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나의 수행일지

기온(氣溫)과 체온(體溫)

敎當 2016. 12. 19. 13:53

기온이라고 하면 보통 지면에서 1.5m 정도에서 잰 대기의 온도라고 정의되어 있는데

오늘 하고 싶은 얘기는 기()의 온도(溫度)에 관한 애기를 해 보고자 한다.

기의 온도를 크게 나누면 온기와 냉기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더운 기운과 찬 기운은 몸의 온도인 체온과는 확연하게 다른 것이다.

 

이번에도 역시 토요일 산행을 했다.

처음 집에서 출발을 했을 때는 양 손이 시려왔다.

집에서 걸어서 남한산성 입구가지는 한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30분이라는 시간은 본격적인 산행을 하기 이전에 내 몸을 예열 할 수 있는 준비시간이다.

날씨가 온화 한 날은 산성 입구에 도착하기 이전에 땀이 나기도 하는데

아무리 추운 날씨라고 해도 산성 입구에 도착을 하면 땀이 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번 토요일은 그래도 온화한 날씨라서 등산객들이 많이 눈에 띄였다.

두꺼운 파카 종류의 옷부터 가벼운 옷차림까지 각양각색의 복장으로 산행을 하고 있었다.

 

처음 출발을 했을 때는 양손이 시리던 것이 산성 입구에 도착을 해서 본격적인 산행을 하자

왼쪽 손은 냉기로 인해 엄청 시려왔는데 오른쪽 손은 온기로 열이 났다.

냉기가 어느 정도냐 하면 동상 걸리기 일보 직전인 것처럼 시리고 저리고 아파온다.

사람 몸의 냉기라는 것이 영하 몇 십도 되는 냉동 창고에서 알몸으로 앉아 있을 때 느낄법한

정도의 한기이거나 한 겨울에 에어콘 바람을 쐬는 듯 한 정도라면 어느 정도인지 알 것이다.

또 사람의 열기라는 것이 피부조직을 익힐 정도라면 믿기 어려울 것이다.

사실 기운이라는 것이 보거나 느끼거나 하면 좋은데 이런 일들이 쉽지 않은 일이다.

나도 큰스님이 기라는 것을 직접 보여주지 않았다면 믿지 않았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지금의 나는 그처럼 기를 보여줄 수 있는 실력은 못 되니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하지만 보여주지 못하지만 같이 산행을 한다면 기운의 변화를 만져서 느끼게 해 줄 수는 있다.

 

몸은 하나인데 이처럼 양손이 온도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기의 흐름에 따라 냉기가 흐르는 곳은 차갑고 온기가 흐르는 곳은 뜨거울 것이다.

이처럼 냉기가 흐르고 온기가 흐르는 것을 직접 몸으로는 느낄 수 있다.

산행을 시작한 처음에는 왼쪽 손이 차가웠는데 어는 순간에 이번에는 반대로

오른손이 차갑고 왼손이 뜨거워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이처럼 짧은 시간에

왼손 오른손이 기의 흐름에 따라 급변하는 것은 전에는 없었던 일이었다.

남문에 도착 할 때 까지는 왼손이 차갑다가 이후 오른손이 차가웠는데

정확하게 몸을 반으로 나눠 오른쪽은 냉기로 마비(전혀 쓸 수 없는 정도는 아니었지만)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현재 집중적으로 뚫는 곳이 오른쪽 막힌 기운이며

따라서 이 오른쪽이 냉기가 많이 흐른다는 사실과 그로 인해서 손이 대체로 차갑다는 사실이다.

 

산행을 한번 시작하면 보통 4~6시간 연이어서 한다.

물론 도중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쉬지 않고 산행을 하는데 처음 기운이 약했을 때는

이 시간 동안 온기라고는 느낄 수가 없어 손이 얼음처럼 차가웠었다.

산행을 하는 도중에 아는 사람이라도 만나 반갑게 악수라도 하려면 미안 할 정도였다.

상대방은 이 사람이 무슨 병이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 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ㅎㅎㅎ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풍기운이 완전히 가신 것은 아니라서 병이 있는 것은 맞을 것이다

어찌되었건 장시간 산행을 해도 전혀 손이 따뜻해지지 않았는데 이 후 몸이 많이 호전되면서

남문에서 산성 유원지 입구로 하산을 하는 경우에 한해 손이 따뜻해지기도 했었다.

 

시간이 지나고 수련하는 성과가 나타나면서 몸의 냉기가 많이 빠졌다.

손이 냉기로 인해 차가워진 시간도 점차 줄면서 산행을 하는 도중에도 손이 따뜻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산을 오르면 손이 차가워지고 내리막길에서는 손이 따뜻해지는 것으로 보아

산을 오를 때 기운의 소통이 잘 되는 것으로 느껴졌다.

땀이 나는 시간과 그 양도 변화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한 겨울에도 금방 땀이 났지만

차츰 땀이 나는 시간이 늦어졌으며 땅의 양도 차이(적어졌다)가 났다.

그래서 지금은 일부러 옷을 여러 겹 입고 산행을 하고 있고 시간도 줌 늘리고 있다.

이 땀이라는 것도 몸속의 냉기가 산행을 하면서 나는 열기로 인해 난다고 생각 한다.

 

입으로 숨을 쉬면 잘 못 느끼는데 코로 숨을 쉬니 그 열기가 폐 깊숙이 침투되어

마치 여름에 날이 더운데 차가운 물을 컵에 담아놓으면 컵 표면에 물이 생기듯이

냉기로 인해 막힌 기운이 뜨거운 열기와 만나면서 땀으로 배출된다고 생각이 든다.

물론 이런 것들은 내 주관적인 생각이라 다소 사실이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영하 15의 한 겨울에도 땀이 비 오듯 나는 이유는 냉기와 온기가 만나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밖에 달리 설명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땀이 송글송글 이마에 맺힌 정도가 아니라 주르룩주르룩 흘러내리는 모습이란...ㅎㅎㅎ

그러다 보니 밖은 엄청 추운데 땀이 나면서 땀이 얼어 모자에 고드름처럼 매달린 사진을

어느 겨울에 산행을 하면서 찍어 올린 사진도 있었다.

한 겨울에 땀을 뻘뻘 흘리고 가는데 걸음은 빠른 것도 아니고 해서 처음 본 사람들은

저 사람이 몸 어딘가 큰 병이 있어서 기운이 허해서 이런 날씨에 땀을 흘린다 생각 할 것이다.

 

근래 산행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전에는 없었던 일인데 이처럼 오른손 왼손이 번갈아가며

차가웠다가 뜨거웠다가 한다는 점이다.

사실 손이 뜨거워지는 것을 의식하기 이전에 오른쪽 다리와 왼쪽 다리가 번갈아 가며 통증이 왔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오른쪽 엉덩이 부분을 강력한 집게로 꽉 움켜 쥔 듯이 느껴졌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왼쪽 엉덩이 부분에 통증이 느껴지고 오른쪽은 멀쩡했던 기억이 있었다.

그래서 기운이 혹시 홀수와 짝수에 따라 변화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토요 산행에서 기운이 양손으로 옮겨 다니는 이런 느낌이 들기는 처음이었다.

이처럼 외부 기온의 영향이 일정한데도 손의 체온이 각각 다르거나

손이 차가웠다가 갑자기 따뜻해졌다가 하는 급격한 변화는 기() 아니면 설명이 어렵다.

 

산행을 마치면 유원지 입구에 입는 찜질방에 들러 샤워를 하고 찜질을 한다.

전에도 말 했지만 불가마 안의 온도는 잘못하면 화상을 입을 정도니 체온을 한참 넘어서 있다.

그런데도 불가마 안에 앉아 있으면 들고 나는 사람의 기운을 읽을 수 있다.

허열(虛熱)이 많으면 뜨겁게 느껴지고 냉기가 많으면 차갑게 느껴진다.

불가마 온도보다 한참 낮은 온도인 체온은 느끼지 못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또 체온이 아무리 낮아도 불가마 안에서 차갑다고 느끼는 것도 당연히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정상보다 조금 낮고 조금 높은 체온을 느끼는 것이라면 어려울 것이지만

기운은 체온을 초월하는 것이라서 불가마 안에서도 냉기가 많고 적음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처음 불가마를 이용 했을 때는 건강이 안 좋은 사람은 측은지심에 얘기를 해 주었다.

하지만 본인이 병을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서의 조언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저거 뭐야!> <정신 나간 놈 아닌가?> 하는 오해가지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이런저런 눈치 보지 않고 소신껏 얘기를 해 주었지만

지금은 아예 입 밖에도 꺼내지 않고 조용히 앉아 있다가 나온다.

보이는 것도 어떤 경우에는 믿기 어려운데 안 보이는 기라는 것을 말한들...ㅎㅎㅎ

하지만 삶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보이는 것도 믿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지만

안 보이는 것을 믿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사실이다....이건 아이러니다...^^

그런데도 특정 사안에 관해 어떤 사람은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고 지나가거나

어떤 사람은 절대 믿지 못 하는건 둘째 치고 믿으려 하는 사람에게도 입에 거품을 물고 말린다.

지금은 잘 모르는 상황에 맞닥트리면 전자(前者)에 속하는 사람이지만

과거에는 호불호(好不好)가 분명했던 나는 후자(後者)에 속했었던 사람이었다.

 

직장생활에 복귀한 지금도 하루에 7시간을 정좌하고 앉아 기 수련을 한다.

말이 기 수련이지 독경도 하고 정근도 하고 염불도 하고....가지가지 한다...ㅎㅎㅎ

어떤 분들은 한번 앉으면 7시간 계속하느냐 궁금해 하시는 분도 있다.

가장 오래 앉아있던 시간이 6시간 20분 쯤 이었으니 하고자 마음만 먹으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오래 앉아 있는다고 해서 수련을 꼭 잘 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산 속에 들어가서 혼자 수련에만 정진을 한다면 하루종일은 못 앉아 있을까 만은

생활을 하면서 도를 닦는 나는 전화도 받고 밥도 먹고 때론 TV를 보기도 하고

사람을 만나기도 하는 까닭에 시간에 구애(拘礙)받지 않고 수련을 하는데 그 평균 시간이

대체적으로 7시간 정도 된다는 말이지 꼭 시간을 정 해 놓고 얽메여 하는 것은 아니다.

재미있는 것을 하고, 잘 하는 것을 하고 있으니 시간이 지루하지 않고 빨리 간다.

언젠가는 이 기라는 것을 눈으로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올지 모른다.

물론 안 온다면 그릇이 그것밖에 안 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꼭 뭘 이뤄야지 하는 것도 없고 또 바라고 하는 것은 더더욱 없다.

그냥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게으름 피우지 않고 할 뿐이다.

욕심이 없으니 잘 안 된다고 조급함도 없고 괴로움도 없지만 후학(後學)들을 위해서

()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은 있다.

하지만 이것도 안 된다면 어쩔 수 없는 것이고 혹시라도 도를 통해서

뭐라도 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면 산 속이 아닌 도시에서 회향(回向) 할 것이고

그도 저도 아니라면 산 속에 들어가 자연과 벗하며 유유자적하게 살고 싶은 소망이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지금도 행복하지만.....^^

 

가끔 기수련에 관한 문의를 하시는 분이 있는데 제 자신도 아직 막힌 기운을 다 소통하지 못했고

또 누구에게 뭔가를 알려 드릴 수 있는 실력이 안 됩니다.

남의 얘기 들어봐야 나에게 맞는 것이 아니면 무용지물입니다.

각자 열심히 수행하셔서 자기의 길을 잘 찾아 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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