코스를 하고 있었다...ㅎㅎㅎ

이 날 처음 산행을 할 때는 왼손이 차가웠고 오른손은 따뜻했는데 금새 기운이 바뀌었다가

짧은 시간에 양 손이 따뜻해지면서 열심히 수련 한 보람을 느끼게 해 주었다.

 

하지만 배가 아팠던 기운은 약해 졌을 뿐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산행을 하면서 코로 숨울 둘고 나게 하니 배가 아픈 기운도 약해지면서 가끔 통증의 자리가 느껴질 뿐

그런대로 많이 회복이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요일 아침에는 배가 아픈 기운이 거의 사라졌고 이처럼 뭔가 힘에 부치는 기운을 이겨내면 확실하게 몸의 변화가 오는데

과거 특정부위가 꽉 막혀있었다면 지금은 그런 압박은 사라지고 이젠 몸 전체에 쌓여있던 기운이

비 오면 유리창에 붙은 먼지가 흘러내리듯이 이곳저곳에서 흘러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난방 잘 되는 방안에 앉아 기수련을 하면 따뜻했던 손과 발이 얼음장처럼 차가워진다.

허벅지로 발목으로 때론 등 뒤로 냉기가 녹아 얼음물 흐르듯이 흘러내린다.

비온 뒤에 땅이 굳고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이런 것은 이제 더 이상 고통이 아니다. 

장시간 앉아 있으면 보통 다리 그 중에서도 발목이 아플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하지만 그건 처음 수련을 했을 때 얘기고 그 고비를 넘기면

막힌 기운이 있는 부위가 신경이 되 살아나면서 그 곳에 통증이 온다는 사실이다.

 

기운이 막힌다는 것은 냉기가 막고 있다는 것이고 냉기가 막고 있으면 그 부위가 얼어서

마치 동상에 걸리면 감각이 없어지는 것처럼 신경전달 물질이 정체가 되면서

아주 일부만 소통이 되어 몸은 움직이지만 감각은 확연하게 둔해지는 것이다.

흔히 우리가 몸이 풀린다는 말을 많이 한다.

몸이 풀리면 가벼워지듯이 기운이 소통이 되면 너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한사통 기운이 물러가면서 아직까지 다 소통이 된 것은 아니지만

전처럼 꽉 틀어막고 있던 기운은 이제 많이 소통이 되었다.

 

사람이 많은 전철 안에서는 웬만해서는 병 기운을 느끼지 못했는데 지금은 막 느껴진다.

이 기()라는 것은 내가 감당 할 수 있는 만큼만 느끼게 해 준다.

물론 기 뿐만이 아니라 세상사는 일이 전부 감당 할 수 있는 만큼만 고통을 준다는 사실이다.

?.....사람을 한 단계 성숙시키기 위함이라고 믿고 있고 믿고 싶다.

그러니 고통이 감당하기 힘든 것이 아니라 나를 성숙시키는 즐거운 일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세상을 바라보니 괴로움은 없고 밝은 세상만 있는 듯이 생각되어 고민이 없다...^^

 

올 한 해는 지방산행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데 그 결과가 있는 것 같아 즐겁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막힌 기운은 내년이면 다 소통을 시킬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 본다.

내년은 불의 기운을 가진 붉은 닭의 해 정유(丁酉)년이다.

얼마 남지않은 병신(丙申)년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닭 벼슬처럼 최고의 위치에 올라서는 정유(丁酉)년 새 해가 되시기를 발원 드려봅니다.....()()()

 

'경전 > 나의 수행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흡법  (0) 2017.02.10
수련의 결실이...^^  (0) 2017.01.03
기온(氣溫)과 체온(體溫)  (0) 2016.12.19
지금도 기수련은 열심히 합니다...^^  (0) 2016.12.14
귀신(鬼神)  (0) 2016.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