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전/도인과 선사

2조-혜가(二祖 慧可)

敎當 2015. 10. 20. 14:15

달마의 제자 도부, 도육, 총지는 달마로부터 법을 전수 받으면서 그 진수는 알지 못하고,

가죽과 살과 뼈로 비유되는 언어와 문자에 얽매인 답을 한 것이다.

 

그러나 혜가는 법신을 보았기에 언어와 문자로써 표현할 수 없는 진수를 보여준 것이다.

이때부터 중국불교는 교외별전(敎外別傳)의 전통이 이어져 왔고,

육조 혜능에 이르기까지 가사를 법을 전하는 법신의 상징으로 전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혜가에게 <능가경>4권을 주어 중생을 교화하도록 했다.

한편 달마의 제자 담림(曇林)은 달마의 <입도사행>을 정리함으로써 중국 선종에 큰 업적을 남겼다.

 

낙양 땅에 신광(神光)이라는 승려가 있었다.

본래 성은 희(姬)씨인데,

그 모친이 기이한 광채가 방으로 비추는 바람에 회임(懷妊)하였다고 하여 이름을 신광(神光)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그는 어려서부터 영민하여 세간의 모든 지식을 통달하였고,

향산(香山) 보정(寶靜)선사로부터 계를 받아 출가했다.

노자(老子) 장자(莊子)나 주역(周易) 공자(孔子) 등의 가르침에 부족함을 느꼈고,

당시의 불교 역시 원융하지 못해 늘 탄식을 해왔다.

 

그러다가 달마에 대한 소식을 듣고,

소림사로 찾아가 그곳에 머물면서 조석으로 달마를 극진히 공양하였다.

그러나 달마는 여전히 벽만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신광은 이에 스스로

옛사람들은 도를 구하기 위해 뼈를 두드려 골수를 내고,

살을 찔러 피를 내어 주린 이를 구제하였다고 했는데,

나는 아직 옛사람들의 정성에 만분의 일도 미치지 못하지 않는가?’라고 탄식했다.

 

어느 날 신광이 달마가 면벽하고 있는 면벽동(面壁洞) 앞에 서서 가르침을 구하고 있는데,

밤에 큰 눈이 내려 새벽에는 무릎까지 눈이 쌓였는데도 여전히 자세를 변치 않고 계속 서 있었다 

마침내 달마가 입을 열었다.

 

그대는 오랫동안 눈 속에 서있으니, 무엇을 구하기 위함인가?”  

대사님의 자비로 감로의 법문을 열어 널리 중생을 구제하기를 원하나이다.”  

불법은 무상의 묘법이거늘, 네가 이처럼 미약한 수고로움으로 대법을 취할 생각이란 말이더냐?”

 

이 말을 들은 신광은 그 자리에서 예리한 칼로 자신의 왼팔을 잘라 대사 앞에 내려놓았다 

달마는 그가 법기임을 알고 혜가(慧可)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제 마음이 늘 불안하오니, 대사께서 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십시오.”  

그 불안한 마음을 가져오너라. 그러면 마음을 편하게 해주리라.”  

혜가는 오랫동안 생각하다가 말했다.

 

제 마음을 깊이 찾아보았으나,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미 내가 네 마음을 편안하게 하였느니라.”  

혜가는 이 말에 깨달음을 얻었다.

이로써 혜가(487~593)29조이며 중국 선종의 2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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